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대한 자각
내가 무의식 중에 가지고 있던 말이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나 사건도 시간도 사람도 다 잊혔어도 그 한마디가 내 안에 아주 오래 가라앉아있었다는 걸 꿈에서 그 말을 뱉으면서 깨달았다.
"이럴 거면 왜 나를 낳았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가 나에게 저런 말을 하면 얼마나 마음이 상할지 알기에...
감히 현실에서 엄마에게 내뱉지 못하는 말.
그 말을 그렇게 새벽의 꿈에서 뱉어냈다.
꿈에서도 내 앞에는 엄마가 아닌 개그우먼이 있었는데..
그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울컥 생리가 나오는 느낌이 나서 꿈에서도 잠에서도 일어나 버렸다.
약간의 감정이 남는 꿈이었지만 역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더 급하고 내가 집중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을 더 파고들지 않고 부지런히 화장실로 향했다.
서늘한 새벽 기운이 느껴졌고 꿈에서의 기분은 금세 현실로 돌아왔다.
엄마가 어떤 이유로 혹은 이유가 없이 나를 낳았더라도 나는 태어나서 여러 이유를 가지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살아있어서 좋다.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사람도 만나고 내가 쓰고 싶은 글도 쓰고 소소하게 밭일도 하며 햇볕 쬐기 물멍 때리기 이유야 무궁무진하니 꼭 엄마에게 답을 묻지 않아도 되겠다.
나는 그렇게 살려고 태어난 것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