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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Jul 10. 2020

엔니오 모리코네를 추모하며..

영화음악의 아이콘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가 세상을 떠났다. (1928년 11월 10일 ~ 2020년 7월 6일)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나도 모르게 하던 일을 멈추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딱히 그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내 취향도 아니었다. 물론 유명 영화음악가의 부고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거야 인지상정이지만 예상외로 머리가 멍해졌다.


그래서 엔니오 모리코네에 대한 나의 기억들을 떠올려보았다.


엔니오 모리코네를 처음 만났던 마카로니 웨스턴


내가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영화는 "마카로니 웨스턴"이라고 불리는 이탈리아산 서부영화들이었다. 헐리웃의 서부영화들이 붐인 시절.. 헐리웃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서부영화들을 만들었고, 마치 B급 서부영화로 치부되었지만 의외의 인기를 누렸다. 지금은 헐리웃의 명 감독으로 자리 잡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마카로니 웨스턴의 대표 배우였던 사실은 유명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오는 무법자 시리즈는 정통 헐리웃 서부극의 인기를 앞섰고, 그 영화들을 만든 주역이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과 인상 깊은 음악을 만든 "엔니오 모리코네"였다.


어릴 때 들은 서부극의 모리코네 음악은 깊이 각인이 되었고, 지금까지 어린 시절을 아우르는 테마곡처럼 떠오른다.


그렇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모리코네의 영화음악들은 나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의 음악들은 학창 시절과 혈기왕성한 청년시절의 나에게는 잘 맞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나이를 먹어갔고, 어린 시절 지나친 영화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들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 "시네마 천국", "미션" 등등 그의 음악들은 인식하지도 못한 채 나의 가슴을 채웠다. 생각해보면 영화들에 대한 기억보다 그의 영화음악이 압도적으로 선명하게 기억된다.


지금 이 시대는 오리지널이 사라지고 인스턴트 같은 예술이 꽉 채워진 시대인 것 같다. 그런 이 시대에 오리지널 예술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던 거장 중 한 명이 엔니오 모리코네이다.


내가 왜 그의 부고 소식에 나도 놀랄 만큼 충격이었을까?


진정한 예술은 사람에게 스며드는 것이 아닐까? 나에게 엔니오 모리코네는 스며들어있었다. 그의 음악은 엄청나게 트렌디하지도 않았고, 파격적이지도 않았으며, 논란거리도 없다. 그저 좋은 음악을 창조했다.


엔니오 모리코네는 오랫동안 영화음악을 만들었고, 수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높은 명성도 얻었다. 하지만 그의 시작은 B급 취급받는 마카로니 웨스턴이었다. 대충 푼돈이나 벌며 때를 기다리는 대신 그는 열심히 음악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결같은 음악을 선사했다.


한 영화의 대사를 다시 떠올려본다.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음악이 가장 좋다. 그 서정미는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을 이야기하는데.. 빠질 수 없는 작품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한 음악일 것이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마카로니 웨스턴".. 그리고 "세르지오 레오네"감독과의 콤비는 그를 스타덤에 올려준다.






이번에 글을 쓰기 위해 검색하던 중 많이 놀랐다.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업한 영화가 이렇게 많고 다양하다니!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무숙자 (My name is nobody)"역시 그의 작품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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