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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Feb 19. 2023

마케팅 천재 이0숙님 돌아오세요.

한 명의 팬이 중요합니다.

올 겨울철 (2022년~2023년 겨울) 길거리 음식 1등을 차지한 음식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붕어빵이라는 조사가 있었습니다. 당근마켓에서 데이터 분석한 결과랍니다. “붕세권 (붕어빵을 사 먹을 수 있는 지역)”이란 말이 있을 정도이니 붕어빵의 인기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운 좋게 저도 붕세권에 살고 있습니다.


한 명의 팬이 중요합니다.

마케팅 천재 이0숙님 돌아오세요.

맛있는 붕어빵을 만들고 있는 모습

언제부터인가 붕어빵의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붕어빵만 그런 것이 아니기에 뭐라고 하기에도 애매합니다. 그래도 저의 동네에는 1000원에 4개의 팥 붕어빵을 사 먹을 수 있답니다. 1000원에 4개의 붕어빵이라면 저렴한 수준입니다. 전의 글(마케팅 천재 이0숙)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붕어빵 가게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익숙한 "이0숙"님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낯선 남자분이 붕어빵을 만들고 있더군요. 


다행히 가격은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경영 철학”이 달라 보이더군요. 


이0숙님의 결제 시스템은 허름한 돈박스에 손님 스스로 붕어빵 값을 넣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돈박스에 제대로 돈이 들어가는지 한 번도 확인하지 않는 쿨한 카리스마를 보였습니다. 새로운 주인분은 직접 붕어빵비를 받고 있습니다. 아주 평범한 지불 시스템이죠. 이0숙님의 붕어빵 시절에는 평일 저녁 7시가 넘어서 붕어빵을 사 먹기 위해 나가도 그 자리에 붕어빵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간에 이미 퇴근을 하더군요. 붕어빵을 먹기 위해 매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새로운 주인이 하는 붕어빵도 잘 팔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장사가 잘 되어서 저녁시간이 되기 전 재료가 모두 소진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마케팅 천재 이0숙"보다 더 훌륭한 마케터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이0숙님이 그립습니다. 


붕어빵을 사러 가는 길

주인이 바뀌었지만 붕어빵 맛은 다르지 않습니다. 조금 더 걸어가야 하는 거리에 이0숙님의 붕어빵이 다시 생긴다면 저는 멀지만 그곳으로 갈 것입니다. 이제 결과물을 가지고 평가되는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상품들은 그 수준이 상향 평준화가 되어서 변별력을 가지기 힘듭니다. 우리는 이제 결과물을 누가 만들었는지 사람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상품의 소비자가 아니라 그 사람의 팬이 되는 것이죠. 제가 새로운 붕어빵 가게에 가는 이유는 붕어빵을 사러 가는 겁니다. 그러나 제가 이0숙님의 붕어빵 가게에 간다는 것은 팬으로 가는 것이죠. 당신은 어떤 가게가 되고 싶은가요? 이 상황을 다르게 말한다면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 될 것입니다. 과정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대를 팬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과정을 더 중요시합니다. 


2023년, 2월도 거의 끝나가고 있습니다. 겨울은 곧 봄에 밀려나갈 것입니다. 붕어빵도 또 한 번의 시즌을 보내고 다음 시즌을 기약하겠죠. 다음 시즌의 붕어빵은 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까요? 붕어빵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가격이 더 착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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