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 "구니스", "반지의 제왕"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글, "가장 크고, 가장 작은 이야기 그리고 양자경"에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 글을 쓸 때만 해도 그 배우가 그였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영화 속, 현재의 세계에서는 무능하고 볼품없지만 또 다른 다중 우주 속 세계에서는 세계를 구하고 있는 전사인 남자가 있었죠. "조너선 케 콴 (Jonathan Ke Quan)", 그가 영화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의 꼬마 "쇼트"역의 배우였다니! 어쩌면 늙은 그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던 것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에게 매우 미안했습니다. 아니, 나 자신에게 실망을 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장면 하나하나를 기억하는 제 인생 영화들 중 첫 손에 꼽히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프랜차이즈 영화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무엇일까요? 저는 감히 "인디아나 존스"시리즈라고 말하겠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개봉당시에는 시리즈 순서대로 개봉하지 못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시리즈 1편이었던 "레이더스: 잃어버린 성궤를 찾아서 (Raiders Of The Lost Ark)"보다, 2편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이 먼저 정식 개봉되었었죠. 그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고, 어린 시절 저는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가 있구나!"라고 감탄했었습니다. 특히 인디아나를 돕는 소년, 쇼트의 모습은 잊히지 않았습니다. 쇼트역의 어린 배우는 연이어서 화제작에 출연하는 행운을 잡게 됩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좀 더 어린아이들의 시선으로 만든다면 어떻게 나올까? 그 답이 영화 "구니스 (The Goonies)"일 겁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모험에 쇼트는 "데이터"라는 역으로 함께하게 됩니다. 영화의 주인공역은 "숀 애스틴"이란 아역배우가 맡았었죠. 영화 속에서 천식약을 흡입하던 소심한 아이는 보물을 찾는 여정에서 어른으로 성장합니다. 그리고 그 아역 배우는 후에 영화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의 여정에도 동참하게 됩니다.
영화 구니스의 숀 애스틴은 세월이 흘러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프로도를 든든히 지켜주는 "샘"이 되어서 절대 반지의 위협으로부터 세상을 구하게 되죠. 어쩌면 주이공인 프로도 보다도 샘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은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됩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퉁퉁하게 살이 오른 그의 모습에서 구니스의 어린 그를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모습은 변한다고 해도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던 그들의 발자취는 그대로 남아있음이 분명합니다.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슬프기도 하지만 시간의 흐름은 변모하는 인간의 삶을 관찰하는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특히 세월 속에 흐르는 배우들의 모습들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드라마틱한 감흥을 주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