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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Feb 26. 2022

<5>딸아, 너에게 해줄 말 있어
-인간관계에 대해

인간관계는 행복의 90%를 결정짓는다

딸아, 인생에서 행복은 인간관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덴마크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는 인간관계가 행복의 90%를 결정짓는다고 말했단다. 행복뿐만 아니라 성공을 위해서도 인간관계는 더없이 중요하지.

행복을 탐구하는 철학자,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행복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인간관계는 수입 재산 학력 권력 건강 외모 따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데 의견 일치를 보인단다. 행복을 결정하는데 개인의 능력이나 성취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지. 한마디로 주변 사람과의 관계가 원만하면 행복하고, 그렇지 못하면 불행하다는 말이지. 

대인관계를 원만히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일정 수준의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따뜻하게 배려하고 진정으로 존중해주는 마음씨가 기본이겠지. 만나면 기분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렴.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해라

“나는 칭찬 한마디를 들으면 그것으로 2개월을 살 수 있다.” 딸아, 이는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한 말이란다. 인간관계에서 칭찬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설명해주는 표현이지. 이 세상에 칭찬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 그런데도 우리가 칭찬에 인색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경쟁심리나 시기질투심이 은연중에 작용해서일 것이다. 속 좁은 생각이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사람 마음 살 수 있는 게 칭찬인데 말이다. 칭찬은 원수를 은인으로, 적군을 아군으로 만들 수도 있단다. 

다만 칭찬을 즐겨하되 남발해선 안돼. 상대방의 좋은 점을 솔직하게, 진심으로 인정하는 마음을 갖고 칭찬해야 효과가 있단다. 객관적으로 전혀 칭찬할 거리가 아닌데 칭찬할 경우 자칫 모멸감을 줄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다. 아첨도 같은 부류야. 진정성이 중요하단 뜻이지.  


상대방이 중요한 사람임을 느끼도록 만들어라 

딸아, 세상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단다. 이 욕망을 조금이라도 채워주거나 뒷받침해주면 그 사람과 쉽게 친해질 수 있단다. 사업 파트너나 친구, 직장동료는 말할 것도 없고 함께 사는 가족까지도 이런 배려를 하면 좋아. 사람의 이런 욕망은 돈이나 음식 수면 건강 따위로 대체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본능이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고 치자. 그동안 그가 이룬 성취에 대해 ‘이름값’을 인정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단다. 그의 성취가 아무나 이룰 수 없는 소중한 것임을 인정해준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면 더없이 좋다는 말이다. 그 친구 마음을 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지. 인간관계 전문가 데일 카네기도 이 점을 유달리 강조했단다. 


예의 바르게 먼저 인사해라

딸아, 인사하는 법을 유치원 다닐 때부터 익혔음에도 성인이 되어서도 서툰 사람이 있지. 너는 어떤지 모르겠다. 제대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 살펴볼 필요가 있어. 인간관계에서 인사는 기본 중에 기본이거든. 

인사는 먼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회의나 모임에 참석했을 때 상하관계나 연배에 상관없이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건네는 것이 좋아. 동네 이웃을 만나서도 마찬가지야. “쟤가 왜 나한테 먼저 인사하지 않는 거야”라고 따지기 전에 먼저 해버리는 것이 마음 편하고 좋다는 거지.

인사할 때는 기쁜 마음으로, 예의 바르게 해야 한단다. 억지로 한다는 느낌을 주면 안 하는 것만도 못하지. 따뜻한 표정, 맑은 목소리가 필수란다. 상급자에겐 고개만 까딱할 것이 아니라 45도로 정중하게 인사를 해라. 그러면 품격 있는 사람이란 인상을 주지.


이름, 반드시 기억해서 불러줘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

딸아, 김춘수의 시 ‘꽃’의 일부란다.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는 의미를 이처럼 명징하게 표현한 문장이 또 있을까. 누구에게든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면 그가 예쁜 장미꽃이 되겠지만 불러주지 않으면 흔하고도 하찮은 들꽃일 뿐이란다. 그래서 우리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름을 불러줘야 한단다. 최소한의 애정 표현이지.

이름은 자기 것인데도 남이 더 많이 부르고, 많이 불릴수록 기분이 좋아. 태어나서 처음 받은 선물이기에 누구에게나 자기 이름은 소중하지. 그래서 한 번이라도 통성명 한 사람이라면 다음에 만났을 때 이름을 기억했다가 불러주는 것이 좋아. 크게 성공한 사람 치고 이름 잘 못 외우는 사람 드물단다.  


첫인상은 소통의 시작이다

딸아, 사람을 만날 때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단다. 첫인상은 소통의 시작이기 때문이지. 제인 오스틴의 연애소설 ‘오만과 편견’을 보면, 첫인상에서 비롯된 편견을 해소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지. 첫인상은 불과 3초 안에 형성되지만 그것을 수정하는 데는 최대 6개월이나 걸린다는 심리학 연구 결과도 있단다.

실제로 우리는 첫인상이 좀처럼 바뀌지 않고 오랫동안 판단의 기준이 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어. 그렇다면 첫인상은 무조건 좋게 만들어야지. 첫인상은 용모와 복장 표정 말투 매너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반영되는 모습이란다. 사람을 평가하는데 더 중요한 성격이나 지식 지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지만 중시하지 않을 수가 없지.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는 이점 각별히 유의하고 잘 대비하렴.


미소는 최고의 화장이다

딸아, 친구 중에 소리 없이 살포시 잘 웃는 아이 있니? 아빠에겐 그런 친구 두어 명 있단다. 얼마나 친근하게 느껴지는지 몰라. 만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 미소는 웃음과 달리 소리 없는 기쁨의 표현이지. 웃음이 본인을 위한 것이라면 미소는 남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 먹구름 뚫고 살며시 얼굴 내미는 찬란한 햇빛이라 할 수도 있지.

미소 짓는 사람은 누구나 좋아한단다. 가정에선 사랑과 행복을 꽃피우고 사회에선 우정이나 호의를 생산하지. 지친 사람에겐 안식과 위안을 주는 사랑의 묘약이야. 그럼에도 우리는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어.

딸아, 전설적 여배우 마릴린 먼로의 말을 음미해봐. “미소는 어떤 여자라도 할 수 있는 최고의 화장이다.” 오늘부터 당장 따뜻한 미소를 생활화해보렴.


사적 대화를 많이 해야 빨리 친해진다

딸아, 어떤 사람과 친해지려면 사적인 대화를 많이 해야 돼. 공식적인 만남은 아무리 자주 해도 친해지기 어려워. 수십 명이 모이는 동창회에 여러 번 가더라도 공식 모임만 참석하고 헤어질 경우 개별적으로 친밀감을 느끼기 어렵단다. 회사 동료끼리도 마찬가지겠지.

아빠 경험으로는 친해지는데 2명, 혹은 3명 정도 만남을 갖는 게 가장 효과적인 것 같아. 별로 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2명이 만나면 어색할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3명 정도 만나다 어느 정도 친해지면 2명이 만나면 좋지. 그럴 경우 가정사나 개인적 관심사에 대해 깊숙이 대화를 나눌 수가 있어. 의기투합하면 절친이 되고 말이다.

딸아, 절친이 되는 데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가장 중요해. 여행을 함께 하든, 약속을 잡든 네가 조금 양보해서 상대방을 배려하면 친해지는 것 시간 문제지.


네 허물도 터놓고 얘기해라

딸아, 남과 스스럼없이 친해지는 데는 진솔한 언행이 중요하단다. 특히 사적 대화를 통해 친밀감을 쌓는 과정에서는 진실하고도 솔직 담백한 자기표현이 필요하지. 자기 자신과 가정의 허물, 성장 과정에서의 고생담, 자신의 약점과 단점, 치명적 실수 경험 같은 것이 있다면 터놓고 말하는 게 중요하지. 

자신의 본래 모습을 숨긴 채 겉모습 포장하는데 급급할 경우 새로 만난 사람과 친해지기 어렵단다.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지. 누구나 솔직 담백해야 호감이 생긴단다. 이효리나 유재석이 출연하는 TV 토크쇼가 인기 있는 이유가 뭐겠니? 잘난 체하지 않고 자신의 약점과 단점도 거침없이 내뱉기 때문이지.

너도 이런 점 유의할 필요가 있어. 네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면 상대방도 자연스럽게 문을 열게 돼있어. 


길흉사를 잘 챙겨라

딸아, 사회생활하다 보면 지인 길흉사가 자주 생긴단다. 젊은 시절에는 본인 결혼식, 나이 조금 더 들면 부모 장례식이 많지. 대인관계를 넓게, 그리고 깊게 유지하려면 이런 행사 잘 챙기는 게 중요하단다. 행사에 참석하지 않거나 부조금을 보내지 않을 경우 실례가 될 뿐만 아니라 관계에 금이 갈 가능성이 있지.

길흉사를 챙기려면 돈과 시간이 필요하지. 그것을 부담이라 생각하면 지속하기가 쉽지 않아. 대신 투자라고 생각하는 게 편해. 사실 길흉사 챙기기는 품앗이 성격이 강해 많이 챙긴다고 해서 손해 보는 것도 아니야. 축의금이나 조위금은 언젠가 되돌아오거든.

때론 귀찮기도 하지만 지인들과 어울려 잘 놀다 온다고 생각하면 즐거운 일일 수도 있어. 그리 많지 않은 금전으로 사람 마음까지 살 수 있어 좋기도 하지.


밥을 많이 사라

딸아, 대인관계에서 밥 사는 것이 참 중요하단다. 모든 것은 밥 한 끼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즐겨 쓰는 말 중에 ‘밥 한번 먹자’란 표현이 있지. 밥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겠다. 한 끼 식사는 안면을 트고, 어색함을 허물고, 끈끈한 인맥을 쌓을 수도 있단다.

밥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곧 돈과 시간이기 때문이야. 누군가에게 점심이나 저녁을 한번 산다는 것은 거기에 소비되는 돈과 시간을 온전히 내어놓는 거잖아. 특별히 신세 진 것 없더라도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을 때 식사 자리를 마련하면 상당한 도움이 되지. 

딸아, 주머니 사정이 된다면 밥값을 즐겨 내라. 세상에 공짜는 없단다. 함께 밥 먹고 계산하지 않으려고 뒤꽁무니 빼는 것, 정말 꼴불견이다. 그리고 ‘언제 한번’이란 말은 하지 마라. 밥 한번 먹을 생각 있다면 당장 약속을 잡아라.


헤어질 때도 좋은 인상을 남겨라

딸아, 미국 시인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가 이런 말을 남겼단다. “잘 시작하는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 잘 끝내는 것은 더 훌륭한 일이다.” 그래 세상을 살다 보면 만남과 헤어짐은 일상적인 일이지. 만남이 중요한 만큼 이별도 그만큼 중요하단다. 죽음이나 실연처럼 아주 슬픈 이별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수시로 고만고만한 이별을 경험하게 되지. 

그럴 때 마무리를 잘해야 돼. 학생 과외 끝낼 때, 인턴 근무 마칠 때, 직장 내 부서 이동할 때, 이직할 때, 집 인테리어 공사 맡겼다가 끝낼 때 좋은 인상을 남기도록 신경 쓰도록 해라. 인연에는 끝이란 게 없단다. 헤어진 사람과 어떤 상황에서 다시 만날지 모르거든. 좋은 인상 남기기 어렵다면 최소한 나쁜 인상은 남기지 않도록 해라.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수도 있거든.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

딸아, 살다 보면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지. 큰 잘못 아니더라도 상대방을 섭섭하게 하는 경우가 다반사지. 그럴 때 미루지 말고 빨리 사과하도록 해라. 여배우 오드리 헵번은 ‘사과는 빠르게, 키스는 천천히’란 말을 좋아했다더구나. 그래, 사과는 빨리 할수록 상대방으로부터 쉽게 용서를 받아낼 수 있단다. 시간을 끌면 마지못해 억지로 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거든.

사과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돼.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직접 만나서 하는 게 좋아. 딱 세 마디면 되지. ‘미안해, 내 잘못이야, 용서해줄래?’ 사과는 하기 싫어도 해야 돼. 애매할 때도 하는 것이 좋아. 지는 것이 이긴다는 말이 존재하는 이유지. 

사과는 어린 자녀에게도 반드시 해야 돼. 분명히 잘못을 해놓고도 어른이라고 시치미 뚝 떼는 부모, 아이한테 절대 존경받지 못한단다.


남을 함부로 비판하지 마라

딸아, 사람은 누구나 남을 비판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덕담만 하고 살기에도 인생이 짧을 텐데 안타까운 일이지. 성자가 아닌 한 비판 한번 안 하고 살긴 어렵겠지. 하지만 가급적 남을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않기로 노력하는 건 중요해. 비판과 비난에는 불평이 따르기 때문에 자기한테도 좋을 리 없어.

이 대목에서 아빠는 영국 시인 새뮤얼 존슨이 남긴 유명한 문장을 떠올린단다. “하느님도 심판의 날이 오기 전까지는 인간을 심판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전지전능하다는 신도 심판을 유보하고 있다는데 우리네 보통 사람들이 남을 함부로 비판하는 건 건방지기 짝이 없는 노릇 아닐까.

딸아, 남을 비판하고픈 마음이 생길 때 조용히 눈을 감고 제 허물을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해와 용서의 마음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  


뒷담화하지 마라

딸아, 남을 함부로 비판하는 것도 나쁘지만 뒤에서 비판하는 것은 더 나쁘단다. 앞에서 못하는 말을 뒤에서 하는 건 비겁한 행동이지. 아빠는 모든 뒷담화는 마음속 열등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 뒷담화 대상은 대부분 뒷담화 하는 사람보다 앞서 가고 있다고 보면 돼. 앞서가는 사람을 뒷담화로 깎아내리려는 건 비열한 심보지.

사실 뒷담화는 아주 어리석은 짓이야. 뒷담화 내용은 십중팔구 당하는 사람 귀에 들어가게 돼있어.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세상에 완전한 비밀은 없다고 보면 돼. 뒷담화는 그걸 하는 사람과 앞에서 듣는 사람, 그리고 당하는 사람 모두에게 상처를 준단다. 

반대로 자리에 없는 사람을 칭찬해봐. 그 말도 십중팔구 귀에 들어가거든. 칭찬 전해 들은 사람 얼마나 기분이 좋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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