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11

by 청년 A씨

그냥 했어. 웹툰 <아홉수 우리들>의 유료 회차를 보다가 머리가 띵해지는 대사를 보았다. 유료분이니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만, 그 대사가 어찌나 울리던지. 그래, 그냥 하는 거. 나는 여태 그냥 해본 게 있었을까? 항상 겁을 먹진 않았던가? 나는 ADHD라는 나의 방패 안에, 정신병이라는 방패 안에 숨어만 있던 건 아닐까? 내가 하지 않게 되는 상태라 그래, 라며 나를 덧입히고 열심히 살지 못하게 한 건 아닐까?


지난 시간에 내가 한 일이 떠올랐다. 빚이 생기고, 갚고, 먹고 토를 하거나 나를 돌보지 않던 삶. 그래, 그게 나의 삶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 글을 연거푸 올리면서 주는 사람들의, 지나가는 듯 하지만 그래도 나의 원동력이 되는 마음들이 자꾸 나를 울리다가 저 대사를 보니 그냥 하고 싶어졌다.


나는 내년에 서른이다. 졸업도 할 거고, 취업도 하고 싶다. 안정적인 직장을 얻는 건 좋아보이니까. 하지만 그 모든 것들 이전에 쓰고 싶다. 나는 글을 쓰고 싶다. 단 한 번도 나는 제대로 글을 써본 적이 없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글을 쓰고 싶어도 현실이 힘들다는 핑계로 글을 쓴 적이 없었다. 완성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면서도 내 글을 누군가 알아주지 않는다며 울곤 했다. 마음 속으로든, 물리적으로든.


그래 하자.

그냥 하자.


그냥.

해보자.


오늘은 그 한 마디로 많은 걸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 그래. 그냥 해보자. 앞으로 그냥 해보자. 할 수 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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