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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Aug 04. 2023

<12> 모든 도전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도전

-조수미(성악가)의 좌우명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1962~ )는 강렬했던, 그러나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불행일까 다행일까? 만약 첫사랑이 결실을 맺었다면 불세출의 프리마돈나가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서울대 음대에 수석으로 입학한 그는 2학년에 올라가자마자 경영대에 다니는 동갑내기 K한테 마음을 빼앗겼다. K에겐 다른 여자친구가 있었고 조수미도 그 사실을 알았지만 K에게 “나와 그 친구 중에 선택하라”며 과감하게 대시한 결과 K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모범생 조수미는 연애를 시작하면서 학업을 완전히 내팽개쳐버린다. 다방, 극장, 디스코클럽에 다니느라 수업은 밥 먹듯이 빼먹었다. 세계적인 성악가가 될 것이라며 한껏 기대했던 부모와 지도교수의 조언과 꾸지람도 소용없었다. 낙제 과목이 속출하고, 학점은 졸지에 바닥을 드러냈다. 졸업정원제 시절이라 수석 입학한 조수미라도 제적을 피할 수 없었다.


인생의 기로에 섰다. 지도교수의 조언에 따라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날지, 연애를 계속할지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자신의 타고난 목소리와 음악적 재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조수미는 다행히 유학을 결심하게 된다. 이 결단을 그는 ‘아름다운 도전’이라고 명명했다. 이 문구는 일생의 좌우명이 됐다. K도 유학을 막지 않았다.


그에게 제2의 음악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조수미의 도전은 곧바로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5년 과정인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2년 만에 졸업하는 천재적 역량을 발휘하는가 하면, 불과 24세 나이에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세계 무대에 당당히 데뷔하는 데 성공했다. 


조수미는 얼마 안 가 명실상부 세계 최고 소프라노에 등극한다. 30세 이전 세계 5대 오페라극장 주연, 동양인 최초 6개 국제콩쿠르 석권, 동양인 최초 황금기러기상(최고 소프라노) 수상, 동양인 최초 그래미상(클래식 부문) 수상이 그것이다. 오랫동안 세계 최고 프리마돈나 자리를 지켜온 조수미는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 공식주제가 ‘Here as ONE’을 개막식 무대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인생에서 도전은 필연이다. 크든 작든 순간순간 도전이냐, 포기냐를 선택해야 할 때가 있다. 도전은 열정을 필요로 하기에 누구나 일단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그 과정이 힘들기도 하지만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다. 도전하지 않고 포기하면 만사 편하긴 하다. 조수미도 유학 가지 않고, 연애와 결혼에 만족했다면 더 편안한 인생길을 걸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포기한 데 대한 아쉬움과 후회는 엄청 클 것이다.


도전이란 정면으로 맞서 싸움 거는 것을 말한다. 주어진 목표물을 향해 과감하게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위대함은 도전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도전은 항상 아름답다. 조수미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의 아름다운 도전은 내 생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의 자신감을 장착해야 한다.

 

“사람들은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도전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믿는다.”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남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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