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갔던 남동생이 근처로 되돌아왔다.
동생이 올라온다.
갈 때도 그렇고 올 때도 그렇게 가볍게 온다. (간다 하고 갔고 온다 하고 온다)
동생이 온다는데 주변에서 앞으로 동생은 무슨 일 하고 사느냐고 묻는다.
차마 직접은 못 물어본 엄마도 혹시나 나에겐 이야기했으려나 싶어 그렇고 지인들도 그렇다. 내가 알 수가 있나? 내가 하란다고 할 나이도 아니고 가지 말란다고 안 가는 것도 아니고 자기네들이 알아서 오고 가고 할 일 하고 살 테니 묻지도 않고 걱정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못 보는 동안에는 잠잠하더니 올라오자마자 나를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태운다.
역시 친남매. 호적메이트의 귀환이다.
멀리 있는 데다 직업적으로 명절이 더 바빴으니 떨어져 있는 동안 오로지 엄마는 나와의 교류만 했다.
물론 성별의 다름도 한몫하겠지만 그렇게 딸과 다니던 엄마가 남동생이 올라온다 하자 나에게 한마디 하신다.
"네가 고기 좀 구워라"
아니 고기라는 게 구워라!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구워지는 시스템이 우리 집에 있었나?
추수로 주말이 너무도 바쁜 와중에 시간을 통으로 빼서 정리하고 준비하고 치우기까지 오롯이 내 몫인 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노동과 돈 쓰는 일을 엄마가 나에게 한마디로 던진다.
"고기 좀 구워라"
나가서 사 먹자고 서로서로 돈 내고. 아니면 엄마 집으로 아들을 부르던지.
아니 왜 우리 집으로 다 모여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전에야 우리 애들이 어리니 애들 편하게 먹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거였지만 이제는 아이들도 컸고 식당에서 알아서 서빙도 하고 고기도 구워 먹을 줄 안다.
사방에 널린 게 식당인데 다시 돌아온 동생네로 초대하는 것도 아니고 왜 우리 집으로???
나의 격한 반응에 엄마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가셨다.
내 마음만 찝찝해졌다.
그래도 이제는 하고 나서 몸까지 힘든 것보다 그냥 마음 힘든 것으로 끝내련다.
몸도 마음도 힘든 것보다는 하나라도 남기는 선택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