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총떡 사랑

홍천 가서 총떡이나 사 먹고 오자

by 따오기

홍천을 가려다 못 갔다.

딱히 만나야 할 사람이 있는 건 아니고, 홍천중앙시장에서 파는 총떡을 먹으러 갈 생각이었다.

요즘 유난히 '홍천 가서 총떡 사 먹고 오자'는 그이의 성화에 이번엔 꼭 가리라 맘먹었는데,

떠나려 하니 연휴라 그런지 3시간 40분이나 걸린다고 나온다.

평소 속초에 갈 시간이 소요된다니?

네비를 보자마자 '총떡 안 먹고 말지'라고 둘 다 금방 포기를 한다.


사실 총떡이야 쿠팡이나 가끔 주문하는 단골집으로 주문하면 되지만 고향 언저리도 볼 겸

왁자한 시장 분위기도 느껴보고 싶어 드라이브 삼아 가 보고 싶다.

안 가기로 하고 근교로 운전대를 돌리고는 '수수부꾸미도 먹고 싶었는데...'라며 미련 그득 섞인 아쉬움을 토로한다.


경기도 사람이지만 고향이 경기도 끄트머리라 식문화나 생활양식이 거의 강원도와 비슷하다.

심지어 멀쩡한 경기도 놔두고 '경강도'니 '강기도'니 하며 고향을 마구 바꿔 부르려는 그이

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접경지역이라 그런 생각이 억지도 아니다.


친구 말에 의하면 총떡은 양평 시장에서도 팔지만 강원도에서 먹는 총떡이 제 맛이다.

남들은 메밀전병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메밀 전병보다 빛깔이 희고. 내용물이 실해 크기도 크다.

마치 김치소를 그득 넣고 위태롭게 을 부치는 형상이랄까? 어디선가는 만들어 놓은 모습이 총대같아 총떡이라고 부른다나?

그렇다고 메밀전병처럼 튀기듯 부치는 게 아니라, 굴리듯 가볍게 구워야 제맛이다.

어려서 엄마가 솥뚜껑 위에 김치와 무를 그득 넣고 푸짐하게 만들어 주셨다.

뭔 맛인지도 모르고 즐겨 먹던 총떡이 가끔 생각난다,

드는 생각이지만 음식엔 음식 그 자체의 맛보다 추억이나 사랑이 그득 담겨 맛난 가 보다.

같은 음식이어도 꼭 그곳. 그 집에서 먹는 이유가 그런 건 아닐까?


이번 연휴엔 못 가더라도, 다음 주라도 아침 일찍 일어나 홍천으로 달릴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그이와 나의 총떡 사랑도 유년의 기억을 잊지 못한 찐한 고향의 맛 때문일지도 모른다




(웹서핑 이미지~~^^)'다음에 가면 직접 찍어 와야지~~'



#홍천총떡 #홍총떡 #총떡 #메밀전병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