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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그리기(4)

연꽃의 한살이에 얽힌 시간을 보다

by 구자훈

꽃잎을 채색하다가 실망하며 그만두고 연밥으로 관심을 옮긴다.


꼬불꼬불, 들쑥날쑥한 진초록 열매.

연밥청색사진.png

연녹색으로 기본 채색하고 구불구불한 외곽선은 짙은 청색으로 구분한다.


임프레스기법으로 둥근 원을 그리고 가운데에 연 씨앗 자리를 찍었다.

갈색으로 씨앗 끝을 표현하고 좀 짙은 녹색으로 씨앗 사이의 선을 표하고 갈색을 섞은 청색으로 음영을 넣자 신통하게도 입체감이 살아난다.

연밥청색그림.png


거의 승패가 확정된 듯하던 코리안시리즈 3차전. 1:5로 뒤져 있던 8회 말에 터진 박동원의 2점 홈런은 경기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고 여세를 몰아 LG는 9회 말에 역전을 일궈 내었다.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은 꽃잎으로 인해 의기소침해 있던 차에 초록 연밥의 성취에 고무된 나는 신이 나서 씨앗이 빠져나가 갈변한 연밥을 연이어 채색했다.

연밥갈색그림.png


점점 터널의 끝에 다가가는 듯이 조금씩 밝아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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