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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Apr 12. 2023

팜므파탈의 유혹

영화 속 치명적 아름다움

(영화 "Against All Odds"와 "보디 히트 (Body Heat)"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혹시 "Take A Look At Me Now"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한동안 잊고 있었던 곡인데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이 어느 날 뮤직 비디오로 보여주더군요. "필 콜린스"라는 옛날 외국가수가 부른 노래입니다. 지금 들어도 좋더군요. (유튜브 뮤직 비디오 링크) 그런데 노래뿐만 아니라 뮤직 비디오의 배경으로 깔리는 영화도 저의 기억을 자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영화는 "Against All Odds"입니다. 


영화 속 치명적 아름다움

팜므파탈의 유혹

이 영화는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어릴 때 TV에서 본 영화인데, 대충의 스토리라인 정도가 어렴풋이 기억이 날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런 영화가 제 기억에 각인된 이유는 제가 본 첫 "팜므파탈" 영화라는 것 때문일 겁니다.


"팜므파탈"은 프랑스어로 남성들에게 치명적인 여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영화 속에서 아름다운 미모로 남성을 파멸로 이끄는 여성 캐릭터를 가리킵니다. 얼핏 봐서는 그냥 단순한 악역 같지만 우리는 팜므파탈인 그녀들에게 매료되기 일쑤입니다. 


팜므파탈이 등장하는 영화의 공식들이 있죠 영화 "Against All Odds"역시 그 공식을 따라갑니다. 멋진 풍광의 장소, 겨울보다는 여름,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의 여자 주인공. 그녀가 팜므파탈이죠. 남자 주인공은 그녀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이미 남자가 있습니다. 여자 주인공은 매우 불행하고 안 좋은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남자 주인공은 그런 그녀를 도우려 하고 사랑에 빠지게 되죠. 그러나 결국 거대한 함정에 빠지는 것은 그 남자입니다. 솔직히 영화 "Against All Odds"의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영화 속 그녀가 마지막까지 팜므파탈로 남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예쁜 여자에게 홀리면 큰일이 나는구나!"라고 어린 저에게 충격을 주었던 것만 선명합니다. 


예쁜 여자의 위험성이 어린 사내아이에게 충격을 준 것보다 더 큰 충격은 이 영화가 좀 야했다는 것이었죠. (TV에서 방영을 했기에 민감한 부분은 다 잘렸겠지만 그 분위기는 어린아이도 다 압니다.) 팜므파탈 영화의 또 하나의 공식은 매우 야하다는 것입니다. 남성이 팜므파탈 여성에게 끌리는 것이 핵심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죠. 그리고 상업적으로 인기 있는 영화 장르가 된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팜므파탈" 영화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보디 히트 (Body Heat)"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성인이 된 후 본 영화라 비교적 기억이 선명합니다. 이 영화의 여자 주인공은 정말 확실한 팜므파탈입니다. 영화 끝까지 치명적인 여자이죠. 그녀는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자 악인으로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녀들을 완전히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녀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여성을 억압하려는 남성들의 무의식, 그리고 사회의 무의식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Take A Look At Me Now"의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뮤직 비디오. 그 속의 팜므파탈의 어두운 비밀. 하지만 그 시절 팜므파탈은 꽤 낭만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원초적 본능"의 매운맛을 우리는 보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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