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한장이야기, 2024년을 돌아보며..
연말이 되면 연말 결산을 합니다. 결산이란 단어가 너무 계산적인가요? 한 해를 돌아보는 행위는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연말에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없었습니다. 그림과 글을 쓰기 전까지는 말이죠.
연말에 한 해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1년 동안 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동안 저는 지난 1년을 돌아볼 그 무엇이 없었습니다. 그냥 살아지는 대로 한 해를 보냈던 것이죠.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무엇을 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매일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있을 뿐입니다.
매일 그린 그림이 연말이 되면 제법 쌓여있습니다. 그것들을 잠시 들춰보는 것으로 한 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브런치스토리에 쓴 글들을 다시 읽어보며 1년 동안 했던 생각들을 되돌아보기도 합니다. 별것 아닌 기록이 저의 연말을 다르게 만들고 있습니다.
저에게 2024년은 조금 더 특별한 한 해였습니다. 저의 책을 만들었으니까요. 그 과정을 브런치북으로 연재를 했었죠. -"나의 그림 출판하기 -개인출판과정"- 크라우드 펀딩으로 판매를 하려는 시도는 실패했지만 판매가 되지 않았을 뿐 나만의 책은 지금 책상 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시작한 책 만들기는 8월이 다 되어서야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계획과는 다르게 시간이 오래 걸렸었습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한 한 해는 연말이 의미 있는 시간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1년을 꾸준히 이어나가다 보면 한 해의 끝자락에서 그 거대함에 놀라게 될 것입니다. 이런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면 내년에는 어떤 것을 시작해 볼까 계획하게 됩니다. 시작한 것이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실패의 낙담보다는 뿌듯한 대견함이 스스로를 다독이게 되더군요.
이 글을 쓰는 시점은 2024년 11월 17일입니다. 아직 한해를 결산하기에는 이른 것 같습니다. 그런데 12월에 한 해를 돌아보는 글을 쓰려고 하면 꼭 시기를 놓치더군요. 12월이 시작되었는데 눈 깜짝하면 다음 해 1월이 되어있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조금 이르지만 여유 있게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