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 소리가 전하는 뜻밖의 안부

by KELLY

월요일 아침, 머리맡에서 울리는 알람 소리는 때로 세상에서 가장 가혹한 소음처럼 들리곤 합니다. 무거운 몸을 일으키며 "조금만 더 자고 싶다"는 간절한 혼잣말을 뱉어내는 게 우리의 정겨운 일상이죠.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를 깨우는 그 소란스러움은 사실 오늘 하루 내가 가야 할 곳이 있고, 나를 기다리는 자리가 있다는 아주 명확한 안부 인사이기도 합니다. 아무런 소음도, 아무런 부름도 없는 텅 빈 하루를 견뎌야 하는 막막함에 비하면, 우리가 투덜대며 준비하는 이 아침은 사실 꽤나 활기찬 축복일지도 모릅니다


'쓸모'라는 단어가 주는 의외의 단단함


우리는 종종 회사라는 거대한 기계 속의 작은 부품처럼 느껴져 허무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부품' 노릇을 한다는 건, 누군가에게 혹은 어딘가에 내가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정직한 증거입니다. 내가 친 서류 한 장, 내가 옮긴 물건 하나가 세상의 톱니바퀴를 아주 미세하게나마 돌리고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마음을 단단하게 지탱해 줍니다. 사회 속에서 내 몫의 역할을 수행하며 얻는 '쓸모 있음'의 감각은, 통장 잔고보다 더 깊은 곳에서 우리 자존감의 뿌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고단함이라는 이름의 배부른 사치


일이 주는 스트레스와 인간관계의 피로함에 지칠 때면, 아프리카의 척박한 땅이나 기회조차 박탈당한 환경에서 태어난 이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겪는 '업무적 고민'이나 '퇴사 고민'조차 가닿지 못할 꿈같은 사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내가 오늘 마주한 고단함은 사실 내가 건강한 신체를 가졌고, 교육을 받았으며, 무언가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 안에 들어와 있다는 행운의 반증입니다. 우리가 뱉는 한숨 뒤에는, 실은 꽤나 견고한 삶의 기반이 버티고 서 있는 셈입니다.


삶의 리듬을 만드는 정교한 시계추


일은 우리 삶에 일정한 박자를 만들어줍니다. 만약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이 전혀 없다면, 시간은 그저 끝을 알 수 없는 막막한 사막처럼 느껴졌을 거예요. 아침에 나가고 저녁에 돌아오는 이 반복적인 리듬이 있기에 주말의 휴식이 달콤하고, 퇴근 후 마시는 맥주 한 잔이 짜릿한 해방감을 주는 법입니다.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하루를 촘촘하게 짜주는 씨실과 날실이 되어 삶이라는 옷감이 흐물거리지 않도록 팽팽하게 잡아주고 있습니다.


나를 지탱하는 가장 정직한 근육


오늘 하루도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낸 당신의 등 뒤에는 보이지 않는 단단한 근육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큰 성취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저 주어진 시간을 성실히 채워낸 것만으로도 당신은 삶이라는 파도 위에서 중심을 잡는 법을 배우고 있는 거니까요. 노동을 통해 얻는 대가는 단순히 숫자로 찍히는 월급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책임질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동력입니다. 이 정직한 수고로움이 모여 결국 당신이라는 사람의 가장 깊은 깊이를 만들어냅니다.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당신이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가장 뜨거운 증거입니다. 때로는 도망치고 싶을 만큼 힘들겠지만, 그 수고로운 과정들이 층층이 쌓여 당신을 누구보다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음을 잊지 마세요. 당신의 노동은 충분히 가치 있고, 그 길을 걷고 있는 당신은 이미 충분히 멋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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