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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Jul 29. 2020

수박 겉핥기 : 자본주의 이해하기

자본주의는 무엇인가?


- 먼저  글은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1 돈은 이다" 전적으로 참고해서  글임을 밝힙니다. -


우리의 삶 중 아주 당연한 듯이 넘어가는 것들이 많이 있다. 세상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의 빛과 중력이 무엇이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는가? 우리는 "아인 슈타인"의 이름을 알아도 빛과 중력에 대해서 밝힌 그의 상대성 이론에 대해서는 모른다.


마찬가지로 세상의 경제 시스템은 "자본주의"이다. 그러면 자본주의는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을 아는가? 나는 모른다. "그냥 돈 많이 버는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어느 날 EBS의 "자본주의"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어렴풋이 자본주의에 대해 알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 방송의 도입부는 자본주의라는 것에 대한 실체를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고 있다. 저명한 석학들도 자본주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난감해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EBS 다큐멘터리에서는 이렇게 정의했다. "자본주의(돈)는 빚이다" 방송을 보면 친절하게 잘 설명하고 있고 어느 정도 이해도 되었다. 그런데 도통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꼭 저렇게 시스템을 운영해야 하는 걸까?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지금에서야 왜 EBS 다큐멘터리에서 그렇게 설명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한 가지 전제 조건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부터 아주 간단히 자본주의에 대해 수박 겉핥기를 하겠다.



_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_

자본주의란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 있는 것 같다. 내 생각에는 "화폐나 화폐에 준하는 것으로만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물물교환, 그냥 주고받는 것, 돈이 개입되지 않는 모든 거래는 자본주의가 아닌 것 같다. 그것들은 다른 이름으로 불리어야 한다.


역사에서 화폐는 자연스러운 발생이었다. 인류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물건을 교환하는데 화폐는 꼭 있어야 하는 수단이다. 지금도 화폐를 대신할 수단이 없다.


화폐는 인간이 만든 비교적 원가가 저렴한 물건이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도 만들어서 이것이 화폐라고 선언할 수도 있다. 아마 역사적으로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으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그래서 화폐는 특정한 일부만 만들 수 있게 했다. 지금은 거의 국가만이 화폐를 발행한다.

 



이제 극단적이고 간단한 예로 자본주의를 설명하겠다.

한 섬나라가 있다. 그곳에는 두 명이 살고 있다. 이 섬나라에는 아직 자본주의가 안 들어왔다. 그 두 명은 물물 교환을 하기도 하고 그냥 필요한 물건을 주고받았다.

 


그런데 국가에서 이제부터 그 섬나라에 자본주의를 도입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제 모든 경제활동은 돈(화폐)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먼저 국가는 은행을 설립해서 돈을 만들었다.


마침 섬주민 A는 배가 필요했다. 배는 B가 만든다. 예전에는 자신이 잡은 물고기를 주고 배를 받았지만 지금은 그러면 안된다. 그래서 돈을 가져오기 위해 새로 설립한 은행에 갔다.


은행은 돈을 주는 게 아니고 빌려주는 것이었다. A는 100원을 빌렸다. 그런데 100원 갚으면 되는 게 아니고 10원을 더해서 갚아야 한다고 한다. 그 10원은 이자라고 했다.  A는 동의했다. 그렇게 원금 100원을 빌렸다.

A는 B에게 가서 배를 100원에 샀다. 그리고 바다에 나가서 물고기를 잡았다. 섬으로 돌아온 A는 물고기를 팔기 시작했다. 섬에서 유일하게 돈이 있는 사람은 B다. B는 전 재산 100원을 A에게 주고 물고기를 샀다.

 

기분이 좋아진 A는 100원을 가지고 은행으로 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자 10원은???


섬 전체에 있는 돈은 100원뿐이다. 10원을 구할 수 없는 것이다. 10원은 은행 장부에만 기록이 되어있었지 은행 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

그렇다. B가 10원 이상 은행에서 빌려야 A는 B의 10원을 가져와서 이자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긴다. 그러면 B는 원금과 이자를 어떻게 갚는다는 말인가???




자본주의는 무한 경쟁으로 돌아간다. 상대방이 빌린 돈을 나에게 가져오지 않으면 나는 파산하고 만다. 자본주의에서 돈을 번다라는 말은 남이 빌린 돈을 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필연적으로 돈을 갚을 수 없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빚"이라는 말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자본주의를 대체할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복잡한 사회에서 돈 없이 물건을 사고팔 수 있을까? 단연코 없다. 돈을 발행할 수 있는 기관이 따로 존재하고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다면 이자 시스템은? 이것도 당연히 있어야 된다. 이자의 다른 말은 이율, 금리이다. 금리의 조절로 돈의 가치를 조절할 수 있다. 어느 나라에서 몇조 원으로 음료수 하나만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의미하는 것은 돈의 가치 붕괴이다. 금리의 기능이 이런 것을 막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기능성과 함께 인간 심리를 건드린다. 기능성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물건을 살 때 없어서는 안 될 수단이다. 문제는 심리적인 인간 본성이다. 인간은 상대보다 더 우월해지고 싶어 한다. 남보다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남의 돈을 가져와야지 살아남는 방식이다. 인간이 딱 좋아하게 설계된 것이다.


지금은 민주주의가 대세가 되었지만, 사회적 이념은 수없이 바뀌고 변했다. 의외로 전 세계가 민주주의로 안정된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아직도 중국과 일부 나라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렇지만 자본주의는 그 역사가 깊다. 화폐라는 것이 통용되면서 지금까지 발전을 거듭했다. 그리고 그만큼 인간이 좋아하기 때문에 바꿀 필요를 못 느낀 것이다.


비트 코인으로 대표되는 미래의 암호 화폐는 자본주의를 끝낼 수 있을까? 아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 암호 화폐라는 당근을 던지는 것인데.. 자본주의에서 남의 돈을 가져와야 하는 경쟁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국가의 중앙은행이 없어졌을 뿐 화폐에 부여하는 우리의 탐욕과 기능성은 그대로인 것 같다.


요즘 주식이 여러 가지 의미로 핫한데.. 왜 주식이 자본주의의 꽃이라는지 알게 되었다. 실물이 없고 화폐뿐이다. 장부의 숫자만이 존재하는 시장이 주식시장이고 그것이 금융이다.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간다면 금융시장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든다.


그러면 우리는 자본주의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쉬운 질문이 아니다. 결국 기능성을 취하고 심리적인 측면을 다스려야 한다. 나의 빚을 갚을 정도의 부를 원해야 한다. 그러나 나 자신도 그렇게 할 용기가 없다. 결국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이 모두에게 보장이 되고 그 이상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자본주의의 경쟁이 필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물론 인간들은 모두 그 이상으로 가려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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