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처럼 Jun 03. 2024

<13> 호기심은 지적 생활의 본능적 기초다

<호기심>

-끊임없이 질문하라

-관찰, 신념, 인내심, 근면성과 연결하라



호기심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지식 획득을 위한 기술과 연결되어야 한다. 그것은 관찰하는 습관, 그리고 지식의 가능성에 대한 신념과 인내심, 근면성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호기심이야말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특성”이라고 했다.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거나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기에 인간이라는 뜻이겠다.  


인간에게 호기심이 각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미지의 존재나 사실을 알고 싶어 하는 지식 탐구 욕망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호기심이 있기에 탐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것이 있기에 연구와 발명을 통한 인류 문명 발전이 가능하다. 러셀은 저서 ‘교육에 관하여’에서 호기심의 중요성을 눈에 띄게 강조했다. 지성 개발이라는 중요한 교육 목표를 달성하는 데 호기심보다 중요한 게 없다는 것이 러셀의 생각이었다.  


지적 생활의 본능적 기초는 호기심이다. 초보적 단계의 호기심은 동물에게도 있다. 하지만 지성은 활발한 호기심을 요구한다.”


러셀에게 호기심은 지식 획득, 지성 개발의 원동력이다. 어릴 때부터 호기심을 살리고 키워서 지적 성취를 추구하는 사람이라야 성공할 수 있고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출세한 사람들의 어린 시절을 추적해 보면 대부분 호기심이 충만한 아이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러셀은 5세 때 할머니 집에 살면서 지구가 둥글다는 말을 처음 듣고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땅바닥에 구멍을 파 실제로 반대편 오스트레일리아가 나오는지 확인하려고 했다. 그가 어려서부터 수학에 남달리 관심이 많았던 것도 절대적 지식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제인 구달이 닭의 알 낳는 순간을 제 눈으로 확인하려고 냄새나는 닭장 속에 숨어 몇 시간이나 지켜본 것, 토머스 에디슨이 닭 대신 자신이 알을 품어 병아리를 부화하려고 한 것, 오토 릴리엔탈이 날갯짓의 공기역학에 관심을 갖고 황새를 눈여겨 관찰한 것은 모두 어린아이의 호기심이었다.


무슨 분야든 큰 성과를 올리는데 호기심이 더없이 중요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모든 호기심은 창의성에다 열망과 열정을 부르기에 우수한 두뇌 못지않게 중요하다. 위인들이 남긴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라 생각된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다만 호기심이 많을 뿐이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며 새로운 문을 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우리는 호기심이 있는 동물이며, 호기심이 우리를 새로운 길로 끊임없이 인도하기 때문이다.”(월트 디즈니) “가장 위대한 업적은 ‘왜’라는 아이 같은 호기심에서 탄생한다. 마음속 어린아이를 포기해선 안 된다.”(스티븐 스필버그)


러셀은 어릴 적 자녀의 호기심을 중시한다면 어떠한 내용의 질문도 막지 말고 받아주라고 했다. 질문의 양이 곧 호기심의 양이기 때문에 질문을 차단하는 것은 호기심을 억압하는 것이란다. 그리고 부모가 아는 내용은 무조건 상세하게 설명해 주라고 했다. 질문과 답변 과정에서 또 다른 호기심이 생기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사실 인간은 질문하는 동물이라 할 수 있다.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면 인간이라 할 수 없을뿐더러 인간일지언정 살아있다고 말할 수 없다. 설령 살아있다 해도 성장이 중단된 생명체일 뿐이다. 배우고 익히는 것을 포기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질문하지 않는 어린아이를 상상해 보라. 이런 아이는 호기심이 없다는 뜻이며, 이는 성장 욕구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질문은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는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누구나 질문을 해야 답을 얻을 수 있다.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많은 답을 얻을 수 있다. 가장 훌륭한 답은 가장 훌륭한 질문을 하는 사람의 몫이다. 질문을 제대로 할 수만 있다면 원하는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다.


  혹시 어린 자녀가 질문을 전혀 하지 않거나 꺼린다면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호기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단지 질문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성격이 지나치게 소극적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질문을 자주 해야 자기 생각에 자극이 생겨 추가적인 질문 욕구가 커질 수 있다. 그래야 호기심도 살아난다.


그런데 아이의 호기심이 불건전하거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쪽으로 향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경우에도 계속 호기심을 북돋워줄 것인가? 세상의 많은 부모들이 한 번쯤 고민하고 걱정하는 문제다. 이에 대한 러셀의 지침은 확고하다. 막무가내 금지하거나 도덕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올바른 처방이 아니라고 말한다. 호기심을 단번에 차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러셀은 이런 경우 금지할 것이 아니라 거꾸로 모든 정보와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피곤할 만큼 싫증 나게 만드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아이가 더 이상 알고 싶은 것이 없도록 만들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음란물에 대한 호기심이다. 음란물에 대해 금지하고 꾸지람할 경우 호기심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했다.


다만 호기심이 도를 넘어 집착에 이를 경우 병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의사의 치료법 역시 금지나 꾸중이 아니라 과다한 정보 제공으로 질리도록 만드는 방법이 좋다고 러셀은 조언했다. 아이의 특별한 흥미를 병적인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러셀은 ‘교육에 관하여’에서 호기심이 훌륭한 결실을 맺으려면 지식 획득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했다. 첫머리에 소개한 문장이 그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기술은 네 가지다. 첫째, 관찰하는 습관이란 구달이나 릴리엔탈의 어린 시절처럼 호기심의 기초적인 단계다. 호기심이 있다면 누구나 자세히 관찰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이다. 가족들이 관심을 북돋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호기심이 빛을 발하려면 현재의 자기 지식에 대한 신념이 굳건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내뱉는 말에 쉽게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아직 호기심 차원이어서 옳은 지식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더라도 자기 신념이 분명할수록 지적 성취가 수월해질 것이다. 러셀은 관찰을 계속하고 신념을 지키려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무슨 일이든 참을성이 없으면 포기하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근면성도 중요하다고 보았다. 남달리 호기심을 가졌던 분야라면 물이 나올 때까지 부지런히, 끝까지 우물을 파볼 가치가 있다. 아무리 두뇌가 뛰어나더라도 근면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 있는 지적 결실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아동기를 지나 나이가 들면 누구나 호기심이 줄어든다 “호기심에는 연령 제한이 없다”라는 말이 있지만 나이 든 사람 위로하는 말일뿐이라 생각된다. 러셀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나이가 들면 지적 충동과 갈망이 점차 줄어들다 마침내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고,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고 했다. “이 단계가 바로 ‘세상이 개판이다. 우리가 젊었을 때와 딴판이다’라는 소리가 나오는 때다. 지금이 옛날과 다르다는 말은 곧 호기심이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호기심을 유지하려고 애써 노력해야겠다. 호기심을 갖고 살아야 나이 들어도 늙지 않는다. 청년이라도 호기심이 없으면 노인이고, 노인이라도 호기심이 있으면 청년이라 하겠다. 정신적 활력과 함께 지적 발전이 호기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러셀은 ‘이해관계를 떠난 호기심’에 관심이 많았다. 아동기를 지나면서 호기심의 범위나 강도가 줄어들 경우에도 그 질을 발전시킬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보편적 진리에 대한 관심이 그것이다. 어릴 때는 개별적인 진리, 즉 자기 자신의 성공이나 행복을 위한 지식에 큰 관심을 가졌다면 나이 들면서는 세상에 대한 연민과 사랑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러셀은 호기심에 있어 보편성의 정도가 클수록 그 속에 포함된 지성의 가치가 높다고 했다. 이런 지식을 추구하는 호기심이야말로 순수한 호기심이라고 러셀은 평가한다. 자신의 수학 사랑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거침없었던 그의 세계 평화운동도 여기에 포함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그는 죽는 날까지 호기심을 갖고 살았다.


호기심이 있는 사람은 무료하지 않다. 심심해할 이유도 없고 그럴 시간도 없다. 우울할 여가도 없고 남과 싸울 일도 없다.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고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간직한 사람은 아직 성장하는 중이다. 러셀은 열린 마음이어서 그렇다고 했다. 


“열린 마음은 지식에 대한 욕망이 순수할 때 언제나 존재하는 속성이다.”

작가의 이전글 <12> 일관된 진정성으로 신뢰를 구축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