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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레스미


장 보러 가기 전에

항상

먹고 싶은 것들이 있는지

식구들에게 물어본다.




배려라기보다

두 번 걸음 하지 않겠다는

나의

의지 어필이다.





필요한 거 있어?





과일을 좋아하는 남편은 항상 후식 걱정이다.





과일은 뭘 사지?

복숭아는 이제 끝났고.. 뭐가 있나?





뭐 해 먹어야 하나 맨 날 고민인 나에게

과일 숙제까지 내고 있다.





있잖아~~ 걱정을 하들마러!





손을 내 저으며 말했다.





마트가 나 고민하지 말라고

다~~ 알려준다!





컬러풀한 종이 다발을 들이밀며 보여 줬다.





이거 봐

이번 주에 해 먹으라고

이렇게 친절하게 사진까지 딱 딱 보여주면서

싸게 사갈 수 있게

세. 일. 까지 하잖아~~~

너어~무 착하지??

그냥 요대로만 사다가

일주일 동안 먹으면 되는 거야.

고르고 자시고도 없어.

그냥 딱 마트가 정해주는

요! 대!로!





요즘 AI에게 별의별 질문을 다 한다지?

전문적인 지식부터

개개인의 시시콜콜한 궁금증까지

다 방면에서

생활 속으로 침투하고 있는 AI 씨.





내가

'오늘 뭐 해 먹을까?'

질문을 한다면 뭐라고 하려나?





해 보진 않았지만

이것저것 제안을 하지 않을까 싶다.





침 흘리게 유혹적인 사진과 레시피를

방대하게 흘려주며





이건 어떠니

저건 어떠니

고민고민하지 마

GIRL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싶네.





아마

원하는 답을 얻으려면

질문 자체를 자세히 적어야 하겠지?

어떤 나라의 어떤 식의 어떤 맛의 어떤 방식을

원하는지 말이다.





하지만

나도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으니,

생각하고 싶지 않으니,

그냥 누가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으니,

나오는 말이





" 오늘 뭐 먹지?"

이건데





그런 면에서

AI 씨는 아직 내 맘을 모르시는 걸로.

아직 더 정진하셔야 하는 걸로.





마트 세일 광고지가

아직까진 나에게

세상 최고다!





이만한 백과사전이 없고

이만한 통합 검색 플랫폼이 없으며

이만한 자문 위원이 없다.





매주 수요일은

일주일 치 식단을 발행되는 날이다.





그동안

세일하기만을 기다리며 버티던 식재료가

포함이 되면 얼마나 반가운지.





매주 두근두근하며

로또 번호 확인하듯 열어 본다.





주말에 이 메뉴 어떠심?





제일 좋아하는 립아이를 뽑아주셨네

짝짝짝짝짝짝짝





그릴을 야무지게 닦는 동안

고기랑 다듬어 놓은 야채들을 일단 밑간 하여

대기시켜 놓는다.





예열까지 끝나면

한 덩이씩 불구덩이 속으로~~





치직치직

타닥타닥

아름다운 소리 내며

정열적으로 불타는 당신.






덕분에 주말 저녁 자~알 먹었습니다!





다음 주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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