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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Sep 07. 2022

개고기와 암호화폐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저는 반려견 3마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10년이 훌쩍 넘게 강아지들과 뒹굴며 살고 있네요. 자연스럽게 저는 개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가끔씩 보신탕이란 이름으로 둔갑한 개고기 메뉴가 보이더군요. 지방에 내려가면 개고기를 조금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개고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이제 개는 가족이나 친구의 반열에 올랐고, 선진국이라면 반려동물의 대명사인 개를 먹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도 심정적으로는 개를 더 이상 동물로만 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육식을 즐깁니다.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등등 없어서 못 먹습니다. 육식을 하는 제가 개고기를 반대하는 것이 논리에 맞는 것일까요?


그림   그리고 이야기 하나

개고기와 암호화폐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등등과 개는 다르다고요? 개는 반려동물이고 나머지는 식용이라고요? 너무 옹색한 변명 같습니다. 근본적으로 육식을 한다면 취향과 선호의 문제이지 모든 동물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역사에서 다양한 육식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없었겠죠. 지금 당장 육식을 금지한다면 영양실조와 기아가 발생할 겁니다. 현재는 육식이 더 저렴한 세상입니다.


그렇다면 개고기를 반대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그때 “암호화폐”가 머릿속에 떠오르더군요.


왜 많은 전문가들이 암호화폐 투자를 매우 위험하다고 말하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까요? 제도권 안의 정상적인 자산으로 아직 인정을 못 받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투자자들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없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확실한 주최 측의 사기나 잘못에 대해서 투자자는 어디에 하소연할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주식 투자나 부동산 등등 제도권이 인정하는 자산 시스템에서는 적어도 하소연할 수 있는 곳이 존재합니다. 비교적 높은 확률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요. 물론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이 목전인 것 같지만 글을 쓰는 현재(2022년),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아닌 것으로 봐야 할 겁니다.



개고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식용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동물들은 정부에서 매우 깐깐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그동안 바싹 익혀서 먹었던 이유가 사람에게 치명적인 기생충이 있기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소고기처럼 선홍색의 돼지고기를 먹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 기생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유통되는 돼지고기에 대해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돼지, 닭, 소등에 전염병이 유행할 기미만 보여도 과하다 싶을 만큼 살처분을 하는 것을 봤을 겁니다.


개고기는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요? 개고기를 도축하는 장소가 너무 비위생적인 곳이 많습니다. 위생적이라고 해도 관리의 사각지대인 곳이 대부분이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은 깨끗하게 청소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철저한 과학적 관리를 받아야 하죠. 개고기 유통에 대한 관리 시스템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요즘 동물복지 인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죠. 어느 치킨 프랜차이즈 광고에서 동물복지 인증되었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더군요. 식용으로 사용될 동물에 대한 복지란 말에 의아해 할 수도 있지만 살아있는 동안 보장된 공간과 인도적인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죠. 외국에서는 랍스터가 죽을 때 고통을 느낀다고 요리 시 새로운 절차를 밟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개고기로 유통되고 있는 개들의 동물복지는 어떤가요?


제가 어릴 때는 지리산에서 곰을 잡아서 바로 웅담을 빼서 먹었다는 둥, 뱀을 잡은 그 자리에서 뱀 피를 먹었다는 둥 지금은 상상도 못 할 일들이 종종 발생했었습니다. 당연히 여러 가지 기생충 감염 등 건강을 잃는 사람들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불법이 난무했었죠. 개고기 역시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만약 개고기가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과학적이고 위생적인 유통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또 동물복지 인증까지 마친다면 개고기를 반대할 근거나 이유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그저 감성적인 호소에만 의존해야 하겠지요. 감성이나 감정을 내세우다 보면 충돌이 발생합니다. 나와 반대되는 의견에 대해서 논리와 근거에 의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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