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의 문제일까, 아니면 그것마저 핑계일까
아이를 낳고 나서인지 언제부턴가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그 기간이 되면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소용돌이친다. 기복이 별로 없는 편이었는데 아이가 생기고, 아이로 인해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면 너무 힘들다.
머릿속이 너무 정리가 안돼서 이렇게 글로나마 좀 쏟아내면 낫지 않을까 싶어, 글로나마 적어 내려가본다.
퇴근 후 아이를 픽업하고 쇼핑몰에 가서 싸 온 도시락을 먹이고, 먹고 싶다는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였다. 그렇게 순탄한 오늘이 마무리 되나 싶더니, 왜인지는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아이가 나에게 발길질을 하는 시늉을 했었다. 어제만큼은 그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다. 하면 안 된다고, 짧게 말해주었다.
오늘 아침,
아이가 없는 나였다면 신날 수밖에 없는 금요일에, 날씨도 좋겠다, 신나는 오후 약속이 기다리는 오늘이었겠지.
아이가 일어나자마자 투정을 부린다. 무언가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아침을 세팅해 주고 돌아서려는 찰나 나의 뒤통수에 날 때리려는 시늉이 느껴졌다.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지금 뭐 하는 행동이냐고,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이다. 엄마 지금 너무 화가 나니까 빨리 유치원 갈 준비 하라고.
아이가 나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진심이 느껴지질 않았다. 눈빛이 도대체 엄마는 나에게 왜 저렇게 화가 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 눈초리였다.
그 눈빛이 나를 더 화나게 했다.
요새는 이성을 잃고 아이에게 소리 지르는 일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 소리 지르고 나서 나의 감정이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말을 하지 않았다. 엄마 기분이 별로이니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아이는 나의 눈치를 살폈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출근하는 차 안에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이 글을 쓰는 동안도 눈물이 나는 것 같다.
시간이 흘러 이 글을 보면 왜 그랬나 싶기도 하겠지.
무엇이 나를 그렇게 화나게 했을까.
아직 혼자 단추도 잘 못 꿰는 아이에게 어떤 것을 바라서였을까.
5살이 된 아이는 이제 도덕적, 부도덕적인 것을 판단하고 있는 듯 한데 저런 행동들을 알면서도 해서일까.
돈이라도 좀 아끼고 싶어서, 아이에게 그래도 좀 건강한 것을 먹이고 싶어서 퇴근하자마자 부랴부랴 도시락 싸서 하원하는 아이 놓칠세라 데리러 갔었던 어제.
아침부터 따스한 보리차 먹이고 싶어서 출근 준비 중 등원시간이 다가오자 머리에서 떨어지는 물도 채 닦지 못한 채 보리차를 팔팔 끓이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일어나자마자 다짜고짜 나에게 짜증을 내는 아이의 모습이 화가 나서 일까. 모든 것이 아이를 위해서 내가 이렇게 희생하는데, 노력하는데 누구도 알아주지 못하는 이 상황들이 화가 나는 것일까.
아직 5살밖에 안 되는 아이에게 보상심리를 바라는 이런 유치한 생각을 하는 내 모습들에 화가나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