싹싹한 사위는 ‘이것도 맛있다. 저것도 맛있다’며 정말 잘 먹어 주었다.
새로 가족이 된 사위의 첫 생일을 치뤘다.
원래 생일은 다음 주 목요일인데 평일이기도 하고
내가 다음 주 정선으로 출장이 예정되어 있어 미리 했다.
사위 첫 번째 생일은 잘 챙겨줘야 한다기에 어떻게 챙겨줄까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평범한 방식인 ‘집밥 먹이기’로 결정했다.
워낙 살림을 대충대충 하는 편이라 손님맞이는 언제나 어렵다.
그래도 사위 첫 생일은 장모가 손수 해 줘야 할 것 같았다.
사위가 닭요리를 좋아한다기에 유튜브에서 검색한 '갈비치킨'을 만들어 봤다.
고기요리는 웬만하면 실패하는 법이 없어 그래도 중간은 했다.
소고기 스테이크도 굽고. 생선도 굽고, 샐러드와 잡채도 준비했다.
'전'은 직접 하지 않고 맛있다는 집에서 조금 공수해 왔다.
나물 몇 개 무치고, 생일상이니 미역국까지 끓여내니 이래저래 식탁이 풍성했다.
맛은 보장 못하지만 손수 했다는 게 중요하다.
싹싹한 사위는 ‘이것도 맛있다. 저것도 맛있다’며 정말 잘 먹어 주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이벤트로 작은 현수막을 준비할까?
케이크에 올려놓는 토퍼에 문구를 새겨 넣을까 고민만 하다가
어젯밤 미리캔버스로 생일 축하 카드를 만들어 커튼에 걸어 달았다.
오자마자 축하 플래카드를 보고 ‘이런 건 처음’이라며 신기해한다.
촌스럽지만 장모의 이벤트 기획은 나름 성공이다.
집에 가면서 내가 만든 작품을 가져가도 되냐며 떼어 가기까지 했다.
어찌나 이쁘던지~.
점심을 먹고 온 가족이 근처 프리미엄 아웃렛에 가서 사위 셔츠도 골랐다.
돈을 주면 편리하지만 가족이 소풍가듯 함께하는 시간도 나름 의미 있고 좋았다.
이렇게 우리 집 사위의 첫 생일 파티는 막을 내렸다.
정성과 사랑을 그득 담은 하루가 지났다.
올해는 손주도 태어나고, 백일잔치도 하고, 거기에 사위 생일까지 치르니
큰 일정은 거의 마무리되는 것 같다.
12월에 아버님 기일만 정성 들여 차리면 말이다.
산다는 게 뭔지 늘 행사의 연속이다.
특히 10월은 경조사의 연속이다. 이러다 금방 11월이 될 것 같다.
조금 전, 집에 도착한 사위에게서 달달한 카톡이 왔다.
‘생일상 너무 맛나게 먹고, 케이크도 마시듯이 흡입했습니다ㅎㅎㅎ.
행복한 생일날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셔츠도 행사 있을 때마다 잘 입을게요’라고.
우리 사위는 어찌나 말을 이쁘게 하는지 그거 하나만으로도 이쁘다.
부디 세 가족 알콩달콩 잘 살아주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내년 생일부터는 무조건 외식이다. 하하하.
#사위생일 #축하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