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듬도 즐거움도 마무리가 있어야 가치롭다.
첫 번째 브런치북을 만들어 29개의 글들을 채웠다.
매주 같은 날 빠지지 않고 올렸다는 것만으로 글의 완성도와는 무관하게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쓰다 보면 언젠가 꽤 괜찮은 글이 나올지도 모르고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나의 이야기에 반응하는 것은 참 즐거운 경험이었다.
일을 할 때도 퇴근이 있어야 능률이 오르듯이 이번 브런치북은 30회로 마무리 짓기로 결정하고 나니 정말 더디게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하루하루는 매우 쏜살같이 지나는 데 반해서 말이다.
전역을 기다리는 군인처럼 거꾸로 카운트해 가며 29화를 채우고 이제 마지막 글을 적어본다.
힘들었으나 즐거웠고 즐거웠으나 힘든 여정이었다.
가장 가까이 있는 것으로 쓰다 보니 텃밭에 관한 이야기가 되었는데 텃밭의 글을 쓰기 위해서 정말 농사꾼처럼 일을 하기도 했다. 하니 일을 해서 글을 쓴 것인지 글을 쓰려다 보니 텃밭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된 것인지는 아리송하다.
무튼 텃밭이야기를 쓴 브런치 덕분에 나는 올해 참 열심히 밭일에 참여했다.
다음 글은 편지 쓰기를 해 보려고 한다.
정말 너무나도 오랜만에 쓰는 것이라 이제 내 편지를 받아줄 실제 수신인이 그렇게 많이 남아있진 않지만 텃밭에 관한 글이 텃밭일을 더 하게 했듯이 편지를 쓰다 보면 내가 편지를 보낼 만한 사람이 늘지도 모른다고 기대해 본다.
읽었든 안 읽었든 버튼 누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같이 읽어준 모르는 분들께 안부를 전하며 '반대방향에 삽니다'는 마무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