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인생의 슬럼프 기간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준 단 하나의 행동이 있다면, 그것은 "산책"이었습니다. 걷기와 산책은 좀 느낌이 다릅니다. 걷기라고 하면 건강을 위한 운동의 성격이 강합니다. 제가 슬럼프를 겪을 때 한 산책에는 운동의 개념이 전혀 없었습니다. 저에게 산책은 사색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몸을 위해 운동을 하지만 생각을 위한 행동은 별로 하지 않습니다. 생각은 가만히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것이라고요? 아닙니다. 걷기는 사실 몸보다 뇌에 좋은 운동입니다. 우리는 한 번에 두 가지 작업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딱 하나 예외적인 경우가 있는데, 걷기와 생각입니다. 놀랍게도 걷기는 생각을 더 잘하게 해 줍니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기 광팬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빨리 걷는 게 달리는 것이라면 그가 왜 그처럼 달리는데 열심인지 이해가 갑니다. 그 밖에도 수많은 과학자들, 예술가들, 리더들이 산책에 진심이었다고 합니다.
산책을 하면 여러 생각이 떠오릅니다. 신기한 것은 대체적으로 좋은 생각, 낙관적인 생각, 하고 싶은 생각이 떠오른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과정을 사색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사전적인 의미와는 다르지만 말입니다.) 산책을 하다 보면 근심 걱정에 가득 찬 얼굴들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들이 하는 생각은 사색이 아니라 걱정이죠.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걸으면 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산책은 목적이 없어야 합니다. 그저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즐거울 뿐이죠. 그러다 보면 사색이 찾아옵니다.
아무리 좋은 장소에 머물러도 사색이 되지 않는다면 산책을 해 보세요. 어떤 공간이든지 산책하는 곳이 사색의 장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