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입시교육의 미래
“학교에서 배운 것들은 사회에서 써먹지 못한다.” ”대부분의 졸업자가 전공을 살리지 못한다.” 나는 이 현실이 대부분 우리, 개인의 잘못으로 생각했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서, 대학 입학만을 위해 적성과는 무관한 전공을 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야 알았다. 우리의 교육이 현재를 가르치지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에서 온다는 것을.
대한민국의 교욱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교육이 오래된 과거의 지식을 가르친다. 자신의 경험을 후대에 전달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교육이라고 볼 때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교육이 누리는 엄청난 지위와 힘은 너무나도 과도하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말이다.
나는 학교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학자도 풀기 어려운 미분과 적분 문제를 풀기 위해, 현지인도 쓰지 않는 영어 단어를 외우기 위해, 시에서 느끼는 감정까지 주입받기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를 가르칠 수밖에 없는 학교 시스템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과거로부터 깨달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 “삼국지”를 읽으며 깨달은 것이 전쟁터에 나갈 때 화살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면 한심한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교육은 마치 학생들에게 화살을 가지고 사회에 나가라고 등 떠미는 것 같다. 예전과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영, 수, 국 시험 성적의 비중이 별로 줄어든 것 같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교육의 의미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좀 더 간단하게 말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목적이고 그 좋은 대학은 대기업 입사나 부자의 직업을 의미한다. 놀라운 것은 교육의 내용에서 부를 얻는 것이 아니라 대학 간판에서 얻는다는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교육에서 얻을 수 있는 돈 버는 기술은 과거의 것들이기 때문에 현재에서는 쓸모가 없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교육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진짜 중요한 것은 우정과 사람으로서 도리, 상식, 역사의 교훈, 세계를 아우르는 넓은 안목 ,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과학적 사고 등등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스쳐 지나갈 뿐 필요도 없는 과거의 유물들을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고 배우고 있다. 그리고 교육기간이 끝나면 모두 허공 속으로 사라진다.
이 글을 쓰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은 과거에도 교육은 그 내용적인 측면에서 아무런 도움을 준 적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의 부자들이 교육의 내용으로 부자가 된 사례가 있던가? 과거의 교육이 유효했던 부분은 단 하나! 대학 졸업장뿐이었다. 그리고 현재 그 대학 졸업장의 가치는 곧 사멸의 길에 접어들 운명이다.
우리의 깨달음으로 교육의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필연이라는 부분이 좀 아쉽지만 결과적으로 교육의 혁신이 온다는 점에서는 같기 때문에 나는 환영한다. 출생자 수가 놀라운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교육시스템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즉 대학입시를 위한 교육시스템을 유지한다면 시스템 붕괴이다. 이미 전체 대학 입학 경쟁률이 1: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알고 있다. 다만 서울에 위치한 대학 정도만 아직 경쟁률이 존재한다. 그러나 길게 봐도 올해 태어난 아이들이 입시를 하는 약 20년 뒤에는 서울에 위치한 대학들도 정원 미달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는 입시 교육산업이다. 그런 입시 교육산업의 붕괴가 정해진 미래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신성시하고 절대적인 가치를 두고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는 분야 중 하나가 교육 부분이다.
이제 교육의 목적에서 부자가 되는 것은 버려야 한다. 과거의 교훈 중 현재에도 유효한 것들을 배우는 것으로 만족하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을 키우는데 전념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교육에 쏟는 우리의 시간과 비용은 정말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절약된 시간과 비용을 현재를 배우는데 써야 할 것이다. 문제는 아직 현재를 배우는 교육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개인이 알아서 배워야 한다는 것이고 현재를 배우는 능력의 차이가 부자를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크게 낙담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현재를 배울 수 있는 학교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다시 한번 이 말을 상기해본다.
“어떻게 파산했나요? 서서히 그러다 갑자기요.” - 헤밍웨이의 글 중에서 -
지금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 입시교육의 붕괴가 멀리 느껴지고 서서히 오는 것 같지만 어느 한순간 갑자기 들이닥칠 것이다. 먹고살기 힘든 세상, 아이들 교육은 그냥 남들 하는 대로 영, 수, 국 학원 보내는 것으로 쉽게 하고 싶지만 슬프게도 교육에 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