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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격

by 블레스미

역시
미국의 고등학교는
한국의 대학교 생활이라는 걸
다시 한번 씨게 느낀다.
끄덕끄덕




아이들의 학교는
1년을 4분기로 나누는데
(쉽게 말해 1,2분기가 1학기
3,4 분기가 2학기인 셈이다. )
2분기가 끝나는 시점인 지금
9학년인
우리 집 아이들은
기말 시험 기간 중이다.




고등의 과목을
잠시 설명하자면
크게 두 가지 과목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고교에서 제공하는 과목.




주요 과목의 경우
난이도에 따라
일반 코스와 심화 코스로 나뉘기 때문에
본인의 수준에 맞게
선택하여 들을 수 있고
그 기회는
직전 학년의 성적을 기준으로
주어진다.




일반 코스든 심화 코스든
선택해서 최고점을 받으면
A로 기록되는데
점수로 변환할 경우
심화 코스 A는
가산점이 주어지기에
유리하다 할 수 있다.




즉,
같은 원리로
심화 A, B, C > 일반 A, B, C




그리고
이 과목들은
1분기가 끝나면 중간고사를,
2분기가 끝나면
기말고사를 보고 종료되며
성적은
1, 2분기 합산하여
한 학기 성적으로 등록된다.




만약
미달의 점수를 받는다면
졸업 전에 재 수강 필수.




두 번째는
AP 과목




Advanced Placement인데
대학 수준의 교과를
듣게 된다.




그럼
대학 학점을
미리 취득하게 되거나
대학에 진학했을 때
상위 과목을 바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졸업 또한 앞당길 수 있다.




그래서
비싼 등록금에 대한
현실적인 방안이 되기도 하지.




AP 과목은
분기가 아니라
1년 단위로 수강하는 과목이며




시험 문제든 점수든
각 고교가 아닌
칼리지 보드에서 관리하므로
미국 어느 대학이든 간에
학점으로 써먹을 수 있고
심지어
해외에서도 적용되는 학교가 많다.




AP는
고등학교마다
제공하는 과목과 개수가 다르니
살펴보고 진학하는 게 좋다.




그리고
자격이 되고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는 걸 권하는데
본인의
소화능력에 맞게
달려들어야 한다.




점수가 좋지 못하면
안 하니만 못하거든.




AP 과목은
그 학교, 그 교과 선생님이
출제하는
중간, 기말고사를 보고




매년 5월이 되면
칼리지 보드에서 출제되는
공식 시험을
미 전역의 학생들이
동시에 치르게 된다.




마치
나라에서 수능을 출제하듯
칼리지 보드에서
출제되는 시험이기에
어떤 난이도로
어떻게 나올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모든 AP 점수는
칼리지 보드에 등록이 되고
임의로 삭제할 수 없으며
낮은 점수를
재 수강으로 커버할 순 있지만
그 조차 기록이 남으니
여러모로 손해다.




고로
AP 시험은
무조건 잘 봐야 하는 시험.




자신 없으면
아예
덤비지 말아야 하는 과목.


우리 집 아이들은
첫 번째 두 번째 두 종류의 과목을
섞어 수강 중이다.




과목에 대한 선택은
대학 수강 신청하듯
정해진 범위 내에서
본인이 짜면 되는 건데




필수과목은
반드시 들어야 하고
이외의 것은
본인의 진로 방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한국으로 치면
국영수는 다 들어야 하는 거고
문과라면 사탐 과목을
이과라면 과탐 과목을 중점으로
듣는 식.





블록을 쌓아 올리듯이
원하는 진로에
도움이 되는 과목들을
집중해서 쌓아 올려
본인만의 히스토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나중에
아! 그 과목을 그때 들었어야 했는데..
이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미리미리 계산해서
치밀하게 짜지 않으면
낭패.




그래서
학교에는
학생마다 지정된
카운슬러가 있다.




스케줄 짜기 전에
내가 원하는 목표에는
어떤 과목이 필요하고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상담이 필수로 진행된다.




이와 같은 흐름이기에
같은 학년이어도
서로 다들 시간표가 다르고
과목마다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섞여 있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공부한 나는
이런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머리 터짐
애가 탐




그냥 단순히
아... 대학교 같은 시스템이구나..




그래서
시아버지가
한 학년에 몇 명이니라고
묻는 질문에
우리 넷은
뭐라 말해야 할지
눈만 꿈벅꿈벅했더랬지.




시험도
아주 그냥 대학교다.




아이들 학교의 경우
A로 마무리 한 과목은
기말시험을 볼지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진다.




A로 마무리 한 사람이
시험을 잘 봐도
A+이 아닌
똑같이 A인데




오히려
봤다가 점수가 안 좋으면
평균이 내려가는
불상사가 발생하니
오히려 안 보는 게
전략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평소
성취도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고
점수가 부족한 학생에겐
추가 점수의 기회가 되니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단,
AP 과목은
무조건
중간, 기말을 다 봄




시험기간은 4일인데
하루에 한두 과목을 보고
과목당
2~3시간이 배정된다.




길어야
50분 앉아서 시험 보던
내 입장에선
엉덩이 아프겠단 생각이
젤 먼저
ㅡ ㅡ




각자의 스케줄에 맞춰
해당 날에 출석하여
교실 찾아가
시험을 보면 되는데




그 말은
시험 선택권이 주어져서
안 보기로 결정 한 과목이 있다면
그 해당 날에
등교 안 해도 된다는 거.




울 애들은
안 보기로 결정했다는 거.




그래서
안 가는 날이 많다는 거.




와..
듣도 보도 못 한 시스템.




이러저러한 상황에 맞춰
이번 시험 기간에
우리 집 두 녀석은
AP 두 개 과목의
시험만 보면 되기에
하루만 등교한다.




너네가 백수냐 놀려댔지만
그래도
AP 시험 준비할 시간을
벌었으니 됐네.




보통
미국 학교의 수업은
한국처럼
종이 교과서를 가지고 하지 않기에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공부거리(?)가 있지 않고
오로지
본인의 필기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나눠주는 프린트는
있는 거 같지만
어디에서 얼마만큼
어떻게 공부할지는
백 퍼 본인의 역량이다.
깝깝할 노릇.




난 못해.
도리도리




덕분에
우리 집은 도서관 모드다.
이건 반갑더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매일
몇 시간을 책상에 앉아
코를 박고 있던데
참 아름다운 모습이었지.




드디어
오늘
한 아이가 출격했다.




딱 봐도
긴장 초조한 얼굴.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더니만
남은 한 아이가
더 똥 줄이 타는 모습이다.




고등으로 올라와
처음 보는 시험이니
그 심정
백퍼 이해하지.





네가 준비한 건
다 네 머릿속에 있으니
의심하지 말고
실수만 말자




다 조져버리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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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e 마다, 학군마다, 학교마다
내용이 다를 수 있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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