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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스미
Nov 25. 2024
장 보러 가기 전에
항상
먹고 싶은 것들이 있는지
식구들에게 물어본다.
배려라기보다
두 번 걸음 하지 않겠다는
나의
의지 어필이다.
필요한 거 있어?
과일을 좋아하는 남편은 항상 후식 걱정이다.
과일은 뭘 사지?
복숭아는 이제 끝났고.. 뭐가 있나?
뭐 해 먹어야 하나 맨 날 고민인 나에게
과일 숙제까지 내고 있다.
있잖아~~ 걱정을 하들마러!
손을 내 저으며 말했다.
마트가 나 고민하지 말라고
다~~ 알려준다!
컬러풀한 종이 다발을 들이밀며 보여 줬다.
이거 봐
이번 주에 해 먹으라고
이렇게 친절하게 사진까지 딱 딱 보여주면서
싸게 사갈 수 있게
세. 일. 까지 하잖아~~~
너어~무 착하지??
그냥 요대로만 사다가
일주일 동안 먹으면 되는 거야.
고르고 자시고도 없어.
그냥 딱 마트가 정해주는
요! 대!로!
요즘 AI에게 별의별 질문을 다 한다지?
전문적인 지식부터
개개인의 시시콜콜한 궁금증까지
다 방면에서
생활 속으로 침투하고 있는 AI 씨.
내가
'오늘 뭐 해 먹을까?'
질문을 한다면 뭐라고 하려나?
해 보진 않았지만
이것저것 제안을 하지 않을까 싶다.
침 흘리게 유혹적인 사진과 레시피를
방대하게 흘려주며
이건 어떠니
저건 어떠니
고민고민하지 마
GIRL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싶네.
아마
원하는 답을 얻으려면
질문 자체를 자세히 적어야 하겠지?
어떤 나라의 어떤 식의 어떤 맛의 어떤 방식을
원하는지 말이다.
하지만
나도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으니,
생각하고 싶지 않으니,
그냥 누가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으니,
나오는 말이
" 오늘 뭐 먹지?"
이건데
그런 면에서
AI 씨는 아직 내 맘을 모르시는 걸로.
아직 더 정진하셔야 하는 걸로.
마트 세일 광고지가
아직까진 나에게
세상 최고다!
이만한 백과사전이 없고
이만한 통합 검색 플랫폼이 없으며
이만한 자문 위원이 없다.
매주 수요일은
일주일 치 식단을 발행되는 날이다.
그동안
세일하기만을 기다리며 버티던 식재료가
포함이 되면 얼마나 반가운지.
매주 두근두근하며
로또 번호 확인하듯 열어 본다.
주말에 이 메뉴 어떠심?
제일 좋아하는 립아이를 뽑아주셨네
짝짝짝짝짝짝짝
그릴을 야무지게 닦는 동안
고기랑 다듬어 놓은 야채들을 일단 밑간 하여
대기시켜 놓는다.
예열까지 끝나면
한 덩이씩 불구덩이 속으로~~
치직치직
타닥타닥
아름다운 소리 내며
정열적으로 불타는 당신.
덕분에 주말 저녁 자~알 먹었습니다!
다음 주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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