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저의 작은 드로잉북 속, 야외 드로잉의 결과물들을 보다 보면 현타가 오기도 합니다. "고작 이렇게 그리려고 밖에 나가서 그리는 것인가?!"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야외 드로잉은 그 속성상 대충 그리게 됩니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주위의 시선이 창피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저의 그림을 펼쳐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현장에서 드로잉을 할 이유가 있을까요?
현장에서 그리는 야외 드로잉의 매력은 그림의 결과물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쓱싹, 쓱싹 대충 그리는데도 멋진 그림이 완성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그러나 진짜 재미는 현장까지 직접 이동해서 그 공간에 위치해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의 행위 그 자체입니다. 일종의 행위예술인 것이죠. 행위예술이 뭐 별거인가요?
아직도 현대예술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특히 행위예술은 그냥 "기이하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림 실력이 늘 것 같지 않은 야외드로잉을 하는, 저의 행동이 참 기이하지 않습니까? 결과가 아닌 과정, 행위자체에 몰두하는 행위예술가들의 즐거움을 조금 맛보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2023.05.08 ~ 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