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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May 01. 2024

인생의 두 가지 캐릭터. 실베스터 스탤론

내가 기억하는 그 사람

영화배우들을 보면 간혹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사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호화로운 부를 누리는 모습 때문이 아니라 영화 속 캐릭터와 겹쳐지는 비현실적 인생행로 때문입니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배우에게는 두 가지 영화 캐릭터가 담겨있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그 사람

인생의 두 가지 캐릭터. 실베스터 스탤론


어릴 때 저는 "실베스터 스탤론"이란 배우를 싫어했습니다. 그의 연기가 너무 어색하고 불편했습니다. 비평가들도 악평뿐이었으니 그 당시 저에게 그를 싫어할 명분은 차고 넘쳤습니다. 나이를 먹고 우연히 다시 보게 된 영화 "록키 1"은 생각지도 못한 감동의 충격을 주었고 실베스터 스탤론을 다시 보게 만들었죠. 


실베스터 스탤론은 "록키"라는 캐릭터로 태어납니다. 록키가 없었다면 그도 없었습니다. 인생의 밑바닥에 있던 스탤론과 록키는 한 몸이었죠. 스탤론이 영화 록키의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해 줄 영화사를 찾아 수없이 돌아다녔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감독까지 그가 하려고 했다죠. 록키 1편에서는 감독을 못했지만 결국 록키 시리즈의 감독도 하게 됩니다.  

영화 "록키"의 "실베스터 스탤론"

진심을 담아 캐릭터를 연기했던 스탤론을 우리는 당연히 록키와 동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영화 역사상 이렇게 캐릭터와 실제 배우가 하나로 융합된 경우는 드물 것입니다. 


록키가 스탤론 자신의 다큐멘터리 같은 캐릭터라면, 이번에는 완전히 영화적인 캐릭터를 그가 창조합니다. "람보"입니다. 람보는 1980년대를 풍미한 액션 오락영화의 대명사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뇌가 필요 없는 킬링타임 영화의 대표 격이죠. 지금도 람보라는 영화 시리즈를 좋게 평가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실베스터 스탤론의 캐릭터로서 인정하고 그 의미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영화 "람보 시리즈"의 "실베스터 스탤론"

그는 록키로 태어났고, 람보를 창조했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나 예전 같은 모습은 사라졌지만 스탤론은 영화 "록키 발보아"의 록키로, 영화 "람보, 라스트 워"의 람보로 다시 돌아왔었죠. 더 놀라운 것은 록키의 "스핀오프" 격인  영화 "크리드"속에서도 록키 캐릭터로 그가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록키라는 캐릭터는 정말 스탤론과 같이 살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영화 "록키 발보아"의 "실베스터 스탤론"

영화 "록키 발보아"에서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네가 얼마나 센 펀치를 날릴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네가 센 펀치를 맞고도 쓰러지지 않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아직도 좋은 연기를 한다는 평을 듣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감독을 잘한다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좋은 펀치를 날리는 대신 아픈 펀치를 감수하는 법을 터득한 것일까요? 그는 여전히 영화판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날카로운 비평의 펀치에도 쓰러지지 않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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