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는 국제대학의 10가지 특징 (4)

4. 학장, 국제교류처장 등 리더십 선임의 전략 부재

by 정병익

실패하는 국제대학의 10가지 특징에 대해서 지난 글에서 간단히 알아봤다. 이제부터는 그 10가지 특징에 대해서 하나씩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오늘은, "4. 학장, 국제교류처장 등 리더십 선임의 전략 부재"에 대해서 좀더 썰을 풀어보겠다.


국제대학이 실패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핵심 리더십 자리에 “적당한 사람”을 앉히는 관행이다. 이때의 ‘적당한 사람’이란, 단순히 연공서열상 차례가 되었거나, 갈 곳이 마땅치 않거나, 조직 내 갈등을 피하기 위한 타협의 산물로 선택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제대학은 대학 전체의 글로벌 전략을 선도해야 할 미래지향적 조직이며, 그 수장을 선임하는 일은 대학의 ‘국제화 생존전략’을 실현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결정이다.

✅ ① 국제대학장의 역할은 단순한 보직 이상이다

국제대학장은 단순한 ‘보직교수’가 아니다. 하나의 새로운 단과대의 총괄 운영자이자, 대학의 글로벌 전략을 실행하는 사령탑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 자리에 요구되는 자질은 기존의 전통적인 학과 운영 경험과는 전혀 다르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복합적 리더십 역량이 필요하다:

영어 기반 교육과정 설계 및 운영 경험

다국적 교수진 및 외국인 학생 관리 능력

글로벌 파트너 대학과의 협력 사업 기획·조정 능력

전공과 비교과, 산업체 연계 글로벌 프로그램 총괄 역량

국제 교직원과의 다문화적 조직 운영 경험


이처럼 요구되는 역량의 스펙트럼이 넓고 깊은데도, 많은 대학에서는 단순히 “누가 지금 비어 있나?”, “누가 부드럽게 조직을 이끌 수 있나?”, “누구를 보내면 내부 반발이 적을까?”라는 기준으로 임명한다. 이는 국제대학을 미래 전략 조직이 아닌, 조직 내 갈등 완화용 혹은 인사 정리용 조직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 ② 국제교류처장과의 유기적 협업이 핵심

국제대학장이 교육과정, 학사제도, 교수 운영 등 내적 시스템을 총괄한다면, 국제교류처장은 유학생 유치, 해외 대학 제휴, 국제행사 운영 등 외부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자리이다. 이 두 보직은 각각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 하며,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글로벌 복수학위·교환학생 운영: 교육과정 조정은 국제대학, 제휴 협상은 국제교류처가 담당

해외 홍보 마케팅: 입학 브로셔, 영상 콘텐츠 등은 국제교류처 주도, 프로그램 운영은 국제대학

외국인 유학생 정착 프로그램: 생활 지원은 국제교류처, 비교과·멘토링은 국제대학이 맡는 구조

해외 현지 캠퍼스 및 분교 논의: 전략 수립은 국제교류처, 실행과 운영은 국제대학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학에서 이 둘을 각각 전혀 다른 철학, 리더십 스타일, 혹은 심지어 개인적 갈등관계에 있는 사람들로 임명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예컨대, 한 대학에서는 국제대학장은 영어 소통이 어렵고, 국제교류처장은 교육 운영에 무지하여 각 부서가 따로 놀고 결국 주요 파트너 대학과의 공동학위 사업이 무산된 사례도 있다.


아무리 국제대학을 잘 운영하는 학장이 있다하더라도 유학생 신입생을 선발하는 권한이 국제교류처장에게 있는 이상 국제교류처장이 협업하지 않을 경우 신입생이 급감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신입생을 유치한다할지라도 입학 후 수업의 질이 떨어지거나 학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학생이 대거 타 대학으로 편입하거나 불체로 이어지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③ 동일 성향 인사 임명은 ‘사고의 폐쇄성’을 초래

문제는 학장과 국제교류처장을 비슷한 성향의 인물로 동시에 앉히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두 사람 모두 보수적이고 행정 위주라면, 혁신적 국제화 전략이 전개되지 못하고 보수적 현상 유지에 그치게 된다. 반대로 둘 다 외향적이고 기획 지향적이지만 조직 운영 경험이 부족하면, 현실적인 실행력이 떨어진다. 조직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역할 구분에 기반한 상호보완적 조합이 필요하다.


✅ ④ 명확한 Job Description과 외부 인재 발굴 시스템이 필요

근본적인 해결책은, 국제대학장 및 국제교류처장에 대한 명확한 역할 기술서(Job Description)를 마련하고, 내·외부 인재 풀을 열어놓은 공개형 인선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각 보직에 필요한 전문성과 역량을 객관적 기준으로 정의하고, 단지 내부 인사풀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해외대학 출신 교수나 교육행정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

국제교육기관(예: IIE, NAFSA) 등과 연계하여 해외 네트워크 인재 발굴

복수학위, 국제교류 실적이 뛰어난 학내 교원 중 공개 모집

기업 출신의 글로벌 인사 운영 전문가도 유연하게 활용


또한 이들에게는 성과 기반의 계약제와 차별화된 보상제도, 독립 예산 집행권, 직접 보고체계 등을 제공해야 하며, 그에 따른 책임도 명확히 부여되어야 한다.


요약하자면, 국제대학은 “누구라도 맡아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대학의 생존과 미래를 책임지는 전문성과 리더십이 필수적인 핵심 조직이다. 교육의 리더인 국제대학장과, 외부 전략을 주도하는 국제교류처장이 제대로 호흡을 맞추지 못하면, 국제화는 선언에 그칠 뿐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없다. 따라서 국제화 성공을 원한다면, 인사 원칙부터 다시 짜야 한다. 적당한 인사는 이제 그만, 제대로 된 리더를 제대로 된 자리에 앉히는 것이 국제대학 성공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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