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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계획
by
블레스미
Dec 22. 2024
미국?
더 이상 궁금한 곳이 없다.
더 이상 가보고 싶은 곳이 없다.
연속된 시간은 아니었지만
미국에 머문 시간을
다 합치면
이제 9년이 된다
그동안
정말 많은 곳을 다녔다.
지금도
도시에 사는 건 아니지만
예전엔 정말
흑인조차 흔치 않은
백인 깡시골에 살았던 지라
여행이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거 같았고
미국 생활이
길어질지 몰랐던 때라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부지런히
구경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부 서부는 기본이고
위로는 캐나다까지
아래로는
멕시코, 쿠바, 푸에르토리코 까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한 곳은 물론이고
그 주변에
이런 게 있구나 싶은 곳까지
모조리 훑고 다녔다.
대동여지도 미국판이 필요해?
노 프라블럼.
돈??
할 수 있는 궁상은
최대한 떨고 다녔더랬다.
근데
오히려 그 덕분에
더 재밌는 여행으로 남았네
지금까지도
눈물을 흘리며 웃을 정도니까.
사진??
말도 마라
정말..
사진은 말도 말자.
그래서
우리 집식구들은 이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냐 물으면
조용하다.
심지어
나는
비행으로도 많이 다녔으니
이제 이만하면 되었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여러 공휴일 중
크리스마스 시즌은
항상 여행을 떠나는 시기였다.
보통
12월 20일부터 연초까지
2주 정도
학교는 겨울방학이다.
그리고
회사들도
이 기간 동안 휴무인데
개인적으로 연차가 남았다면
그 이전부터 쉴 수 있으니
이만한 여행 황금기는
없는 거다.
홀리데이 시즌이라
돈이 문제일 뿐.
이번 겨울은 어째야 하나..
갔던 곳을 또 가자니
돈이 아깝고
집에 있자니 시간이 아깝고
가보고 싶은 곳은 없는데
어디 좀 갔으면 좋겠다 싶네
고민 끝에
올해는
우리 집 크리스마스다.
우리 그냥~~
올해는 집에 있으면서
애틀랜타에 가서 맛있는 거 먹고
가까운 스키장 있다는데
거기나 한 번 가보자
우리 집에서
차로 4시간 달리면
애틀랜타에 갈 수가 있다
그곳에
한인타운이
크게 자리를 잡았기에
먹고 싶은 음식 실컷 먹고
한인마트도 털어올 수가 있다.
아,
미국에서 차로 4시간 거리는
동네 마실 수준이다
출발은 바로 내일 아침!
머릿속에
먹고 싶었던 것들이
한 번에 몰려들고
마트에서
사 오고 싶은 것들이
넘쳐난다.
줄을 서시오!!!!
하루에
여섯 끼를 먹어도 시원찮을...
하루 종일
일정에 맞게 동선을 짜고
구글을 뒤져
뭘 먹을지
심사숙고에 심사숙고다.
하트 사냥 출발!
트렁크 제일 큰 놈을 열고
오가면서
필요한 걸 하나씩 넣어 채웠다.
4명 다
이젠 뭐 짐 싸는 거 순식간이지.
개인적으로
이렇게 짐 쌀 때가
제일 들뜨고
행복한 순간인 거 같다.
집에
쓰레기도 싹 비우고
냉장고도 싹 정리해
새 식구 들어올
빈자리도
확보해 놓았다.
흠
이제 된 건가
두리번 두리번
아침에 눈 뜨면
바로 나갈 수 있게
입을 옷도
침대 앞에 대기시킨다.
여섯 끼
먹을 각오로
출발하는 여행이니
윗도리보다는
아랫도리가 중요하다는 게
포인트
실실 웃으며
고무줄 통바지를 꺼냈지
너의 책임이 막중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견뎌내야 한다.
너만 믿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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