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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4일

by 블레스미

아~
이를 어쩌나~~




새해 과제가 하나 추가 됐다.




뱃살 다이어트.




아틀랜타 한인타운에서
먹고 마시고 할 땐 좋았지
아주 그냥.




내일은 없다며
밥으로 3차까지 달리고
간식도
종류별로 먹기 바빴으니까




근데
이 배를 이제 어쩔 거냐고..





입이 하나라는 게
위가 하나라는 게
그리 슬펐는데




선택받지 못한 메뉴에게
다시 오겠다, 널 꼭 찾아오겠다
눈물의 약속을 하고 돌아섰는데




세상에 마상에
배가 배가 배가
이게 맞냐고.




집에 돌아오는 4시간 동안
캐롤도 듣고 간식도 먹으며
신나게 달렸었다.




모든 게
만땅이었던 시간이었지.
내 뱃속도
아이스 박스도
트렁크도




집에 도착하고 나서는
냉장고도
팬트리도
세탁기도
쓰레기통도
변기도




통장만 텅텅이네.




일상으로 돌아오니
먹을 거에 돌아갔던 눈도
슬슬 제자리로 돌아오더니만
내 배에 꽂혔다.





이제 조금씩
조절하면 되지 싶지만




신에게는 아직
그득그득 채워 온 먹거리들이
남아 있사옵니다.




못해도
연말까진
이렇게 먹자 분위기로
갈 수밖에 없다 싶은데
현실도피
유체이탈
희망회로
정신승리
잡히는 대로
일단 다 잡아 본다.




나이가 들 수록
뱃살은 끈질기게 따라붙어
당최 떨어지질 않고
쌍둥이 만삭으로
한 번 불러봤던 배라
조금만 많이 먹어도
이 세포들이
그때로 돌아가 버린다.




이게
내가 고무줄 바지를 입은 이유지




스타일을
살릴 수 있으면서도
기능적으로
완벽한 놈을 장착하는 게
포인트였다.




밴드가 얇은 놈은 안돼
그럼 내 배에 잡아 먹혀 버리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배를 두 동강 내 버린단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밀한 계획 하에
한식에 굶주린 몸과 마음을
가득 채우고
아틀랜타 시내 구경으로
클스 기분도 채워 올리는
시간이었다.




다녀오길 잘했어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




코앞이다,
낼모레다
노래를 부르던 날인데
막상 이 날이 되니
온 동네가 차분한 분위기랄까?




눈 뜨자마자 캐롤을 틀어 분위기를 입력한다.
어, 오늘 클스 이브 맞아.



루틴대로
냉장고를 열어
하루 메뉴를 정하고
가득 채운 곶감을
하나씩 빼먹을 생각에
혼자 흐뭇하다.




오늘도 뭔가 많이 먹을 예정
작정하고 후식까지 빵빵하게 먹을 예정
내 배는 어제 보다 거대해질 예정
이 모든 감당은
다음 달의 내가 할 예정.






또 먹고 싶다


보기만 해도 좋아


최대 아쿠아리움, 센타니얼 올림픽 공원, CNN, 폰즈 시티 마켓, 코카콜라 박물관


너무 하고 싶은 내 방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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