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지는 정말 내 것일까

by KELLY

우리는 흔히 내 선택으로 살아간다고 믿는다. 오늘 무엇을 입을지, 어떤 일을 할지, 누구를 좋아하고 무엇을 포기할지까지 모두 내 의지로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내가 내린 결정이라고 여겼던 것들 뒤에는 자라온 환경, 익숙해진 습관, 타인의 기대,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조용히 얽혀 있다. 그래서 자유의지라는 말은 단단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꽤 흔들리는 개념이다. 정말 나는 스스로 선택하며 사는 걸까, 아니면 선택하고 있다고 믿으며 사는 걸까.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에 영향을 받는다


사람은 독립적인 존재 같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조건 속에서 움직인다. 어떤 가정에서 자랐는지, 어떤 말을 자주 들으며 컸는지, 실패를 어떻게 배웠는지에 따라 선택의 방향은 꽤 달라진다. 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도전하고, 누군가는 주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니 자유의지가 전적으로 순수한 개인의 힘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우리의 판단은 늘 배경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선택이 완전히 정해져 있다고 말해버리면, 삶은 너무 쉽게 숙명처럼 굳어버린다. 중요한 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과, 그 안에서도 여지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보는 일이다.


자유는 아무 제약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많은 사람은 자유를 마음대로 하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완전히 아무런 제약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시간의 한계도 있고, 돈의 문제도 있고, 책임져야 할 관계와 감정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자유를 말하는 이유는 제약이 없는 삶을 원해서가 아니라, 제약 속에서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감각을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자유의지는 거대한 독립 선언처럼 나타나기보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나는 어떤 태도를 가질 것인가를 정하는 힘에 더 가깝다. 내 마음대로 전부 결정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움직일지는 조금씩 선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완전한 자유보다 깨어 있는 선택이다


어쩌면 자유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를 끝까지 따지는 일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지금 얼마나 깨어 있는 상태로 선택하고 있느냐다. 습관처럼 남들이 좋다는 길을 따라가고 있는지, 두려움 때문에 원하지 않는 결정을 반복하고 있는지, 혹은 정말 내 마음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지 돌아보는 일 말이다. 자유는 거창한 독립보다 자각에서 시작된다. 내가 왜 이 선택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완전히 자유롭지 않더라도 조금 더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 반대로 아무 생각 없이 흐름에만 떠밀려가면 선택은 했어도 삶은 남의 손에 맡긴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자유의지는 결국 책임과 함께 온다


사람들이 자유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워하는 이유는, 자유가 책임을 데리고 오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했다는 건 그 결과 역시 어느 정도는 내가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때로는 차라리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상황 탓, 환경 탓, 타인 탓을 하면 당장은 가벼워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만 살다 보면 내 삶을 움직일 힘도 함께 바깥으로 넘겨주게 된다. 자유의지는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라는 말이 아니라, 적어도 내 삶의 일부만큼은 내가 붙들고 있겠다는 태도에 가깝다. 그 태도가 사람을 조금씩 단단하게 만든다.


자유의지는 아마 완전한 형태로 손에 쥘 수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늘 어떤 영향 속에서 살아가고, 많은 조건 안에서 결정한다. 그래도 그 안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가능한 만큼 의식적으로 선택하려는 마음은 분명 존재한다. 그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완벽하게 자유롭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내 삶을 전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흔들리더라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작은 부분을 끝내 놓지 않는 사람, 어쩌면 그 사람이 가장 현실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인지도 모른다.

작가의 이전글디시 유저도 미소 짓게하는 인터넷가입사은품 많이주는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