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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부자
by
블레스미
Nov 25. 2024
" welcome to 소비의 나라 "
마트나 상점에 가서
계산대에 줄을 서 있다 보면
자연스레 남의 카트를 스캔하게 된다.
다들 뭐 해 먹고사나~~
뭘 저렇게들 샀나~~
보고 나면 항상 드는 생각.
' 아니, 다들 돈이 어서 나??'
나는 돈을 쓰면
스트레스를 받는 타입이다.
한때,
통장정리를 하러 기다리는 순간이
제일 설레는 순간이었을 만큼
저금하는 걸 좋아한다.
큰돈이 있어서가 아니다.
십 원 단위가 차올라 백 원 단위가 바뀌고
천 원, 그러다 만 원까지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는 숫자를 보고 있으면
희망이 가득해지는 느낌이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지만
난 그 티끌 좋더라~
이렇게 몇 달을 지내면
얼마가 되겠네?!
그럼 또 얼마가 되고
또 또 얼마가 되고~~
수포자였던 내가
이 순간만큼은 암산의 달인이 된다.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냥,
스스로가 계획적인 사람으로 느껴져서
좋아하는 거 같다.
내가 나를
그리고 내가 처한 상황을
컨트롤하는 기분이어서
좋아하는 거 같다.
내가
흐트러지는 모습이 아닌 것 같아서
좋아하는 거 같다.
그냥 그런 거 같다.
이런 나에게
미국인들이 쇼핑하는 모습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오늘만 사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저거 다 어따 쓸 거래??
히야~~ 대단들 하다
아니 돈들이 어서 나지??
취미별로
온갖 종류의 샵들이 즐비하고
별의별 타이틀을 붙여서
세일은 일 년 내내 진행 중이다.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인도어, 아웃도어
말해 뭐 하니.
모든 게 개미지옥이고
돈을 썼지만
돈을 번 듯한 마법을 느낄 수 있는
환장의 소비 나라.
혼자 고군분투를 하고 있지만
딱 한 군데,
나를 무너뜨리는 곳이 있다.
Tjmax와 homegoods!
나의 방앗간!!
이곳을 싫어하는 사람은
지구에 없을 거라고 감히 말해 본다!
homegoods 은
이름 그대로
집이라는 공간에 있어야 할,
필요한 모든 것을 파는 곳.
Tjmax는
사람 몸에 걸치게 되는
모든 아이템들을 파는 곳.
두 군데 모두
유명 브랜드의 물품들을
저렴하게 취급하는 곳이라서
잘만 고르면 그리고 운 만 좋으면
대박을 경험할 수 있는
보물섬 같은 장소다.
섹션 별로
아이템별로 그득그득
오픈할 때 가지 않으면
계산 줄에 지쳐 쓰러지는 곳.
1시간은 기본 순삭 하는 곳.
살게 없어도
살게 있도록 만드는 곳.
남녀노소 호불호가 절대 없는 곳.
요즘 Homegoods 은
이제 곧 다가올
땡스기빙과 크리스마스를 대비한
물품들로 가득하다.
온 힘을 다해
정신을 붙들어 매 본다.
팔짱을 끼거나 뒷짐지기가
1단계 요령이다.
하.. 다 사고 싶다
특히나 주방용품 코너로 가면
이건 뭐..
누가 나 좀 이렇게 차려줬음...
놓을 데도 없고
어디다 뭘 놔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왜 이렇게 그냥 다 사고 싶은지..
와....
머릿속으로는 이미 세팅까지 완료.
하지만
필요한 지출이 아니라면
소비는 소비를 부른다는 걸 알기에,
사 가봤자 다 부질없다는 걸 알기에,
꼬아 놓은 팔짱이
쉽게 풀어지진 않았다.
오늘도 내가 이겼어
들었다 놨다를 백번쯤 했지만
정신 줄 꼭 잡고
승리하여 돌아온 나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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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쇼핑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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