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요즘 가전 필수품들의 목록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더군요. 신혼 가전의 목록에 식기 세척기가 기본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설거지 정도는 직접 하는 게 당연했지만 식. 세. 기의 맛을 한번 보면 헤어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빨래 건조기가 필수로 자리 잡은 지도 꽤 시간이 흐른 것 같네요. 빨랫줄을 본 지도 한참 되었습니다.
아주 옛날, 마당이 있는 주택에 살던 어린 시절에는 빨래를 말리는 방법이 두 가지였습니다. 마당의 빨랫줄에 널어 햇빛에 말리던가, 따듯한 온돌 아랫목에 펼쳐놓는 것이었죠. 혹시 아시려나 햇빛에 바짝 마른빨래에서는 햇빛 냄새가 난다는 것을요. 아마도 그 냄새를 건조기에서 재현하기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햇빛에 말린다는 것은 단순히 건조의 목적만 있는 게 아니었죠. 소독의 의미도 있었습니다. "일광소독" 이 단어가 기억나다니 정말 저는 옛날 사람이군요. 군대의 기억까지 소환되어서 아찔합니다. 군대에서 일요일마다 개인침구류 일광소독을 했거든요.
햇빛에는 여러 가지 효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햇빛을 오랫동안 안보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건강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죠. 우울증의 치료로 햇빛을 많이 보라고 합니다. 겨울의 우울한 이미지는 줄어드는 일조량과 관계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요즘 집안에 콕 박혀서 있는데 산책을 나가야 하겠습니다. 산책 예찬론자로서 조금 부끄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