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부자

by 블레스미


" welcome to 소비의 나라 "





마트나 상점에 가서

계산대에 줄을 서 있다 보면

자연스레 남의 카트를 스캔하게 된다.





다들 뭐 해 먹고사나~~

뭘 저렇게들 샀나~~





보고 나면 항상 드는 생각.





' 아니, 다들 돈이 어서 나??'





나는 돈을 쓰면

스트레스를 받는 타입이다.

한때,

통장정리를 하러 기다리는 순간이

제일 설레는 순간이었을 만큼

저금하는 걸 좋아한다.





큰돈이 있어서가 아니다.





십 원 단위가 차올라 백 원 단위가 바뀌고

천 원, 그러다 만 원까지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는 숫자를 보고 있으면

희망이 가득해지는 느낌이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지만

난 그 티끌 좋더라~





이렇게 몇 달을 지내면

얼마가 되겠네?!

그럼 또 얼마가 되고

또 또 얼마가 되고~~

수포자였던 내가

이 순간만큼은 암산의 달인이 된다.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냥,

스스로가 계획적인 사람으로 느껴져서

좋아하는 거 같다.

내가 나를

그리고 내가 처한 상황을

컨트롤하는 기분이어서

좋아하는 거 같다.

내가

흐트러지는 모습이 아닌 것 같아서

좋아하는 거 같다.





그냥 그런 거 같다.





이런 나에게

미국인들이 쇼핑하는 모습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오늘만 사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저거 다 어따 쓸 거래??

히야~~ 대단들 하다

아니 돈들이 어서 나지??




취미별로

온갖 종류의 샵들이 즐비하고

별의별 타이틀을 붙여서

세일은 일 년 내내 진행 중이다.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인도어, 아웃도어

말해 뭐 하니.





모든 게 개미지옥이고

돈을 썼지만

돈을 번 듯한 마법을 느낄 수 있는

환장의 소비 나라.





혼자 고군분투를 하고 있지만

딱 한 군데,

나를 무너뜨리는 곳이 있다.





Tjmax와 homegoods!

나의 방앗간!!





이곳을 싫어하는 사람은

지구에 없을 거라고 감히 말해 본다!





homegoods 은

이름 그대로

집이라는 공간에 있어야 할,

필요한 모든 것을 파는 곳.

Tjmax는

사람 몸에 걸치게 되는

모든 아이템들을 파는 곳.





두 군데 모두

유명 브랜드의 물품들을

저렴하게 취급하는 곳이라서

잘만 고르면 그리고 운 만 좋으면

대박을 경험할 수 있는

보물섬 같은 장소다.





섹션 별로

아이템별로 그득그득





오픈할 때 가지 않으면

계산 줄에 지쳐 쓰러지는 곳.

1시간은 기본 순삭 하는 곳.

살게 없어도

살게 있도록 만드는 곳.

남녀노소 호불호가 절대 없는 곳.





요즘 Homegoods 은

이제 곧 다가올

땡스기빙과 크리스마스를 대비한

물품들로 가득하다.




온 힘을 다해

정신을 붙들어 매 본다.

팔짱을 끼거나 뒷짐지기가

1단계 요령이다.





하.. 다 사고 싶다





특히나 주방용품 코너로 가면

이건 뭐..


누가 나 좀 이렇게 차려줬음...





놓을 데도 없고

어디다 뭘 놔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왜 이렇게 그냥 다 사고 싶은지..

와....





머릿속으로는 이미 세팅까지 완료.




하지만

필요한 지출이 아니라면

소비는 소비를 부른다는 걸 알기에,

사 가봤자 다 부질없다는 걸 알기에,

꼬아 놓은 팔짱이

쉽게 풀어지진 않았다.





오늘도 내가 이겼어




들었다 놨다를 백번쯤 했지만

정신 줄 꼭 잡고

승리하여 돌아온 나에게 박수를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무념무상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