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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Jul 27. 2022

인상 좋은 사람들의 비밀

내가 기억하는 그 사람

현재 라디오 DJ계의 현역 중 가장 큰 거목은 아무래도 “배철수”일 겁니다. 저는 아직도 그를 가수로 기억합니다. 락 밴드 “송골매”의 리더였죠. 포지션은 기타로 기억하는데 드럼을 치는 모습도 있더군요. 그 당시 배철수라는 사람을 처음 봤다면 100이면 100 이런 첫인상을 가졌을 겁니다. “인상 더럽네!” 특히 나이가 많은 부모세대들의 대부분은 용모 단정하지 못하고 양아치 같은 그의 외모에 좋은 인상을 가지기 어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세월이 흘러 배철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상 좋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그 사람

인상 좋은 사람들의 비밀


배철수 (iPad air 4, Adobe Fresco)

우리 호모 사피엔스들은 상대를 판단하데 걸리는 시간이 30초라고 합니다. 한번 보면 안다는 것이죠. 바로 첫인상의 중요함입니다. 인류는 상대방과 떨어져서는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생명체보다 사회성이 놀라울 정도로 진화했습니다. 그 정점이 어쩌면 30초 만에 첫인상으로 상대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일 겁니다. 그러나 그 능력은 꽤 자주 오류도 일으킵니다. 첫인상이 별로였던 그가 나중에 보니 괜찮았던 사람이었던 경우가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물론 첫인상부터 좋았는데 계속 그 좋은 인상이 유지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TV프로 중에 “전기현의 씨네뮤직”이 있습니다. 많이 알려진 것 같지는 않지만 오래된 영화음악 프로입니다. 진행자인 “전기현”은 첫인상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의 차분하고 온화한 미소는 자극적인 예능프로에 익숙해져 있는 저에게 디톡스 같은 존재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의 인상은 좋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전기현 (iPad air 4, Adobe Fresco)


좋은 인상을 가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인상 좋은 사람들의 비밀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어떤 사람은 첫인상부터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어떤 사람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진정한 인상이 우리를 매혹시킵니다.


배철수와 전기현의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가지 일을 오래 했다는 것입니다. 배철수는 라디오 DJ 1990년부터 지금까지  해오고 있죠. 전기현은 씨네뮤직 방송을 2011년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사람의 인상을 만듭니다. 40 이상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가만히 숨만 쉬어도 시간은 우리 얼굴에 표식을 남깁니다. 하물며 어떤 일을 꾸준히 열심히, 즐겁게 해왔다면  깊이 묵직한 인상을 남길 것이 분명하겠죠.


나의 인상을 보고, 해석하는 것은 상대방의 시선입니다. 인상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이 만듭니다. 첫인상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서 그 마음이 바뀌는 이유는 내 인상이 바뀐 것보다 상대방의 시선이 더 크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배철수란 사람에 대한 인상이 바뀐 이유는 그가 오랫동안 열심히, 진심으로 즐겁게 일을 하는 모습을 우리가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 동안 그도, 우리도 변한 것이죠. 첫인상이 좋았던 전기현도 긴 시간을 꾸준히 이어가지 못했다면 아무리 인상이 좋았다고 해도 잊혔을 것입니다. 첫인상이 좋았던 사람들이 우리를 실망시킨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첫인상의 시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긴 시간 동안 어떤 경험을 상대방에게 주었는가가 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내 얼굴은 가만히 있는데 바라봐주는 사람이 예전보다 잘 생겼다고 말해주면 잘 생긴 겁니다. 갑자기 온화한 미소를 짓는다고 하루아침에 좋은 인상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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