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위의 그림은 영화 록키 시리즈 중 한 장면입니다. 정확하지는 않은데 아마도 가장 최근작 "록키 발보아"의 장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 록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필라델피아 미술관을 오르는 장면 일 겁니다. 이 장면을 그리면서 떠오른 생각입니다.
나름 그림을 열심히 그린다고 생각하는데 실력은 제자리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 기분에 휩싸이는 것이 “슬럼프”겠지요. 그런데 슬럼프라는 기분이 아니라 진짜 내가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면 어떻게 하죠?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떠오르는 글귀가 있습니다.
“열심히 달리는데 힘들지 않으면 내리막 길이다.”
발전과 향상, 성취의 오르막길은 당연히 어렵다는 것을 종종 잊고 삽니다. 어제의 나보다 퇴보하는 길은 내리막길이고 그 길은 아무리 달려도 힘들지 않겠죠.
이제 많은 사람들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말의 의미를 압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늦더라도 나에게 맞는 방향을 잘 잡고 천천히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죠. 그 방향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오르막 길을 선택해야 할 겁니다.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라는 말에 대한 인상이 안 좋은 이유는 이 말로 나의 노동력을 누군가가 착취했기 때문입니다. 내리막 길인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더 빨리 내려가라고 누군가 내 등을 밀어버립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 길이 내리막 길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다만 다시 오르막길로 가기가 두려운 것이지요. 힘드니까요.
누구나 열심히 일하고,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개발하고 현재 최신의 지식을 습득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쉬운 내리막 길을 선택하죠. 돈을 빌려서 암호화폐를 사고, 아무런 근거 없는 회사의 주식을 삽니다. 매주 로또를 하고, 가장 단시간의 돈벌이를 찾아 헤맵니다.
만(10000) 시간을 노력하면 어떤 분야든지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얻을 수 있다는 “만(10000) 시간의 법칙”을 들어 봤을 겁니다. 저는 만 시간이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하루에 8시간을 어떤 일에 할애한다고 가정하면 3년 이상이 걸리는 시간이더군요. (계산이 틀릴 수 있음) 그런데 주말에 쉬기도 해야 하고, 하루 8시간은 너무 많은 시간이죠. 이런저런 것들을 다 고려하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5년 안에는 만 시간을 달성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아직 저의 그림 실력 향상은 멀었다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어제의 나보다 발전하는 것도 힘든데, 오랜 시간에서 오는 지루함의 고통은 더 심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 모든 어려움과 힘든 것들이 오르막길에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리막 길이라면 너무 허무하니까요.
솔직히 저는 열심히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주위를 보면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베짱이에 가깝죠. “나는 정말 열심히 사는데 왜 이렇게 힘들까?” “이 정도 열심히 했으면 힘든 게 없어져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내리막길도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의 오르막길을 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좀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오르막길은 의외로 길 수도 있습니다. 만(10000) 시간이 짧은 시간이 아닌 것처럼요. 이 정도면 된 것 같아도 아직 더 올라가야 합니다. 우리가 힘을 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영화 록키 시리즈 중 이런 말이 나옵니다. "진짜 강한 복서는 강한 펀치를 맞고 견디는 자이다." 권투에서 한대도 안 맞고 경기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오르막 길을 달리는 고통을 견디다 보면 우리도 언덕 위의 목적지에 다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휘파람을 불며 천천히 땀을 식히며 내려오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