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국제화 전략: 유학생 유치 전략

외국인 유학생 유치, 어떻게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인가?

by 정병익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단순히 ‘학생 수’를 늘리는 행정적 과제가 아닙니다. 이제는 대학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국제화 전략이며, 지역 사회의 활력 제고와 인구 감소 문제 해소에도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유학생 유치 전략은 크게 네 가지 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① 교육과정 특성화, ② 맞춤형 지원 체계 구축, ③ 적극적인 유치 활동, ④ 사회 정착 지원입니다.

20230817113604549.png 출처: 교육부


1. 교육과정의 차별화 – 유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

국내 대학은 유학생의 배경과 수요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이에 부합하는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야 합니다.

한국어 트랙 vs. 영어 트랙: 국가별 한국에 유학오는 목적과 수업을 듣고 싶은 언어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중국, 베트남, 우즈벡, 몽골 등에서는 한국어로 수업을 듣고 싶어하며 이 중 중국 학생들은 한국에서 졸업장을 따고 본국에 돌아가서 '성'을 이동해서 현지 취업을 하는 것이 목적인 반면 나머지 국가 학생들은 한국에서의 취업과 정착이 주 목적입니다.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파키스탄 출신 학생은 한국에서 취업 및 정착이 주 목적이지만 영어 트랙으로 공부하고 싶어합니다. 대학 입장에서는 한국어 트랙이 운영이 편합니다. 따라서 수도권 대학은 한국어 트랙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한국어 트랙은 경쟁력이 없고 영어 트랙을 먼저 개설합니다.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 유학생 대상 수업의 핵심은 잘 가르쳐야 합니다. 한국으로 유학오는 유학생은 기본적으로 경제활동 등 외부의 유혹에 취약한 학생이 대부분입니다. 대학교에서 안정적으로 2년 혹은 4년간 수학할 수 있도록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티칭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우수한 교원 채용: 좋은 프로그램은 결국 좋은 교수진으로부터 나옵니다. 영어 트랙을 운영할 경우 기존의 한국인 전임교수를 활용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영어 트랙에 걸맞는 글로벌한 교원을 채용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 한국어 트랙으로 오던, 영어 트랙으로 오던 한국어 스킬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입니다. 한국어 수업은 교육과정 중에, 그것도 필수과목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영어 트랙이라고 한국어가 필요없다구요? 아닙니다. 영어 트랙 학생들 역시 한국에 오자마자 알바를 하려고 합니다. 그럴 경우 한국어 스킬은 필수적이며 대학교에서 이를 지원해줘야 안정적으로 정착합니다. 한국어 수업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비교과 프로그램, 한국어 클리닉, 한국 학생과의 버디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실무 중심 커리큘럼 확대: 산업 현장 연계 프로그램, 인턴십, 캡스톤 디자인 등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교과과정을 통해 학위 후 취업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 AWS, 시스코 등 업체는 대학교의 유학생 대상 클라우드, AI 수업 등을 교과/ 비교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업체와 협업할 경우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습니다. 대학에서는 라이즈나 글로컬 예산을 활용해서 실적을 쌓고, 학생들에게는 글로벌 스탠다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학생들은 취업 시장에서 환영받는 certificate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맞춤형 장학금 제도: 성적 기반뿐 아니라 지역·국가별, 경제적 여건 등을 반영한 다양한 장학금 제도를 마련해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2. 유학생 지원 체계 – ‘안정적인 유학 생활’ 보장

단순한 행정 지원을 넘어, 유학생의 전반적인 대학 생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인프라가 필수적입니다.

전담 조직 운영: 유학생 상담센터, 유학생 지원센터 등 전담 부서를 통해 상담, 비자, 보험, 기숙사, 의료 서비스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기도 한 전문대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유학생 지원 서비스에 깜짝 놀란 경험이 있습니다. 유학생들을 위한 국제관을 마치 은행 혹은 병원처럼 구성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학생들은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에 맞춰 번호표를 뽑고 대기합니다. 그리고 비자 서비스, 취업 상담 등 본인이 선택한 메뉴에 맞춰 해당 사무실로 방문하고, 해당 사무실에는 해당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다국적 직원 및 인턴이 마치 은행처럼 학생들을 반깁니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 언어 및 문화 적응 프로그램, 튜터링, 멘토링 시스템 등을 통해 유학생이 학업과 사회생활에 모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영역을 전담으로 서비스하는 전문업체가 대거 등장했습니다. 담당 직원을 1명 채용하는 것 대비 오히려 이러한 업체를 적극적으로 아웃소싱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전략적 유학생 유치 활동 – ‘적극적이고 정교한’ 글로벌 마케팅

유학생 유치는 경쟁입니다. 더 이상 수동적으로 기다릴 수 없습니다.

외국인 유학생 입학 전담 조직 구축 및 활용: 세종대, 우송대는 외국인 교수/ 직원으로 구성된 Regional manager 제도를 운영합니다. 예를 들어, 국제교류처에 5~10명의 직원이 있는데 주요 국가별 해당 국가 출신의 동문을 활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해당 리져널 매니저는 담당 국가별 에이전트 및 고등학교를 관리하고 자매대학을 발굴하며 지자체와 숏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합니다. 필요 시, 듀얼 디그리, 교환학생 등을 기반으로 조인트 캠퍼스, 프랜차이즈 캠퍼스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개발하기도 합니다.

에이전트를 전략적으로 활용: 에이전트 활용은 매우 조심스러운 영역입니다. 여전히 한국 교육부는 에이전트 활용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에이전트를 활용하지 않는 대학을 찾기 힘든 것 역시 현실입니다. 에이전트를 활용한다면 전략적으로 활용하세요. 예를 들어, 대학의 인력을 활용해서 공략하기 어려운 시장은 에이전트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에이전트는 촘촘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에이전트의 사무실을 주기적으로 방문, 타 대학과의 실적, 타 대학 국제교류처 등을 통한 평판을 크로스 체크 하는 등 지속적으로 에이전트의 품질을 관리해야 합니다. 우수한 에이전트는 확실하게 보상을 해주는 당근책도 필요합니다. 우수한 학생을 꾸준히 보내주는 에이전트에게는 2~3년에 한번씩 한국에 초대하는 항공권을 끊어주는 등 '확실하고 시원한 보상'이 주요합니다. 학생 이탈이 심한 에이전트에게는 커미션을 깎거나,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 에이전트 계약을 해지하는 등 채찍도 활용해야 합니다.

디지털 매칭 플랫폼 활용: 최근에는 에이전트 비즈니스를 넘어 학교와 학생을 직접 매칭해주는 플랫폼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학교가 원하는 국가와 국가별 목표 학생 수를 입력하면 거기에 맞춰 학생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입니다.

현지 오피스 혹은 Representative 활용: 일본의 APU 대학은 아시아권 대학 중 주요 국가별 현지 오피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입니다. 호주의 주요 대학을 보면 홈페이지에 주요 국가별 Representative를 보여주고 컨택 포인트로 제시합니다. 주요 국가별 현지 오피스, 혹은 현지에 체류하는 Representative를 활용하면서 동시에 그들이 에이전트를 관리하도록 하면 더욱 체계적인 글로벌 마케팅이 가능해집니다. 현지의 직원은 현지 고등학교 방문, 유학 박람회 참여 등이 용이합니다. 마지막으로, 동문을 국가별 ambassador로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입니다.

현지 홍보의 고도화: 해외 유학 박람회 참여뿐 아니라, 현지 대학·고등학교와의 MOU 체결, 설명회 개최 등 직접적인 접촉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디지털 기반 다국어 홍보: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주요 언어로 대학 정보를 제공하고, SNS, YouTube, 온라인 설명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국가별 맞춤 전략: 단일한 접근이 아닌, 국가별 교육 수요와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유치 전략 수립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STEM 분야를 선호하는 국가와 인문·예술 계열에 관심이 높은 국가의 전략은 달라야 합니다.


4. 유학생의 사회 정착 – ‘졸업 후’를 설계하는 대학

유학생 유치는 졸업장을 수여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대학의 중요한 책임입니다.

취업 연계 프로그램 강화: 진로설계, 이력서 작성, 인터뷰 대비 교육은 물론, 국내 기업 및 공공기관과의 취업 연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정주 환경 조성: 문화 체험, 지역사회 봉사, 교류 행사 등을 통해 유학생이 ‘외국인 방문자’가 아닌,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제도 개선 촉진: 비자 발급·연장, 취업 비자 전환, 거주 요건 완화 등 행정적 장벽을 낮추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단기적 성과를 위한 정책이 아닙니다.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투자입니다. 단순한 수치 증가를 넘어, ‘질적 성장’을 이끌어내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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