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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스템의 핵심, 실시간 피드백!

나의 디지털 라이프 ver2

by 그림한장이야기
옛날 386 컴퓨터 시절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 1" (iPad air 4, Adobe Fresco))

컴퓨터를 처음 샀을 때를 기억합니다. 부모님이 비싼 컴퓨터를 사준 이유와 제가 내세운 명분은 동일했습니다. 컴퓨터가 미래라는 기대 때문이었죠. 물론 그때는 지금의 디지털 세상을 상상조차 못 했습니다. 솔직히 제가 컴퓨터를 가지고 싶은 진짜 이유는 “게임” 때문이었고요. “페르시아의 왕자”는 정말 놀라운 게임이었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충격을 이길만한 게임은 몇 편 없을 정도입니다. 그 유려한 캐릭터의 동작들은 아마도 모든 게임의 표본이 되었을 겁니다.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는 그런 비주얼 적인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인지 심리학자가 밝힌, 우리가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가 바로 “피드백 시스템”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삶이 어려운 이유는 간단하게만 보면 피드백을 너무 늦게 받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6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에 직장생활까지.. 그러고 나서야 "내 삶에 뭔가 문제가 있는데?!"라는 피드백을 받습니다. 게임은 실시간으로 즉각적인 피드백을 게이머에게 주죠. 게임 과정 중 나의 위치는 어디이며, 상대하는 보스 몬스터의 체력이 얼마이고 한 번의 타격으로 체력이 얼마나 깎이는지 바로바로 보여줍니다. 이 게임을 계속할지 그만둘지도 피드백을 보고 결정할 수 있습니다.


나의 디지털 라이프 ver2

디지털 시스템의 핵심, 실시간 피드백!


디지털 세상에서는 거의 모든 것에 실시간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요즘 배달앱의 서비스 중 한 번에 한건의 배달만 하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배달비는 좀 비싼 것 같은데 이제 다른 서비스는 못 사용할 정도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배달의 모든 과정을 실시간 피드백해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금 어느 위치에 배달원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고, 집 앞 골목을 돌아서, 1층, 복도, 그리고 문 앞에 왔다는 것까지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자주 보이는 배달 라이더들 (iPad air 4, Adobe Fresco))

실시간 위치 피드백은 배달이 늦어도 예전과는 달리 화를 내고 있지 않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시계만 바라보며 음식을 기다리던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었기에 불안한 마음이 화가 나는 마음으로 바뀌었던 것 같습니다.


배달 과정을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면 삶의 질을 비약적으로 높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전의 배달 시스템을 먼저 추억해 보죠. 전화를 겁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발음상 문제나 시끄러운 매장의 소음으로 인해 정확한 메뉴 주문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처음 주문이라면 메뉴 숙지도 어렵죠. 전화 주문이 완료되면 한없이 기다리는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배달원이 초인종을 누르면 우리 집 강아지들은 짖어대기 시작합니다. 배달원에게 결제를 하고 음식을 받습니다. 이 과정을 디지털 시스템은 이렇게 바꾸어 놓습니다.


1. 배달앱으로 주문을 합니다. 메뉴가 상세하게 나와있고 상품평도 있으니 처음 시키는 음식점도 쉽게 주문할 수 있습니다. 각종 결제 수단으로 결제까지 완료할 수 있습니다.

2. 배고픈데 나의 음식이 오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보입니다. 눈에 보이니 배고픔도 견딜 수 있습니다. 문 앞에 음식을 놓아두었다고 메시지가 옵니다. 초인종이 울리지 않으니 우리 강아지들은 조용합니다.

3. 배달 음식을 맛있게 먹습니다.


아직도 일부 동네 가게에서는 왜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배달앱으로 인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음식점 측뿐만 아니라 이용자 측도 배달비 상승 등으로 인해 부담이 많아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저는 예전 배달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싫습니다. 내 배달 음식이 어디에 있는지 실시간 피드백해주는 시스템은 저의 삶을 바꾸어놓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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