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성과를 가르는 것은 ‘레벨링’이다
우리는 자주 “요즘 세상이 너무 복잡해졌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세상이 복잡해졌다기보다 우리가 다루는 문제의 ‘형태’가 달라졌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예전에는 한 번의 분석으로 답이 나오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혹은 한 번의 창의적 아이디어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문제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논리만 잘해도 성과를 냈고, 어떤 사람은 감각만 뛰어나도 조직에서 존재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조직의 중심 과제는 다릅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제도와 운영, 이해관계와 정치적 수용성이 한꺼번에 얽혀 있습니다. 문제는 더 이상 직선이 아니라 곡선입니다. 여러 변수가 동시에 움직이며 서로를 바꾸는 문제들입니다.
이 지점에서 AI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합니다. 정리하고, 요약하고, 분석하고, 비교하고, 시뮬레이션합니다. 기계는 직선 위에서 점점 더 강해집니다. 그런데 이상한 역설이 생깁니다. 보고서는 더 빨리 나오는데 실행은 더 늦어지고, 데이터는 더 많아졌는데 합의는 더 어려워집니다. 의사결정은 더 정교해진 것 같은데 결과는 더 불안정해집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요.
이제 승부는 ‘정답’에서 갈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변속’에서조차 갈리지 않습니다. 진짜 차이는 변속 이후의 ‘단수’, 즉 레벨에서 갈립니다.
많은 조직이 이제는 압니다. 논리만으로는 부족하고, 공감만으로도 부족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L과 D를 오가야 한다는 것, 하이브리드로 풀어야 한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같은 LDL을 적용했다고 말하는데 어떤 조직은 산업의 판을 바꾸고, 어떤 조직은 그럴듯한 보고서만 남깁니다. 같은 DLD로 경험을 설계했다고 하는데 어떤 브랜드는 팬덤을 만들고, 어떤 브랜드는 일회성 캠페인으로 끝납니다.
문제는 변속을 했느냐의 여부가 아닙니다. 몇 단으로 넣었느냐의 차이입니다.
자동차를 떠올려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같은 도로를 달려도 어떤 차는 여유 있게 올라가고, 어떤 차는 엔진이 떨립니다. 차이는 엑셀을 밟았느냐가 아니라 몇 단으로 운전했느냐에 있습니다. 문제 해결도 마찬가지입니다. L과 D라는 기어에는 각각 깊이가 존재합니다.
L1은 기본 분석입니다. 데이터를 정리하고 구조를 세우는 단계입니다. 많은 보고서가 여기에서 멈춥니다. 정돈은 되지만 전환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L2는 인과 구조를 해부합니다. 변수 관계를 따지고 제약과 트레이드오프를 계산하며, 의사결정을 돕습니다. L3에 이르면 “우리는 지금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산업의 룰과 전제 자체를 다시 묻는 단계입니다.
D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D1은 공감과 개선의 수준입니다. D2는 맥락을 재설계해 행동을 바꾸는 단계입니다. D3는 서사와 정체성을 건드려 문화까지 움직이는 수준입니다.
겉으로 보면 모두 같은 LDL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L1–D1–L1과 L3–D3–L2는 전혀 다른 프로젝트입니다. 패턴은 같아 보이지만 깊이가 다르면 애초에 다른 게임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성과 차이는 바로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저는 이를 하이브리드 기어 캔버스라고 부릅니다. 아래 그림을 참조하세요.
WeWork의 창업자 아담 노이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부동산 회사가 아니다.
우리는 세상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회사다.
공간이 아니라 상태를 판다고 선언했습니다. 시장은 열광했습니다.
기업가치 470억 달러.
그러나 팬데믹 이후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왜일까요? 하이브리드 언어로 보면 이렇습니다. 이 문제는 DDL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왜 이 공간을 쓰는가? (D)
그 상태를 어떻게 유지·설계할 것인가? (D)
그 경험을 버틸 구조는 무엇인가? (L)
위워크는 첫 번째 D는 탁월했습니다.
문제는 두 번째 D에서 스케일 KPI로 잘못 변속했다는 것입니다. 커뮤니티를 설계해야 할 구간을 좌석 판매로 밀어붙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L은 L3까지 가지 못했습니다. 고정비 구조라는 전제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경험은 있었지만, 버틸 구조는 없었습니다.
변속 실패 + 단수 미달.
이게 흥망을 갈랐습니다.
많은 조직은 여전히 “L인가 D인가?”, “LDL인가 DLD인가?”라는 질문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합니다. “몇 단으로 넣을 것인가?”를 묻는 순간 사고는 3차원으로 확장됩니다.
어떤 전략은 L2에서 방향을 잡고 D3에서 서사적 전환을 일으킨 뒤 다시 L2로 고정해야 합니다.
어떤 산업 설계는 L3가 핵심이고, 디자인은 빠른 검증 정도로 충분합니다. 겉보기에는 같은 패턴이라도 단수가 다르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AI는 L1과 L2에서 매우 강합니다. 정리, 비교, 시뮬레이션에서는 이미 인간을 압도합니다. 그러나 AI는 질문에 최적화할 뿐, 질문의 깊이를 스스로 조절하지는 못합니다. 레벨링은 계산이 아니라 맥락 감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저항이 단순한 불만인지, 정체성의 위협인지, 정치적 수용성이 얼마나 예민한지, 어느 정도의 공감과 어느 수준의 구조화가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일은 곡선의 밀도를 읽는 일입니다. AI는 직선을 계산합니다. 인간은 곡선의 밀도를 감지합니다.
하이브리드 씽킹은 L과 D를 반반 섞는 기술이 아닙니다. 언제 변속할지를 아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얼마나 깊게 넣을지를 조절하는 능력입니다. 변속은 배울 수 있습니다. 패턴도 훈련하면 익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레벨링은 사고의 성숙도와 곡선 감각에서 나옵니다.
어떤 문제는 깊게 파야 하고, 어떤 문제는 가볍게 스캔해야 합니다. 어떤 순간에는 공감이 얕으면 실패하고, 어떤 순간에는 과잉 설계가 오히려 프로젝트를 망칠 수 있습니다. 그 미묘한 조절이 성과를 가릅니다.
AI 시대의 필살기는 분석력이 아닙니다. 분석은 기계가 더 잘합니다. 인간의 경쟁력은 전환력과 조절력, 다시 말해 하이브리드 씽킹에 있습니다. 기계는 직선으로 갑니다. 인간은 곡선의 밀도를 읽습니다. 그리고 그 밀도에 맞춰 기어의 단수를 올리고 내릴 줄 아는 사람이 결국 복합 문제의 시대를 통과하게 됩니다.
올해 상반기 출간 예정인 저의 신간 『Hybrid Thinking』의 핵심 프레임을 기업 HR 및 전략 담당자분들과 먼저 나누는 소규모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합니다.
이번 세션에서는 다음을 함께 탐색합니다.
왜 지금 Hybrid Thinking인가? (로지컬 씽킹과 디자인 씽킹의 한계)
문제 해결의 3 Phase: Discover – Develop – Deliver
Pure vs. Hybrid 문제 구분법
Hybrid Thinking 6 Steps
6대 하이브리드 유형과 레버 선택법 (Logical vs. Design)
실제 기업 성공 및 실패 사례 분석
� 일시: 2026년 3월 16일(월) 오후 4:00–5:00
� 방식: 온라인 Zoom
� 인원: 선착순 20명 (소규모 심화 세션)
� 대상: HRD·HRBP·전략·신사업·혁신 담당자 및 문제해결 역량 고도화를 원하는 분
이 세션은 단순 이론 강의가 아니라, 기업 현장에서 하이브리드 씽킹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함께 토론하고 설계해보는 자리입니다.
정답이 사라진 시대, 우리는 어떤 사고 체계를 가져야 할까요. 돌고래가 바다를 감지하듯, 우리는 복합 문제의 밀도를 읽어야 합니다.
3월 세션에서 뵙겠습니다. 그리고 당분간 매달 찾아뵙겠습니다.
신청 링크:
https://lnkd.in/g6Rb3i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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