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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May 03. 2022

<20>딸아, 너에게 해줄 말 있어
-행복에 대해

행복은 바로 네 곁에 있다

딸아, 우리네 인생은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란다. 공부하는 이유도, 사랑하는 까닭도, 일하는 목적도 멋진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지. 하지만 행복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란다. 바로 네 곁에 있다고 생각해야 돼. 멀리 있다는 생각으로 평생 찾아다니다 결국 허탕 치고 마는 사람이 부지기수로 많단다. 안타까운 일이지.

“행복이란 우리 집 화롯가에서 성장한다. 그것은 남의 집 뜰에서 따와서는 안 된다.” 윌리엄 제럴드의 말이란다. 그래, 행복은 가까이에 있어. 네 마음속에, 가족과 더불어, 친구들과 함께 있어. 천국이나 극락도 마찬가지야. 사후에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해야 돼. 남과 비교하지 말고,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면 행복은 저절로 찾아 찾아오게 돼 있어.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행복의 출발점이다

딸아, 행복해지려면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단다. 아니, 비교하면 행복해질 수가 없어. 학력, 외모, 연봉, 사회적 지위 따위를 남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어. 심지어 남편의 능력이나 아파트 평수까지 비교한다고 생각해봐. 모든 것이 최상급이 아닌 이상 만족할 수가 없거든. 

남과 비교하지 않고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아빠는 잘 알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비교하게 되는 측면도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하지 않으려고 애써 노력해야 돼. 알베르 카뮈는 “행복하려면 남들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갖는 것은 금물이다”라고 말했단다.

결국 자기 주관을 뚜렷이 세워 살아가야겠다. 남이야 어떻게 평가하든 자신이 행복한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거지. 그래야 몸도 마음도 건강하단다.


만족할 줄 알아야 행복하다

“만족을 모르는 사람은 비록 부유해도 가난하고, 만족을 아는 사람은 비록 가난해도 부유하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이란다. 2500년 전에도 만족하지 못해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참 많았던 모양이다.

딸아, 네 주변을 둘러보면 아마 불만투성이일 거야. 행복하지 않아 보이는 사람에게 불만은 더 많지. 시험 잘 쳤는데 A학점이 나오지 않았다, 고급 미용실에 갔는데 파마가 잘 나오지 않았다, 입사 동기들 중에 일을 제일 잘하는데 승진에서 누락됐다, 연봉이 친구들보다 적다…. 누구나 불만을 가지려면 끝도 없어.

딸아, 소욕지족(少慾知足)이란 말이 있어. 적은 것으로 넉넉할 줄 알라는 말이지. 요즘 행복을 쾌족(快足)이라 바꿔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어. 가진 것이 아무리 많아도 만족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는 뜻이 배어 있단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라

딸아, 남과 비교하지 않고 만족할 줄 아는 사람에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어. 이런 사람이 행복한 사람의 전형이지. 

“감사는 최고의 항암제요 해독제요 방부제다.” 존 헨리의 말이란다. 이 말 들으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에겐 큰 병에 걸리지 않고 걸리더라도 금방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세상만사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감사한 일은 많고도 많아. 유대인들은 매일 밤 감사 기도를 드리는데, 하루 100가지 이상 감사할 거리를 찾는단다. 100가지를 찾으면 일상의 모든 것이 감사한 일이지 싶다.

딸아, 너도 잠자리에 들 때 감사 기도를 해보렴. 그때마다 한결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면 속에 넣어두지 말고 직접 표현하도록 해라.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단다.


소소한 행복을 찾아라

딸아, 행복을 거창하게만 생각하지 마라.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개발한 신조어 소확행(小確幸)은 정말 가슴에 담아야 한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것이 크지만 불확실한 행복을 구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란다. 큰 행복을 찾았다고 해서 반드시 지속되는 것도 아니거든. 

딸아, 소소한 행복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 할 수 있어. 반복되는 일상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거든. 덴마크의 휘게(hygge), 프랑스의 오캄(au calme) 스웨덴의 라곰(lagom)도 같은 뜻을 가진 말이지. 

따뜻한 봄날 공원에 나가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하나하나 살펴보렴. 나지막한 산에 올라 끊임없이 지저귀는 새소리에 귀 기울여보렴. 캄캄한 밤 촛불 하나 켜놓고 사랑하는 사람과 밀어를 나누어보렴. 이런 행복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행복이란다.


새로운 경험을 즐겨라

딸아, 일상이 따분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 공부든 일이든 리듬을 갖고 해야 행복할 텐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될 때가 많지. 모처럼 쉬는 시간을 얻었음에도 평소의 힐링 방식에 매몰되면 재미가 없어. 대부분 그렇게 살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딸아, 소소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마음껏 즐겨보렴. 매너리즘에서 금세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삶에 활력이 생긴단다. 청년기 새로운 경험은 머나먼 인생길에 좋은 밑거름이 될 수도 있어. 아이들에게 각종 여행이 유익하다고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란다. 네 나이 때는 젊기 때문에 뭐든지 도전해 볼 수 있어. 

이런 것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마음 맞는 친구 두어 명 골라서 당장 나서보렴. 미술관 기행, 캠핑, 사물놀이, 템플스테이, 별보기, 바다낚시, 한옥체험, 탐조여행….


전통시장에 가보아라

딸아, 바람 쐴 요량으로 가끔 전통시장에 가보아라.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서 좋단다. 전통시장에도 있을 건 다 있어. 전반적으로 물품 가격이 저렴하고 마트보다 싱싱한 식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단다.

전통시장의 묘미는 세상살이 실체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지. 그다지 청결하지 않아도 기분 나쁘지 않고, 복잡하고 시끄러워도 짜증 나지 않아. 상인들의 호객 경쟁에 갑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지. 장사 잘 되는 가게에선 삶의 희열을, 장사 안 되는 가게에선 인생의 고단함을 발견할 수 있단다. 또 가게 밖 노점상에선 삶의 치열함을 몸소 느낄 수 있단다. 

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나면 너 자신이 제법 행복한 사람임을 새삼 느끼게 될 거야. 세상은 더불어 행복해지는 법이거든. 전통 시장에서 배도 마음도 든든하게 채워보렴. 


대자연과 호흡해라

딸아, 틈날 때 대자연과 호흡하는 여유를 가져보렴. 혼자 깊은 숲 속에 들어가 보고, 확 트인 바닷가에 종일 앉아 있어 보아라. 천지를 붉게 물들이는 석양에 넋을 잃어보고, 별 바다에 빠져 밤새워 보아라. 자연은 우리에게 자유와 행복을 가져다준단다. 자연은 우리에게 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고 내어주기만 한단다.

네가 만약 순천만 갈대밭에 간다고 치자, 울릉도 성인봉에 오른다고 치자. 대자연이 너를 무척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신선한 공기와 약동하는 생명들이 너를 한껏 위로해 줄 것이다. 네가 외로움을 느낀다면 너보다 훨씬 더 오래된 외로움이 너를 안아줄 것이다. 고난고통을 헤쳐나갈 자신이 없다면 무한한 용기를 안겨줄 것이다.

너는 대자연의 화음에 숨죽이며 호응해주기만 하면 돼. 대자연과 함께하는 행복이 참 행복이란다.


단순하게 살아라

딸아, 삶은 단순해야 행복하단다. 가사 용품이든, 직장 일이든, 인간관계든, 생각이든 매사 복잡하면 피곤해. 최근 들어 미니멀리스트가 늘어나는 이유겠다. 너도 미니멀리스트 까진 아니더라도 가급적 단순하게 살도록 노력하렴. 

집안 곳곳에 꽉 차있는 물건, 너무 많은 전화와 약속, 꼭 하지 않아도 되는 볼일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를 억누르지. 이런 것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자유를 얻을 수 있단다.

단순한 삶의 핵심은 속마음에 충실하는 거야. 네가 진정으로 하고 싶고 갖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밖으로 드러내는 거지. 잡동사니로 여겨지는 욕망은 가차 없이 쳐내는 것이 좋아. 그리고는 네가 진짜 원하는 것에 몸과 마음을 올인 하렴. 선택과 집중을 하란 말이지. 그렇게 하면 틀림없이 결과물이 더 좋아질 거야. 그리고 행복해질 거야.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딸아, 행복은 바로 네 곁에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톨스토이는 이런 말을 남겼단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있는 것은 현재뿐이다. 현재의 삶은 매 순간이 그 어떤 것보다 더 소중하다.”

그렇다. 과거는 후회할 필요가 없고 미래는 걱정할 이유가 없어. 후회와 걱정은 현재의 행복을 갉아먹을 뿐이야. 소중한 시간마저 빼앗아 가지.

맏딸 다원아, 든든한 남편이 옆을 지켜주고 있고 안정적으로 직장 생활하는 너는 더없이 행복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둘째 딸 다현아, 영끌이긴 해도 벌써 집을 구하고 남자 친구도 있는 너도 다른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생각하렴. 막내딸 다경아, 번듯한 직장에다 남자 친구가 있고 집에 혼자 남아 부모사랑 독차지하는 너도 행복을 만끽하며 살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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