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씽킹 특강: 디자인 씽킹이 한마디로 뭐냐고요?

디자인씽킹을 정의하는 7가지 키워드

by 정병익

디자인 씽킹에 관한 책을 출간한 뒤, 다양한 곳에서 강연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책이 큰 인기를 끈 건 아니지만, 예전에는 저를 전혀 몰랐을 기관이나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오니 무척 신기하고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청중들로부터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결국, 디자인 씽킹이 뭐예요? 한마디로 말하면요.”


미리 예상했던 질문이지만 막상 받으면 늘 당황스럽습니다. 새로운 개념이나 익숙하지 않은 사고방식을 간단히 설명하는 건 늘 어려운 일이죠. 그래도 제 나름대로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해보려 애씁니다.


“디자인 씽킹은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한 문제 해결 방식인데요, 기존의 논리적 사고법과는 달리 유연하고 때론 엉뚱하게 보일 수도 있는 접근을 합니다. 고객과의 공감에서 출발해, 고객이 평소 가장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즉, 페인 포인트(pain points)—를 발견하고, 귀추법(abduction)이나 ‘How Might We’ 같은 질문 기법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한 뒤, 이를 시제품으로 만들어 고객과 함께 검증해나가는 방식입니다. 요약하자면, 고객 중심의 문제 해결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름 충실하게 설명했다고 생각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종종 이렇습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더 어렵네요...”

설명할수록 멀어지는 개념, 디자인 씽킹. 우리는 과연 이것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선구자 및 학자들의 정의를 한번 살펴보죠. 먼저 아이디오의 CEO 팀 브라운의 정의입니다.

“디자인 씽킹이란 디자이너의 감수성과 방법들을 사용하는 훈련법으로,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을 고객 가치와 시장의 기회로 바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다음은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를 쓴 로저 마틴의 정의입니다.

“디자인 씽킹을 활용하는 조직은 문제 해결을 위해 디자이너들의 가장 중요한 기법을 활용한다. 그것은 바로 귀추법이다.”


다음은 스탠퍼드 D스쿨의 정의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창의적 역량을 갖추었다. 우리는 사람들이 디자인을 활용해 그들의 창의적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어떤가요? 디자인 씽킹이 무엇인지 다가오나요? 아직 와닿지 않는 분도 있을 겁니다. 힌트를 좀 더 드릴게요. 제가 생각하기에 디자인 씽킹을 정의하는 핵심 키워드는 다음 일곱 가지입니다.


1. 열린 공동 창조

디자인 씽킹은 특정 전문가의 독점적 영역이 아닙니다. 디자이너, 기획자, 마케터 혼자서 고민하기보다는, 고객과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해답을 만들어가는 열린 협업 과정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지식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때, 비로소 진정한 혁신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2. 고객 중심

디자인 씽킹은 고객의 경험을 바탕으로 출발합니다.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의 삶에 어떻게 다가갈지를 한 발 앞서 상상해보는 것—바로 이것이 진짜 고객 중심 사고입니다.


3. 이질적 배경을 가진 팀워크

디자인 씽킹의 핵심은 협업이며, 특히 나와 다른 관점과 경험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할 때 혁신의 가능성이 커집니다. 로저 마틴은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에서 인간의 창의성은 엄지와 검지처럼 서로 마주 보는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합니다. 두 손가락이 마주 보기 때문에 우리는 섬세한 동작과 도구 사용이 가능하죠. 마찬가지로 논리와 직관, 서로 다른 생각이 충돌하고 조화를 이룰 때 창의적 해결책이 나옵니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구성원 간의 의미 있는 충돌과 협업이 디자인 씽킹의 토양입니다.


4. 장기적 관점/큰 스케일의 지속 가능성

디자인 씽킹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기적 문제 해결을 위한 마라톤에 가깝습니다. 하루아침에 풀리는 문제라면 디자인 씽킹은 필요 없습니다. 디자인 씽킹은 기존 방법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복잡하고 다면적인 문제, 이른바 위키드 프라블럼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환경, 양극화, 교육 격차 등 거대한 사회문제를 다룰 때, 디자인 씽킹은 지속 가능하고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프레임입니다.


5. 빠른 실험 정신, 그리고 반복

디자인 씽킹은 완벽한 계획보다는 즉각적인 실행을 중시합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작게라도 직접 만들어보고 실험해보는 태도—이른바 ‘작게, 빠르게, 자주 실패하기’가 이 사고방식의 본질 중 하나입니다. 완벽을 기다리기보다는, 실험을 통해 배우며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빠르게 실험하고 다시 반복합니다. 필요하면 공감하기로 돌아가거나 아이디어 도출하기로 가기도 합니다. 특정 단계를 건너뛰기도 합니다. 비선형 문제해결 방법론입니다.


6. 공감, 그리고 이타적 시선

디자인 씽킹은 언제나 공감에서 시작합니다. 특히 위키드 프라블럼처럼 구조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는, 종종 가장 목소리가 약한 사람들—취약 계층의 고통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이들에게 다가가고 이해하려는 태도는 단순한 공감을 넘어 이타적인 실천 의지로 확장되곤 합니다.


7. 좌뇌와 우뇌의 균형, 양손잡이 사고

디자인 씽킹을 단순히 우뇌형(창의적) 사고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좌뇌의 논리성과 우뇌의 직관성을 동시에 활용하는 사고법입니다. 이 두 가지 사고 체계를 균형 있게 사용하면서 생기는 갈등과 긴장을 창의적으로 풀어가는 태도, 즉 양손잡이 사고는 디자인 씽킹의 본질을 잘 드러냅니다. 좌뇌가 수렴적 사고라면 우뇌는 분산적 사고입니다. 수렴과 분산이 함께, 그것도 여러 차례 일어나는 양손잡이 사고입니다.



디자인씽킹을 한마디로 정의하려기보다는 7대 키워드를 잘 살려서 활용하다보면 오히려 몸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됩니다. 몸으로 먼저 해보고, 마음으로 이해하고 머리로 정리해보시는 것이 어떤가요?


* 본 내용은 제 저서인 '생각은 양손잡이처럼'의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각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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