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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더 비글 Jun 25. 2015

아우슈비츠와 티어하임

히틀러와 동물보호법

세계에서 가장 동물보호 시스템이 잘 이루어진 국가로 독일을 꼽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지구에서 가장 이상적인 동물보호소로 알려져있는 티어하임(tierheim)을 갖고 있는 나라 독일, 반려동물의 안락사가 없는 나라 독일, 유기동물의 재입양률이 유일하게  90%가 넘는 나라 독일.

tierheim 홈페이지 발췌 -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춘 독일의 동물보호소

최고의 동물보호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나라답게 그 근간이 되는 동물보호법도 세계에서 가장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933년 동물보호법을 세계에서 최초로 실정법으로 체계화시킨 것도  독일입니다. 이러한 세계 최초 독일 동물보호법을 누가 만들었는지 아시면 깜짝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바로,

아돌프 히틀러입니다.



인류 역사에 있어 참 아이러니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우슈비츠에서 수백만명의 유대인을 가스실로 보냈던 히틀러가 세계 최초로 동물보호법을 제정했다니.

한 발만 더 빼서 생각해보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영화에서처럼 착한 주인공과 악역이 그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일률적으로 평행선을 그리며 선행과 악행만을 반복해야 하는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했나요.

하지만 히틀러에 관한 여러 서적과 기록을 찾아보면 그에 대한 부정적인 역사적 시각과는 달리 인간적인 히틀러에 대한 평가는 생각보다는 많이 호의적입니다. 여자와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확연했고, 동물에 대한 사랑도 유별 났습니다. 젊었을 때는 화가 지망생일 정도로 감성이 풍부했고 또한 채식주의자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통치자 답지 않게 검소한 생활을 했고 절제된 생활을 추구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건 극히 히틀러라는 인간에 대한 개인적인 면에 대한 생각과 평가입니다.


하지만 생명존중의 관점에서 본다면 히틀러나 나치의 '유태인은 동물보다 못하다'는 시각은 참으로 끔찍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아마도 국가 통치자로서 그는 당시 처해진 독일의 정치적, 국제적 상황에 따른 필연적인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국가주의자였던 그에게 유태인의 학살이 고의적이든 필연적이든 자신의 국가 독일에 유익했기 때문에 그리 선택했을 겁니다. 결국 그 선택은 역사적으로 결코 용서될 수 없는 과오였으며,  그의 과오는 그의 인간적인 부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마저도 자그마한 자비나 동정을 받는 것에 대해서 용납되지 않고 있습니다.   

histcli.com 발췌 - 아우슈비츠 생존자


제가 보기에는 히틀러는 동물을 사랑하는 동물 애호가였지 생명을 존중하는 진정한 실천가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동물을 사랑했기에 강력한 동물보호법을 만들었고, 독일 혈통 아리아민족만을 사랑했던 조악한 민족주의가 바탕이었고,  반유대주의가 섞여 만들어진 그릇 된 세계관에서 비롯된 학살이 그와 나치에 의해서 저질러졌을 뿐입니다. 동물을 사랑한다고 인간성이 좋은 것도 아니며 인간성이 좋다고 다 동물을 사랑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수천만 명이 희생되는 전쟁을 일으키고 수백만명의 유태인을 학살한 사실은 결코 용서받거나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난 히틀러가 진정한 동물 보호자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동물에 대한 사랑은 생명존중에 관한 시각에서 출발하여야 하며 이는 곧 인류의 인간성 회복의 열쇠가 된다고 저는 진지하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우슈비츠와 티어하임이 영화의 오버랩처럼 겹쳐 보이는 히틀러의 잔영이 오늘날 우리들의 일글러진 영웅처럼 다시 투영되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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