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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Feb 12. 2022

<4>딸아, 너에게 해줄 말 있어
-독서,글쓰기에 대해

책은 지혜의 보고(寶庫)다

딸아, 세상에 책만큼 좋은 게 있을까? 책처럼 값싸면서도 유익한 물건은 어디에도 없단다. 불과 몇 천 원, 혹은 몇만 원이면 동서고금의 지혜로운 사람과 수시로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니? “책이 없다면 신도 침묵을 지키고, 정의는 잠자며, 자연과학은 정지되고, 철학도 문학도 말이 없을 것이다.” 철학자 토마스 바트린의 말이란다. 한마디로 개인도 사회도 암흑천지가 되겠지.

그래, 책은 누구에게나 가까이하면 즐거움과 유익을 주는 존재여서 더없이 좋은 친구란다. 멋진 꿈을 심어주고, 그 꿈을 실현하게 하는 지혜까지 주거든. 책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문장 하나가 네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도 있어. 거기다 책은 친절하기까지 해. 정을 떼고 멀리했다가도 다가가면 언제나 변함없이 반겨주거든. 딸아, 지금부터라도 책을 가까이 하렴.


특별히 할 일이 없으면 책을 펴라

딸아, 독서도 습관이란다. 습관이 들지 않으면 손에 책이 잘 잡히질 않지. 아빠도 예전엔 그다지 책을 가까이하지 않았어. 하지만 습관을 들였더니 지금은 책 읽는 시간이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 

습관을 들이려면 아무래도 독서의 유익을 체감해야 할 것 같아. 자신의 관심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짜릿한 희열 같은 것 말이다. 뭔가 지적으로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면 자연스럽게 또 다른 책을 찾게 되지. 소설가 앙드레 지드는 독서의 유익을 이런 말로 표현했단다. “나는 한 권의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을 꽂아 놓았다. 그러나 나는 이미 조금 전의 내가 아니다.”

딸아, 읽으면 유익할 것 같은 책 두어 권을 항상 곁에 두어라. 그리고 특별히 할 일이 없을 땐 그 책을 펴보렴. 하루 30분이라도.


젊은 시절 한 번은 인문고전 독서에 푹 빠져보길

딸아, 인문고전은 인간을 성장시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 옛사람들이 쓴 문학, 역사, 철학 저술을 말하지. 짧게는 100년, 길게는 3000년 전에 이 세상 천재들이 남긴 기록물이지. 오랜 세월 풍파를 거치며 검증된 책이어서 누가 언제 읽어도 유익하단다.

특히 철학 고전은 인생에 살과 피가 된다고 해서 전혀 지나치지 않아. 읽지 않는다고 해서 불행하진 않겠지만 제대로 읽으면 삶이 훨씬 윤택해진단다. 각 분야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 치고 철학 고전을 가까이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단다. 

인문고전 독서는 중학생 무렵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지만 조금 늦은들 어떠랴. 50권, 100권 정도라도 중장기 계획을 세워 독파해보자꾸나. 이 독서는 정독이 필수란다. 작정하고 한 번이라도 푹 빠져보렴. 네 앞에 전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지도 몰라.


가방에 시집을 넣고 다녀라

딸아, 너는 요즘 어떤 시, 누구 시를 읽고 있니? 류시화? 나태주? 안도현? 누군들 어떠랴. 영혼의 양식이 된다면 어떤 시라도 좋지. 아빠는 요즘 서점 갈 때마다 시집을 꼭 한 권씩 사는 습관이 생겼어. 새로 만날 시에 대한 설렘이 너무 좋아.

시는 누구에게나 희망을 주고, 위안이 되지. 시인의 정제되고 따스한 말 한마디가 읽는 이의 가슴에 향기로운 꽃을 심어주거든. “시는 단순히 나열된 단어들이 아니라 추위를 녹이는 불, 길 잃은 자를 안내하는 밧줄, 배고픈 자를 위한 빵이다.”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의 말이란다.

딸아, 어려운 시를 읽을 필요는 없어. 좋은 느낌이 쉽게 다가오는 시가 최고지. 요즘 서점에 가면 명시를 한데 모아 편집한 시집이 인기더라. 집이든 카페든 가끔이라도 여유를 갖고 시 읽는 너의 모습을 보고 싶구나. 가방에는 항상 시집을 넣고 다니렴.


베스트셀러 소설은 가급적 찾아 읽어라

딸아, 시와 함께 소설도 가까이하는 게 좋아. 소설은 무엇보다 재미를 추구하는 문학 장르지. 연애소설이든 추리소설이든 역사소설이든 우선은 재미있는 작품을 골라 봐야겠다. 그런 소설은 대개 베스트셀러가 되지.

소설 독서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 수 있기에 읽는 재미가 쏠쏠하지. 예를 들어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다 보면 어느덧 독자가 주인공 딸이 되어 실종된 엄마에 대한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거야.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읽으면 유토피아를 찾아 거침없이 모험을 감행하는 중세 기사가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지.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소설 가운데 좋다고 입소문이 난 작품은 가급적 찾아 읽어보렴. 그리고 유명해서 제목은 익히 알지만 여태 접해보지 못한 고전 명작소설도 하나하나 읽어보렴. 즐거움이 작지 않단다. 


명언집을 곁에 두고 짬짬이 읽어라

딸아, 요즘 서점에 가보면 명언집이 자주 눈에 띄더라. 독서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는구나.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은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은 명언집을 많이 읽는 것이 좋다”라고 했단다. 처칠 자신도 명언집을 즐겨 읽었다고 고백했었지. 

명언집은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에게도 유익하단다. 동서고금의 성현과 천재들, 성공한 사람들이 한 말이어서 울림이 클 수밖에 없지. 명언을 가까이하다 보면 그 배경을 알고 싶은 지적 욕구가 생긴단다. 그 말을 한 사람과 그 말이 담긴 책을 탐구하고 싶어 지지. 명언은 글쓰기에도 큰 도움이 돼. 

명언집은 가까이하는데 부담이 없어서 좋아. 집 소파나 직장 책상 위에 두고 하루 서너 개씩이라도 읽고 음미해보렴. 마음이 살찐다는 느낌이 들 거야.


독서 후에 사색하고 토론하는 기회를 가져라

딸아, 책을 읽은 후에는 사색하고 토론하는 기회를 갖는 게 좋단다. 책을 읽는 자체도 유익하지만 읽은 내용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그 생각을 남에게 설명하는 기회를 가져야 독서 효과가 커. 특히 고전독서 후에는 사색이 필수란다. “다섯 수레의 책을 읽고 술술 외우면서도 그 의미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있다. 왜 그런 일이 생길까. 사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후 징비록을 쓴 서애 류성룡의 말이란다.

너는 어떠냐. 울림이 큰 책을 읽고 조용히 사색을 하면 무언가 깨달음이 생길 거야. 지적 성취로 큰 기쁨을 느낄 수도 있어. 독서한 내용과 느낌을 다른 사람들과 토론을 하면 깨달음은 더 커지지. 현실적으로 토론할 상대가 없다면 친구, 배우자 등 가까운 사람에게 정리해서 얘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서재를 꾸며라

딸아, 책을 가까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재를 하나 예쁘게 꾸미길 권하마. 각종 책이 구비된 서재가 있으면 뭔가 마음이 충만하다는 기분이 들 거야. 옷방은 있으면서 서재가 없다는 건 부끄러운 일 아닐까.

 “비록 책을 읽을 수가 없다 하더라도 서재에 들어가 책을 어루만지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조선의 문화군주 정조의 말이란다. 로마 철학자 키케로는 “책이 없는 집은 문이 없는 가옥과 같다”라고 했단다. 

사실 책은 가정의 최고 장식품이 될 수가 있어. 제대로 읽지도 않는 책을 비치하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다른 화려한 가구에 비하면 결코 나쁘지 않아. 서재가 있으면 아무래도 책을 많이 읽게 되고, 좋은 책을 사고 싶은 마음도 생긴단다. 별도의 방을 할애하기 어려우면 거실 한 귀퉁이 편안한 곳에 책장을 두는 것도 좋아. 서재가 있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단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서점을 찾아라

딸아, 풀꽃 시인 나태주는 ‘서점에서’란 시에서 “서점에 들어가면 나무숲에 들어간 것같이 마음이 편안해진다”라고 노래했단다. 서점의 책들은 모두가 숲에서 온 친구들이라고도 했지.

그래, 누구나 서점에 가면 어딘가 마음이 편안해지고, 정다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단다. 너는 어떠니? 바빠서 그런지 요즘 서점에 잘 안 가는 것 같더구나. 최근 들어 출판 시장이 쇠락하는 바람에 서점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대형서점은 여전히 성업 중이야. 그런 곳에 가보면 신간 흐름과 베스트셀러 동향을 통해 세상의 트렌드를 한눈에 읽을 수가 있어 좋단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서점에 가보기 바란다. 한 달에 한 번은 어떤 책이라도 사서 읽어봐야 하지 않겠니. 중고서점도 절반 가격으로 책을 살 수 있어 이용하면 편리하단다. 


선물로 책을 주고받아라

딸아, 근래 친구들에게 책 선물한 적 있니? 책을 선물로 받은 적은 있니? 별로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구나. 요즘 들어 책 선물 문화가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장식물이나 커피 이용권, 아이스크림 구매권 따위를 수없이 교환하면서도 책을 외면하는 세태가 안타깝단다.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최고의 친구는 내가 아직 읽지 않은 책을 선물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단다. 가난하게 성장기를 보내면서도 누구보다 독서에 심취했던 링컨으로선 책이 무척 그리웠을 것이다. 

그래, 지금은 책이 아주 흔하지만 선물로는 책이 최고라고 아빠는 생각해. 친구가 평소 관심 갖거나 친구에게 유익한 책을 골라주는 성의는 다른 어떤 애정보다 값어치가 크단다. 친구와 정서적, 지적 대화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지. 사랑과 힐링을 주제로 한 시집이나 에세이는 누구에게나 좋은 선물일 테고.


종이신문 하나는 반드시 구독해라

딸아, 네가 일간지 종이신문 읽는 모습 본지가 꽤 오래된 것 같구나. 일상이 너무 바빠서 그렇겠지. 하지만 찻잔을 곁에 두고 잉크 냄새 풍기는 신문 한 장씩 넘기는 여유를 본 적이 까마득해 아빠 마음이 아프단다.

디지털 시장이 확장되면서 종이신문이 외면받고 있지만 종이신문만의 특장은 여전히 살아있어. 인터넷을 통한 뉴스 소비는 깊이가 얕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지. 감각적인 뉴스가 범람하고 뉴스의 중요도 평가가 무시돼 독자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단다.

종이신문을 1면부터 마지막 오피니언 면까지 찬찬히 읽다 보면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정확히 파악할 수가 있지. 특히 오피니언 면의 각종 칼럼을 여유 있게 읽을 수 있는 강점이 있단다. 마음에 드는 종이 신문 하나 정도는 반드시 구독했으면 좋겠다. 월 2만 원이면 충분하단다.


글쓰기는 자기발견의 지름길이다

딸아, 글쓰기는 독서 못지않게 중요해. 흔히 독서는 필수지만 글쓰기는 잘하면 좋고 못해도 별 상관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지. 아주 잘못된 생각이야. 글쓰기가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자기발견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란다. 글을 써보지 않으면 자기가 누구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가 없어.

대학 입시나 취업 때 자기소개서를 써보면 알지. 대입 자소서를 써보면 고교 3년간 자신이 무슨 공부를 했고, 대학에서 어떤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정리된단다. 취업 자소서도 마찬가지지. 희망 직장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어떤 일을 해야 성공하고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단다. 평소에 이런저런 글을 많이 써보면 자신의 특장과 한계를 좀 더 일찍 발견할 수 있지. 자소서 대필은 자기발견의 기회를 놓치게 한단다. 


세상이 글쓰기를 요구한다

딸아, 글쓰기는 세상이 요구하는 필수 역량이란다. 자기소개서만 중요한 게 아니야. 직장에선 각종 보고서와 기획안을 작성해야 하고, 판사는 판결문, 공인중개사는 매매 계약서를 써야 하잖아. 특히 디지털 시대를 맞아 인터넷 메신저나 전자우편 등을 통해 꾸준히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지.

글을 잘 쓰지 못하면 일상생활이 힘들 수밖에 없어. 세상으로부터 무시당하기 일쑤고 말이다. “글쓰기를 잘 못하는 사람들은 생각도 잘 못한다. 생각을 잘 못하면 남들이 대신 생각해줘야 한다.” 소설가 조지 오웰의 말이란다. 글쓰기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섬뜩한 느낌이겠지. 좀 과격한 말이긴 하지만 틀린 말도 아니라고 생각해.

처음 사귀기 시작한 연인이 보내온 카톡 글이 문장 구성이 엉망일 경우 정이 뚝 떨어질 게다. 사랑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글쓰기 훈련은 필수란다.


독서와 글쓰기는 한 몸이다

딸아, 글을 잘 쓰기 위한 거의 유일한 방법은 독서란다. 글은 크게 문학적인 글과 논리적인 글로 구분할 수 있지. 시나 소설 같은 문학적인 글은 특별한 감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일반인이 접근하는데 한계가 있어. 하지만 일상에 필요한 논리적인 글은 표현할 콘텐츠만 충분하면 누구나 잘 쓸 수 있단다. 문장 구성 능력은 고교 이상 정도 학력자라면 누구나 금방 터득할 수 있어.

딸아, 글쓰기에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머리에 든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훌륭한 문장을 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란다. 책을 많이 읽는 수밖에 없어. 그런데 독서도 전략적 독서가 필요하단다. 문장이 특별히 뛰어난 문학 작품이나 인문 철학서가 좋지. 작가 유시민은 박경리의 ‘토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열 번이라도 읽을 것을 조언했단다.  


일기를 써라

딸아, 아빠는 네가 일기쓰기를 생활화하길 권한다. 일기는 자신의 하루 생활을 정리해서 기록하는 글이라 좋은 점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작가 이태준은 “일기는 사람의 훌륭한 인생 자습서”라고 칭송했단다.

가장 좋은 점은 하루를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지.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솔직하게 평가해봄으로써 다음날을 발전적으로 계획할 수 있게 해 준단다. 스스로에 대한 관찰 결과를 있는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자기 내면의 속살을 발견할 수가 있지. 일상이 고달플 때 일기를 쓰면 자기도 모르게 힐링되는 이유란다..

일기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완벽한 수필이라고 할 수 있어. 매일 쓰다 보면 글쓰기 실력이 빠르게 향상돼. 어쩌면 최고의 글쓰기 학습법인지도 몰라. 훗날 자서전이나 전기를 쓸 때 가장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


네 이름으로 책을 내라

딸아, 글쓰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가급적 젊을 때 네 이름으로 책을 내보도록 해라. “성공한 사람도 아닌데 내가 무슨 책을….” 이런 말일랑 절대로 하지 마라. 책은 성공한 사람만이 쓰는 것이 아니라 성공을 꿈꾸는 사람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란다. 책 쓰기가 대학교수 같은 전문가 전유물이었던 시대가 있긴 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스펙이 필요했지. 하지만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책을 낼 수 있는 세상이란다.

딸아, ‘나의 책’을 한 권 낸다는 것은 얼마나 큰 환희인지 몰라. 누구한테 자랑할 수 있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최고의 자기계발, 자기성장의 표현이거든. 성공으로 향하는 안전하고도 긴 다리를 놓는 셈이지.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 책을 한 권 쓰면 그 분야에 관한 한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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