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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Feb 22. 2023

슬램덩크, 자드, 그리고 아이묭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시작은 어디서부터였을까요? 그것은 예상하지 못한 옛날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23년 "슬램덩크"라는 애니메이션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어서 새롭게 극장 개봉을 했습니다. 원작의 나라 일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흥행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2023년 2월)도 그 여파가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 그 유명한 슬램덩크를 보지 않았습니다. 옛날 어릴 때의 만화도, 지금의 새로운 애니메이션도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23년 슬램덩크가 일으킨 나비의 날갯짓은 의외의 결과로 저에게 태풍이 되어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슬램덩크, 자드, 그리고 아이묭


슬램덩크가 화제가 되다 보니 이런저런 콘텐츠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 슬램덩크의 삽입곡들을 되돌아보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슬램덩크 연재 애니메이션의 엔딩곡 중 "My friend"라는 곡이 있습니다. 그 곡을 부른 가수가 "자드 (ZARD)"라는 팀명으로 활동했던 "사카이 이즈미"였습니다. "자드"라고 불린 일본의 여성 가수는 아주 인기가 많았습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잘 알려진 대표적인 일본 가수죠. 그렇게 저는 세월이 흘러 우연히 자드의 노래를 듣게 되었습니다.

"자드"와 슬램덩크 멤버들

저의 어린 시절은 일본음악을 들으면 불법이었습니다. (정확히 불법인지는 모르겠고, 일본 문화 개방이 안되어서 정식 음반이 없었습니다. 유통되는 모든 음반은 불법이었습니다.) 그러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법! 공공연히 불법음반이 돌고 돌았죠. 공부는 못하지만 모범생이었던 저는 귓가에 들리는 멜로디만 흘려들었을 뿐 일본 음악을 제대로 듣지 않았습니다. 들으면 감옥 가는 줄 알았거든요. 그때로부터 세월이 얼마나 흐른 겁니까? 자드의 음악이 들렸을 때 뭐에 홀리듯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유튜브의 모든 자드 음악들을 검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자드"의 노래들

My friend (유튜브 링크)

지지 말아요 (유튜브 링크)

Don't you see (유튜브 링크)


한동안 자드 노래만 듣고 있던 저는 문뜩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일본의 음악계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현재 문화 상품의 힘은 확실히 대한민국으로 넘어왔습니다. 지금의 일본 문화 상품들을 보면 안타까울 지경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일본 음악을 베끼고 흉내 내었던 나라가 대한민국이었습니다. 그랬던 대한민국에서 이제 일본 음악을 듣는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일본 음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요? 다시 유튜브에서 이런저런 일본 음악들을 검색해 봤습니다. 그러다가 놀라운 일본 뮤지션을 발견하게 됩니다. 


일본 싱어 송 라이터 "아이묭"

자드 음악에 푹 빠져 있던 저는 이제 이 젊은 여성 아티스트에게 빠져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묭 (Aimyon)"이라고 불리는 데, "아이유"의 오타인지 알았습니다. 오타가 아니더군요. 대한민국 사람에게는 조금 이상하게 들리는 예명과는 반대로 그의 음악은 지금 현재 저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싱어 송 라이터로 모든 곡을 직접 작사, 작곡을 하는 가수로 그녀의 재능에 놀라움을 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지만 말입니다.


"아이묭"의 노래들

너는 록을 듣지 않아 (유튜브 링크)

Marigold (유튜브 링크)

사랑을 전하고 싶다든가 (유튜브 링크)



옛날 사람인 저는 일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무척 신경이 쓰이고 두렵습니다. 아무리 쿨한 마음을 가지려고 해도 저의 무의식은 일본을 비호감으로 각인시켜놓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대한민국과 일본의 관계는 옛날보다 좋아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국력은 놀랍게 강해졌고 경제는 일본과 나란히 달리고 있습니다. 법적 최저 임금은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이 일본을 앞선다는 말도 있더군요. 대한민국의 문화적인 발전 상황은 일본이 작게만 보일지경입니다. 일본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감시해야만 하는 우리의 입장이지만, 일본의 문화를 대하는 마음은 여유를 가질 만 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노래가 일본 말로 되어있다는 이유만으로 거부감을 가지기보다 노래 자체로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관점은 세계 모든 나라들에게 적용될 수 있을 겁니다.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것이 우리의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큰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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