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카데미 시상식 리뷰
202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민국 영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요 근래의 아카데미 시상식은 대한민국 영화와 영화인들이 장악했었습니다. 이번에도 "박찬욱"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출품되었지만 아쉽게 최종 후보에는 들지 못했습니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는 것이 좋은 영화라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친근한 누군가를 응원하는 기분은 참 행복하더군요.
2023년 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해 봅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을 아우르는 이야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돌아왔다."가 아닐까요? 그 정점에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있었습니다.
남우 조연상 "키호이콴"
여우 조연상 "제이미 리 커티스"
여우 주연상 "양자경"
위의 배우들은 모두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 출연한 배우이고, 나이도 들고 대중들로부터 잊혔던 배우들이었습니다.
배우 "키호이콴"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 "구니스"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아역 배우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찾아볼 수 없었죠. 그렇게 사라졌던 그가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배우 "양자경"도 점점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가장 최근의 커리어 하이는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의 연기였을 겁니다. 그러나 그녀의 커리어 하이는 경신이 되었습니다. 이제 그녀는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 수상자입니다.
저의 어린 시절, 홍콩 액션영화들이 인기였습니다. 남성이 주인공인 액션 영화들이 주류였지만 여성 액션배우들이 틈새를 파고들었습니다. "XX 마담"이라는 시리즈들이 나왔고, 가장 대표적인 영화가 "예스마담" 시리즈였습니다. 그 시리즈의 주인공이 "양자경"있었죠. 그렇지만 그녀가 연기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솔직히 발차기에 비해 연기는 별로였거든요. 나이가 들어 그녀의 발차기도 약해져 갔습니다. 액션 빼면 그녀에게서 무엇이 남을까? 하지만 그녀는 해냈습니다. 발차기가 그녀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 보였습니다.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역시 세월의 야속함을 자신의 능력으로 이겨내고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리고 그 정점을 배우 "브랜든 프레이저"가 찍습니다. 혹시 영화 "미이라" 시리즈를 아시나요? 혹자는 짝퉁 인디아나 존스라며 폄하하지만 큰 흥행을 거둔 블럭버스터 모험 영화였습니다. 그 영화의 주인공이 "브랜든 프레이저"였죠. 그 당시 그는 정말 잘 나가는 스타였습니다. 그의 필모는 흥행배우로서 대단한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원시 틴에이저"
"조지 오브 정글"
"미이라 시리즈"
"일곱 가지 유혹"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잉크하트"
...
잘 나가던 할리우드의 스타는 갑자기 모습을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질 때쯤 그는 272Kg의 몸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 영화 "더 웨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수상합니다.
마지막 작품상을 수상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팀이 무대를 장식하고 있을 때 저는 루저, 비주류, 잊혔던 사람들의 반란처럼 보였습니다. 감독상을 수상한 "다니엘 콴", "다니엘 샤이너트"역시 얼핏 봐서는 할리우드의 엘리트 영화인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너드(nerd)에 가까워 보입니다. 장편 영화 연출이 고작 두 번째인 신인 감독들이기 때문에 경력으로도 아직 비 주류이죠. 그 모든 삐딱함이 모여, 세계 영화의 중심, 할리우드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정말 대 환장 파티인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와 똑 닮은 아카데미 시상식이었습니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리뷰 브런치 글 : 가장 크고, 가장 작은 이야기 그리고 양자경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 브런치 글: 영화산업의 디지털 전환 (2022 아카데미 시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