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저는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혼자 빌딩이 즐비한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멈춰서 풍경을 그리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매우 눈치 보이는 행동이고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도시에서 그림 그리기 가장 만만한 장소가 카페입니다.
동네 산책로를 걷다가 멈춰서 그곳의 풍경을 그리는 것에는 좀 익숙해졌는데, 다른 장소에서는 여전히 두려운 일입니다. 특히 도시 한 복판, 수많은 인파가 지나가는 빌딩 숲에서는 쉽게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카페 안에서 나를 숨긴 후에야 펜을 들 용기가 생깁니다.
카페는 저의 그림 속에서 도시를 대표하는 풍경이 되었습니다. 도시 사람들에게 카페는 어쩌면 제2의 집이나 마찬가지 일지도 모릅니다.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혼자만의 안락함도 카페의 공간에서 찾게 됩니다. 그 도시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요건들 중에서 카페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텀블러를 휴대하고 집 밖을 나갑니다. 환경보호를 말한다면 낯 뜨거운 일이고, 텀블러의 장점은 커피 온도를 오래 유지함에 있는 것 같습니다. 따뜻한 커피도 차가운 커피도 더 오래 즐길 수 있음이 참 좋습니다. 온도 유지를 위한 설계 때문일까요? 겉모습과 달리 텀블러에 담을 수 있는 양이 얼마 안 되더군요. 엄청 큰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갔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