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한장이야기 Oct 18. 2021

신해철, 그대에게..

내가 기억하는 그 사람

내가 기억하는 그 사람

신해철, 그대에게..


“대학 가요제”라는 지상파 노래 경연대회를 아시나요? 한때 대한민국의 가요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신인가수 등용문이었죠. 이 가요제로 수많은 레전드 뮤지션들이 데뷔했지만 저의 기억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가수는 “신해철”입니다. 그 당시에는 “무한궤도”라는 밴드의 리드보컬이었습니다.


그의 데뷔곡이자 전설의 첫 단추였던 “그대에게”라는 노래는 아직도 응원가로 경기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노래입니다. “그대에게”라는 노래가 1988년에 나온 노래입니다.


1988년 대학가요제 신해철 (iPad 7, Adobe Fresco)


하지만 신해철 하면 떠오르는 것은 음악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에 대한 평가와 감정은 극명하게 갈려서 호불호가 심하게 나뉘는 것도 사실입니다. 각종 사회적 이슈와 민감한 사항에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었죠. TV토론으로 가장 유명했던 100분 토론에서 신해철은 인기 있는 논객이었습니다.


신해철이란 사람의 평가는 너무도 다양할 것입니다. 법을 어긴 경력이 있으며, 반 사회적인 성향으로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항상 새로움을 추구했으며 변화에 용감히 뛰어든 선봉장으로 볼 수도 있겠죠.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비범한 대중 음악가"였다는 사실입니다.


신해철이란 뮤지션은 천재성으로 대중에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 천재성으로 인해 그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가장 확실한 노력의 증거가 그의 보컬 실력 향상입니다.


대학가요제에서 신해철의 보컬 실력은 별로였습니다. 그의 노래가 인기 있었던 것은 곡을 잘 만들었기 때문이죠. 그 당시 그의 노래실력은 후하게 점수를 주어도 중간 정도였다고 기억합니다. 그런 그가 ”넥스트”라는 락밴드로 활동을 할 때 그의 보컬 실력은 적어도 밴드를 이끌 정도는 충분히 되었습니다. 거의 공연으로만 활동했던 당시, 그의 노래 실력이 밴드 공연에 발목을 잡지는 않았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그의 노래들은 대부분 그의 초기 작품들입니다. 그런데 그때의 노래들은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음악이 아니었다고 하더군요. 그는 꾸준히 밴드 음악을 추구했고 결국 이루어냅니다. 그래도 제 귀에 좋은 것은 신해철의 말랑말랑한 노래들입니다. 개인적으로 락이나 메탈은 그때나 지금도 취향이 아니라서..  


(내가 좋아하는 신해철의 노래들)

- 일상으로의 초대

- 해에게서 소년에게

- 아주 가끔은

-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날아라 병아리

- 도시인

- 재즈 카페 (Jazz Cafe)

-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 안녕

- 여름이야기

-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 그대에게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넥스트 시절의 노래들도 은근히 많네요. 넥스트 노래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제가 제 자신을 몰랐군요.)


그가 라디오 프로를 진행하던 때의 일화로 기억되는데, 그의 곡을 누군가 무단으로 공개 석장에서 틀었던 적이 있었나 봅니다. 그때 그는 무단으로 틀지 말고 자신에게 말만 하라고 말하더군요. 비용 비싸게 안 받는다고요. 공짜로도 해줄 수 있다고.. 이 말을 들으며 신해철이 노래 장사꾼은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재산을 어떻게 형성했는지 모르지만, 음악적인 면만 보자면 적어도 돈을 좇는 장사꾼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언제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음악에 도전하며 오히려 금전적 실패를 감수했었죠.


저는 신해철의 팬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활동 시절 상당한 기간을 차지하는 넥스트의 음악도  취향이 아니었고, 반박할  없는 논리와 언변으로 독설을 하던 그의 모습도 제눈에는 거만하게 보이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마음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그에 대한 그리움입니다. 예술가의 삶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겠죠.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자신만의 견해가 있는가 없는가라고 말이죠. 모든 면에서 자신만의 견해가 확고부동했던 뮤지션 신해철. 그의 음악을 다시 듣고 싶습니다.

신해철 (iPad 7, Adobe Fresco)





  


매거진의 이전글 휘트니 휴스턴. 세상에서 가장 노래 잘했던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