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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Sep 15. 2020

인스타그램, 디지털 사회생활

SNS에서 친구 만들기

SNS 서비스라고 말하면 요즘은 모두 마케팅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원래의 목적은 즐겁고 신나는 또 다른 사회생활이다.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SNS를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을 생각해보려 한다.

SNS 서비스를 일기처럼 나만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진짜 재미를 느끼려면 나 자신을 오픈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오픈할 필요는 없다. 어떤 것을 공유할지 결정하는 것으로 SNS를 시작하면 된다.

나는 내가 그린 그림을 사람들에게 오픈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을 선택해서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마치 동호회에 가입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곧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오프라인 모임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많이 힘들어하고 불편해한다. 그 이유는 우선 너무나 귀찮은 사전 준비(외출 준비의 일련의 행동과 모임 장소까지 이동하는 문제 등등)들과 쓸데없는 격식과 예의, 필요 없는 부분에 대한 에너지 낭비들.. 정말 필요한 부분의 소통은 그중 일부분에 그치는 비효율성 등등 나의 성향과 잘 맞지 않았다.

그런데 SNS 안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는 걱정과는 달리 편하고 만족스러웠다.

우선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다 보니 사전 준비단계에서 오는 모든 불편하고 힘든 부분이 사라졌다. 나를 힘들게 했던 불필요한 요식행위나 필요 없는 말과 행동이 없었다. 대부분 같은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백하게 주고받을 뿐이다. 상대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만 과하지 않다.

나이로 서열을 정하는 한국적 관계주의도 없으며, 이것 저것 신경 썼던 그동안의 독특한(?) 문화도 없다.

나쁘게 말하면 정이 없고 얕은 관계들만 형성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까지 체험한 바로는 좋은 일이 있을 때 축하해주고,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위로의 말을 건 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정도면 충분한 것 아닌가?!

이제 SNS로 관계를 맺고 친구를 사귀며 오프라인 사회생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온라인 사회생활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코로나 19로 불안한 오프라인 생활 속에서 SNS의 디지털 사회생활은 해야만 하는 필수 요소로 한 번에 다가왔다.

그러면 SNS로 어떻게 친구를 만들까?
내가 체험한 인스타그램을 예로 들어보겠다.

내가 그린 그림을 오픈하기로 결정했으니 친구를 찾아 나섰다.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아마도 상대를 찾아가서 나를 소개하는 글과 친구가 되자는 글을 댓글에 남기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차마 그렇게 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가장 먼저 한 것은 내가 그림을 공유하기로 했으니 그림을 공유하고 있는 상대를 찾는 것이었다. 같은 관심사의 친구를 원하는 것이니까.

처음에는 그림 그리는 상대를 무작정 팔로우했다. 그리고 기다렸다.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내 인스타그램에 팔로우한 사람들의 작품이 노출되어서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그때는 정말 사소한 것으로도 신기한 때였다.

상대방에게 간단한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좋다” “잘 보고 갑니다” 아니면 웃는 이모티콘 정도.. 결과는 아무 일도 안 생겼다.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가 목적이 아니었기에 그러려니 하며 원래 목적인 내 그림, 드로잉을 매일 올리며 혼자 뿌듯해하고 있었다. 그렇게 인스타그램 피드가 나의 그림들로 점점 채워지게 되자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팔로우가 한 명 두 명 생기는 것이다. 좋아요도 눌리고.. 어떻게 알고 나에게 온 것인지 신기하기만 했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도 신기하다.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나의 콘텐츠를 올리고 그 수가 쌓이면 반드시 팔로우가 생긴다. 팔로우가 0명일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광고나 불순한 목적의 팔로우가 많지만 순수한 팔로우도 꼭 생기게 된다.

드디어 인스타그램에 친구가 생긴 것이다.

고마운 마음에 팔로우한 친구의 인스타그램에 찾아가 보고 그들의 그림이나 콘텐츠를 감상한다. 별다른 문제가 있는 계정이 아니라면 나도 그들을 팔로우했다.

친구가 된 사람들의 피드를 보고 먼저 댓글을 남겼다. 이번에는 전에 했던 댓글과 다르게 자연히 긴 글이 써지고 실제로 봤던 피드에 대한 이런저런 언급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교류가 되기 시작했고, 나의 피드에도 그들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잘 그린 그림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맺은 나의 친구들은 좋아요도 눌러주었다.

나의 피드에 댓글을 자주 달아주고 좋아요를 눌러주는 인스타그램 친구들은 마치 안면이 있는 것처럼 좀 더 편한 마음이 들었다.

나의 피드가 많이 쌓이게 되니 나의 피드들을 보고 나를 팔로우해주는 확률이 높아졌다.

물론 이런 식으로 팔로우를 늘리는 것에는 단점이 있다. 팔로잉(내가 팔로우한 경우)의 수가 많아져서 팔로잉한 사람들의 피드를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어쩔 수 없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을 위한 팔로우 늘리는 방법을 말하는 사람들은 나의 팔로잉 수를 줄여야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폼이 안 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잘 나가는 인플루언서들의 경우를 보면 팔로잉은 적은데 팔로워(나를 팔로우하는 사람) 수는 많다. 인플루언서들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팔로잉 수가 많은 사람이 좋다. 그만큼 열심히 친구들을 찾아 나섰고, 이상한 짓(?)으로 팔로우를 늘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팔로잉 수 관리도 쉬운 일이 아니다. 전에 나를 언팔한 사람들, 관심이 없어진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서 한 번에 언팔(언팔로우:팔로우 취소)을 여러 명을 했더니 인스타그램이 뭔가 제재를 거는 것 같아서 이제는 팔로잉 수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금 나의 인스타그램은 마케팅보다 소통, 디지털 사회생활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모든 SNS를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SNS로 사회생활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나의 콘텐츠가 어느 정도 쌓일 때까지 인내심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꾸준히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올리다 보면 의외로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모여들게 될 것이다.

비록 10명의 친구들만 모인다고 해도 그게 어디인가! 10명의 친구를 오프라인에서 사귀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 것이다.

SNS는 마케팅이란 강박관념을 버리고 건전한 디지털 사회생활로서 SNS를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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