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만 있으면 떡부터 하는 엄마와 아기 데리고 할머니 찾아가는 큰 딸~
1. 무슨 일만 있으면 떡부터 하는 엄마!
손주의 첫 생일이다.
지난 주말 양가 가족, 친지를 모시고 돌잔치를 했는데
오늘이 진짜 생일이라 또 손자를 보러 간다.
백일이나 돌엔 외할머니가 수수팥떡을 해 준다고 하는데
빚을 시간도, 재주도 없어 떡값을 대신 지불했다.
지난 백일 떡도, 오늘 돌 떡도, 돌잔치 행사 때 답례떡도 다 내가 준비했다.
아무래도 나는 우리 엄마 딸이 맞나 보다.
울 엄마가 무슨 일만 있으면 그렇게 떡을 빚더니,
나도 무슨 일만 있으면 떡을 주문한다(산다).
떡은 살도 퐁퐁 찌는데 이렇게 자주 사니 걱정이다.
그저 예전부터 좋은 날 떡을 하고,
수수팥떡을 하면 액운을 물리쳐 주고 좋다니
나도 손자의 건강과 무탈을 빌면서 수수팥떡을 준비한다.
종교는 딱히 없지만 매번 알 수 없는 세상의 신들께 빌고 또 빈다.
오늘은 첫 돌이라 흰 실타래도 하나 샀다.
아침상에 안 올렸다길래 저녁에라도 걸어 주려고.
완전 옛날 할머니 맘이다.
엄마가 하는 걸 보고 자라 나도 은근히 구식이고 내 딸도 은근히 나를 닮았다.
그래서 피를 못 속이는 건지
집안 분위기란 게 그런 건지~~
아직 전철 안이다.
오늘 조금 일찍 나왔는데도 전철은 만원이다.
손주를 보러 가는 길이 바쁘다.
2. 어버이날이라고 아기 데리고 할머니 뵈러 가는 큰 딸!
지난 휴일에 어머님을 모시고 어버이날 행사를 미리 했다.
그때 사정상 함께하지 못한 결혼한 큰딸이 오늘 아기를 데리고 할머니를 뵈러 갔단다.
가족 톡방에 구순 할머니와 손주 딸, 그리고 돌배기 증손주가 찍은 사진이 올라온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할머니를 뵈러
아기를 데리고 택시를 타고 카네이션 꽃 한 송이 사들고 가다니~~
사진을 보는데 눈물이 핑 돈다.
이제 결혼해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어려서 자기를 키워준 할머니가 더 생각나는가 보다.
31년 전, 일하는 며느리를 둔 덕에 우리 어머님이 두 아이 다 키워주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다.
나도 요즘 손주를 잠시잠시 보며 어머니 생각을 종종 한다.
그렇게 키운 손녀딸이 어버이날이라고 아기 업고 찾아갔으니까 얼마나 대견했을까?
손주 딸 얼굴 보여주고, 증손주 재롱까지 보여 드렸으니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아기 키우느라 힘들어서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여기저기 챙기며, 할 일 다 하는 딸애가 정말 정말 고맙고 대견하다.
큰 애는 은근히 하는 짓이 고전적(^^)이다. 밉지 않은 구식이랄까?
그래서 좀 힘겨운 것도 많은 것 같지만 사람 사는 일이 세련되기만 할 순 없더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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