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서랍 속에서 꺼낸, 나라는 사람의 기깔난 원형

by KELLY

바쁜 일상에 치여 살다 보면, 내가 어떤 색깔을 가진 사람이었는지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서랍 깊숙한 곳에서 빛바랜 사진 한 장이나 초등학생 때 쓴 일기장을 발견하면,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순식간에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소환되곤 하죠. 그 시절의 서툰 글씨체와 유치한 고민들을 마주하는 건 조금 민망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 나에게도 이렇게 순수하게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지"라는 묘한 안도감을 줍니다. 추억은 단순히 흘러간 시간이 아니라, 지금의 무미건조한 나를 다시 촉촉하게 적셔주는 가장 다정한 안부 인사와 같습니다.


그리움은 퇴보가 아니라 나를 돌보는 시간


우리는 흔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을 '미련'이나 '퇴보'라고 생각하며 경계하곤 합니다. 하지만 진짜 기깔나게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은 과거를 현재의 자양분으로 삼을 줄 알죠. 예전에 좋아했던 노래를 다시 찾아 듣거나, 어릴 적 뛰어놀던 골목길을 떠올리는 행위는 현실 도피가 아닙니다. 오히려 세파에 깎이고 무뎌진 내 영혼의 원형을 찾아가는 정성스러운 복기 과정에 가깝습니다. 그 시절의 내가 가졌던 용기와 설렘을 다시 꺼내 보는 것만으로도, 지친 오늘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의외의 에너지가 생겨나거든요.


어제의 조각들이 모여 오늘의 단단한 내가 되기에


결국 우리가 가진 추억들은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가장 익숙하고도 정확한 지도입니다. 내가 무엇에 웃고 무엇에 울었는지 기록된 그 수많은 조각이 모여 지금의 단단한 나를 만들었으니까요. 추억이 많다는 건 그만큼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다채로운 색을 칠해왔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설령 그중 일부가 눈물에 번진 얼룩이라 할지라도, 그 얼룩조차 당신이라는 작품을 완성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음영이 되었을 거예요. 그러니 추억이 궁하다고 느낄 때마다 주저하지 말고 당신만의 기억 저장소를 열어보세요. 그곳엔 언제나 당신을 응원하는 '과거의 당신'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추억은 과거에 갇힌 박제가 아니라, 오늘의 당신을 앞으로 밀어내는 가장 따뜻한 관성이자 지치지 않는 연료입니다."


� 당신의 눈부신 어제를 응원하며


오늘 하루가 유난히 퍽퍽했다면, 잠시 눈을 감고 당신이 가장 행복하게 웃었던 그 순간의 공기를 떠올려보세요. 당신은 단 한 순간도 헛되이 살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지나온 모든 길과 그 길 위에서 만난 모든 기억이 오늘의 당신을 누구보다 기깔나게 지탱해주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인생 앨범에 새롭게 추가될 오늘 역시, 훗날 당신에게 가장 든든한 위로가 될 거예요. 자, 다시 고개를 들고 당신만의 멋진 보폭으로 걸어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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