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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풍경

행주산성이 자꾸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by 따오기

휴일 풍경

휴일 느지막이 일어나 오후 늦게 바람이나 쐬러 밖으로 나왔다.

‘이번엔 파주로 가 볼까?’

우리는 어딘가로 나설 때 시흥이냐 아니냐가 가장 큰 갈림길이다.


늘 좋다는 카페를 지도에 즐겨찾기 해 두어 방향만 정해지면 갈 곳은 많다.

가다가 밀리면 안 가면 되고, 멀면 다른 곳을 선택하면 된다.


그래서일까?

행주대교를 지나는데 행주산성이 자꾸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파주보다 가깝고 한강을 바라보기에 딱 좋은 장소.

대신 행주산성 입구로 들어오니 국숫집 부근부터 차가 밀린다.


워낙 오래되고 유명한 집이라 아직도 행주산성으로 국수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우리도 몇 년 전 와서 맛있게 먹은 적이 있는데 그 맛까지는 기억이 안 난다. 시원했고 나쁘지 않았다 정도만 기억날 뿐이다.


사실 맛집 음식이 어마어마하게 맛있기는 힘들다. 나쁘지 않으면 저절로 먹어지면 맛있는 음식일지도 모른다. 내 지론은 늘 그렇다. 입에 쉽게 닿고, 입이나 내 몸에서 거부하지 않으면 좋달까?

그러나 맛나면 아무 말 안 하고 먹는데. 맛 없는 건 금방 안다. 나뿐이 아니라 다들 그러리라...


그나저나 지금 머문 카페가 원래 가기로 한 카페는 아닌데,

어쩌다 노선을 변경한 이곳이 참 좋다.

목적지란 게 꼭 정해져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

가다가 변경할 수도 있고, 우리가 머무는 곳이 목적지다.


오늘은 여기서 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이는 노트북으로 일을 하고

나는 태블릿으로 무언가를 끄적이며 휴일 저녁을 보낼 것 같다.


저 멀리로 간혹 비행기가 오가고, 철새도 떼 지어 춤을 춘다.

지금은 저녁 해가 잠시 구름에 갇혀 있다.

조만간 구름을 뚫고 해맑게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행주산성 #드라이브 #크렘브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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