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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May 17. 2023

뉴욕의 외식비는 왜 비쌀까?

당신의 몸값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집 밖에서 사 먹는 외식비도 많이 부담이 됩니다. 직장인들의 점심비용이 만원을 훌쩍 넘긴 것은 오래전이고, 치킨 한 마리에 3만 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렇게 오른 외식비이지만 뉴욕 같은 다른 나라 도시들과 비교하면 착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동네 곳곳에 그래도 가성비 좋은 식당들을 찾아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여전히 대한민국은 외식할 만한 나라인 것 같네요.


당신의 몸값

뉴욕의 외식비는 왜 비쌀까?

뉴욕으로 대표되는 선진국들의 외식비는 매우 비쌉니다. 하지만 직접 요리를 하기 위한 식재료비는 비교적 저렴하죠. 반대로 대한민국의 외식비는 의외로 저렴한 대신 식재료비는 비싼 편입니다. 집에서 해 먹는 비용보다 사 먹는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말할 정도이니까요. 물론 뉴욕 같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더 부자이고 부자의 수도 더 많겠죠. 물가가 더 높은 이유가 당연합니다. 그런데 집에서 음식을 해 먹을 때 드는 비용은 왜 저렴한 것일까요? 대한민국 장바구니 물가와 큰 차이가 안나는 것 같더군요. (정확한 비교는 아닙니다.)


대한민국 식당들의 음식 가격이 전반적으로 저렴한 이유는 제대로 된 인건비 책정이 안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대한민국이 지금의 놀라운 경제적 발전을 이룩한 이유들 중 하나는 지난 세대들의 노동력을 갈아 넣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제대로 돈도 못 받고 일만 죽어라 했다는 것이죠. 그 전통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일까요? 가장 먼저 비용을 절감해야 할 때는 인건비를 1순위로 삭감합니다. 식당을 창업할 때 인건비에 대한 고민을 얼마나 할까요? 특히 창업자 자신의 인건비를 고민하는 것은 사치라고 말합니다. 사람의 가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만만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뉴욕은 비교적 높은 임금을 받습니다. 식당은 사람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죠. 높은 인건비가 포함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인들도 부담스러워하는 "팁" 문화가 아직도 존재하는 이유는 인간이 행하는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요? 사람의 서비스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장바구니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유가 설명됩니다. 반면 대한민국은 식당의 인건비가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장바구니 물가와 별 차이가 안 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유통 단계의 문제도 크지만요.)

인건비를 갈아서 이룰 수 있는 경제는 대표적으로 제조업 분야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생산성이 낮은 산업 분야이죠. 반대로 생산성이 높은 분야, 즉 고부가가치 산업은 인건비가 비쌉니다. 당연합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죠. 애플,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로 대변되는 고 임금 산업입니다. IT강국이라고 자랑하지만 대한민국은 통계로보면 제조업 국가라고 합니다. 아직도 OECD국가들 중 노동시간이 가장 높은 이유가 그것입니다. 낮은 생산성을 시간으로 메꿔야 하기 때문이죠. 높은 생산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어렵습니다. 그러나 곧 제조업의 사형 선고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가장 빠른 고령화는 대한민국을 강제적으로 높은 생산성의 산업으로 갈아타게 만들 겁니다.


주위의 저렴한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고맙다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다른 물가보다 싼 가격이라는 것은 누군가가 임금을 못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고물가 시대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은 임금뿐입니다. 내가 소비할 때는 인건비가 없는 것이 좋겠지만, 결국 소비자 역시 인건비를 받아야 하는 노동자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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