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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Jun 08. 2021

4-7 10원은 아끼고 100원은 써라

사치는 탐욕이며 행복과 무관. 검약하되 인색하게 살지는 말자

<검약에 관한 명언>


*검약은 훌륭한 소득이다.(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

*원하는 것을 사지 말고 필요로 하는 것을 사라. 필요하지 않은 것은 1원짜리라도 비싼 것이다.(마르쿠스 카토)

*버는 돈에 비해 적게 쓰는 법을 안다면 ‘현자의 돌’을 가진 것과 같다.(벤자민 프랭클린)

*지나치게 소박한 생활을 했다고 후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레프 톨스토이)

*사치하면 교만하기 쉽고 검약하면 고루하기 쉽다. 교만한 것보다는 차라리 고루한 것이 낫다.(논어)



<생각 나눔>


“10원은 아끼고 100원은 써라.”


어릴 적 할아버지한테 자주 들었던 얘기다. 각종 모임 다녀와서 가족들에게 바깥 소식 전할 때 주로 이런 멘트를 하셨다. 작은 돈을 한두 푼이라도 절약해야 비로소 큰돈이 되며, 사람 행세 제대로 하려면 꼭 써야 할 땐 큰돈이라도 흔쾌히 내놓을 줄 알아야 한다는 해설이 뒤따랐다.


술 드신 할아버지 잔소리 정도로 생각했던 이 말이 나이 들수록 가슴에 와닿는다. 돈에 대한 철학, 돈과 삶의 관계를 이처럼 지혜롭게 묘사한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글공부 일천한 시골 노인의 가르침이지만 동서고금 어떤 현인의 명언 못지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검약은 예나 지금이나 삶의 중요한 덕목이다. 그것은 미래의 편안함을 위해 현재의 욕구를 억제하는 능력이다. 검약하지 않고 부자 되는 사람 거의 없고, 검약함에도 가난한 사람 또한 거의 없다. 현재 우리는 유사 이래 가장 풍족한 세상을 살고 있지만 낭비를 일삼으면 언제 빈털터리가 될지 모른다.


우리 사회의 경우 가난을 직간접으로 경험한 노년층과 중장년층은 검소하고 절약하는 생활이 몸에 배어있다. 이에 반해 청년들 중에는 사치, 혹은 낭비의 수렁에 빠진 이를 흔하게 본다. 사치는 습관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청년기 사치는 미래의 궁핍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기본 재산이 거의 없는 청년의 사치는 자립기반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염려가 아닐 수 없다. 단칸 셋방살이 못 면하는 주제에 비싼 외제차에다 명품만 골라 찾는 청년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연봉 제아무리 많아도 경쟁 삼아 흥청망청 써대면 감당이 불감당이다. 과시욕에 따른 사치는 행복을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실제로 사치는 행복과 무관하다. “행복을 사치스러운 생활 속에서 구하는 것은 마치 그림 속의 태양에서 빛이 비치기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 시절 누릴 것 다 누리고 간 나폴레옹 1세의 말이다.


사치가 행복을 가져오지 않는 이유는 사치할 경우 아무리 부유해도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치는 탐욕의 어머니란 말이 나온 이유다. 반대로 소박한 삶을 사는 사람은 큰 욕심을 갖지 않기에 매사 여유가 있다. 비록 가진 것 부족하지만 남에게 베풀려는 마음까지 생긴다.


인생 황금기 18년 동안 벽지에서 유배생활을 한 정약용이 이를 몸소 경험했던 것 같다 “내가 귀양살이하면서 수령들을 살펴보았는데 나를 동정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은 모두가 그 의복이 검소했고, 화려한 옷을 입고 얼굴에 기름기가 돌며 음탕한 짓을 하는 수령은 나를 외면했다.” 


검소하고 절약해야 한다고 무작정 돈을 쓰지 말라는 게 아니다. 절약과 저축이 미덕일지라도 인색할 정도가 되면 곤란하다. 꼭 써야 할 때 쓰지 않고 움켜쥐고만 사는 구두쇠, 수전노는 또 다른 불행이다. 인색함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주머니 여는 것을 외면하는 것이기에 사치 못지않은 탐욕이다. 남에게 손가락질받기 일쑤이며, 자기 스스로 부자유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돈에 노예가 되는 꼴이다. 행복할 리 없다.


역시 중용이 답인가 보다. 분수를 알고 절제하며 만족하는 삶을 즐기되 남을 위한 쓰임새가 생기면 기분 좋게 베풀 줄도 알아야 한다. 검이불인(儉而不吝)이 바로 그것이다. 검소하되 인색하지 않게 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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